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비록 예선이지만 100%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운동선수가 몇이나 될까.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는 당당하게 말한다.
우사인 볼트는 17일(한국시간) 새벽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끝난 2016 리우올림픽 육상 트랙 남자 200m 예선에서 9조 경기에 출전해 20초28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 여유있게 준결승에 올랐다.
수준이 달랐다. 우사인 볼트는 코너 구간과 직선 주로에 진입할 때까지 '나름' 열심히 달리다가 이후 경쟁자들이 뒤따라오는 모습을 둘러봤고 마치 조깅하듯이 결승선을 통과했다.
우사인 볼트는 "200m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종목이라 더 긴장했다.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레이스를 보면 도저히 설득력을 찾아볼 수 없는 말이다.
200m 예선 경기는 브라질 현지 시간으로 정오를 앞두고 시작했다. 비교적 이른 시간이었다.
이에 대해 우사인 볼트는 "100m 여파에서 회복 중이다. 지금도 피곤하다"며 "오전 일정이었는데 난 아침형 인간이 아니다. 그래서 그저 준결승에 오르기 위해 경기에 나섰고 목표를 이뤘다. 난 정말로 아침형 인간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젊은 선수들이 예선에서 최선을 다해 달리는 모습을 봤다. 그러나 내게는 예선을 통과하는 게 더 중요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우사인 볼트는 200m에서 올림픽 사상 전례가 없는 3연패에 도전한다.
우사인 볼트는 지난 15일 100m에서 올림픽 최초로 3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1984년과 1988년 이 종목 2연패를 이룬 칼 루이스(미국)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우사인 볼트는 이미 200m 종목에서 신화적인 존재가 됐다. 경쟁이 치열하고 세대교체의 흐름도 빠른 이 종목에서 2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보유한 선수는 우사인 볼트 뿐이다. 우사인 볼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200m를 석권했다.
무려 13년동안 세계기록을 보유했던, 달리는 자세가 독특했던 마이클 존슨(미국)도 트랙 200m에서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이 전부다.
200m 세계기록은 우사인 볼트가 갖고 있다.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19초19를 기록해 마이클 존슨의 종전 기록(19초32)을 깼다.
우사인 볼트는 최근 7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연거푸 200m 종목을 석권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2009년 세계선수권, 2011년 세계선수권, 2012년 런던올림픽, 2013년 세계선수권, 2015년 세계선수권의 200m 승자는 우사인 볼트였다. 이미 최초의 기록이다.
육상 200m 준결승전은 한국 시간으로 18일 오전 10시에 개최된다. 우사인 볼트가 육상의 새 역사에 도전하는 200m 결승은 109일 오전 10시30분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