성지현이 17일(한국 시각) 리우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 1위 카롤리나 마린에 진 뒤 인터뷰에 앞서 눈물을 쏟고있다.(리우데자네이루=노컷뉴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으로 들어올 때부터 눈물 범벅이었다. 공식 중계 인터뷰와 방송사 인터뷰 내내 흘렸던 눈물이 아직도 마르지 않았다.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 간판 성지현(25 · MG새마을금고)은 17일(한국 시각) 브라질 리우센트루 4관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8강전에서 카롤리나 마린(23 · 스페인)에 0-2(12-21 16-21)로 졌다. 4강 진출과 함께 첫 메달이 좌절됐다.
세계 랭킹 1위의 기량은 압도적이었다. 마린은 최근 혜성처럼 등장해 2위 왕이한, 3위 리쉐루이(이상 중국) 등 강자들을 제치고 세계 1위까지 올랐다. 지난해까지 최근 2년 연속 세계선수권을 제패했다.
세계 7위 성지현이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만 조별예선에서 탈락한 지난 2012년 런던 대회보다 나은 성적을 낸 데 만족해야 했다. 성지현은 이번 대회 예선에서 2연승한 뒤 16강전에서도 세계 32위 린다 제치리(불가리아)를 2-0으로 눌러 8강에 올랐다.
경기 후 성지현은 취재진을 보더니 또 다시 눈물을 쏟았다. 마음을 다잡고 인터뷰에 나서려다 다시 뒤로 가 눈물을 찍어낸 뒤 감정을 추슬렀다.
성지현은 "배드민턴 대표팀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그래도 일단 마음 비우고 열심히 하려고 자신있게 하려고 했는데 조금 긴장을 했던 것 같다"면서 "중반에 잘 풀어갔는데 차고 나가지 못한 게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린에 대해서는 "대진표가 나오고 나서 계속 준비를 많이 한 선수인데 스피드, 파워에서 (뒤진 게) 많이 아쉬운 것 같다"면서 "조금 더 같이 갔으면 좋았겠지만 상대도 긴장했던 것 같은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일지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 성지현은 "도쿄올림픽을 나갈지, 마지막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올림픽이라는 것은 항상 계속 준비하고 다같이 열심히 준비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성적이 안 나와서 좋은 모습 보여주지 못해 죄송스럽다"고도 했다.
두 번째 게임에서 시작과 함께 8점을 내리 내준 게 컸다. 성지현은 "초반에 조금 더 같이 했어야 했는데 잘 해야겠다는 생각에 몸이 많이 경직된 것 같아요"라고 패인을 짚었다.
가족과 응원해준 국민들에 대해서는 "일단은 다들 4년 동안 준비 많이 했는데 가족 분들 응원 많이 해주셨는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제 목표까지 못 간 것 같아요"라며 또 다시 눈물을 지었다. 인터뷰의 절반이 눈물과 한숨이었던 안타까운 성지현의 리우올림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