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 드 그라세가 패배를 인정했다. 가운데가 200m 3연패에 성공한 우사인 볼트, 맨 오른쪽이 은메달을 딴 그라세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볼트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18일(한국시간) 열린 육상 남자 200m 준결승. 1조에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와 함께 레이스를 펼친 안드레 드 그라세(캐나다)는 결승선까지도 속도를 늦추지 않고 볼트를 압박했다. 속도를 줄였던 볼트는 살짝 놀란 표정으로 그라세를 쳐다보더니 1위로 결승선 통과 후 손가락을 흔들었다.
볼트는 "속도을 줄이지 않길래 '왜 그래, 지금 준결승이야'라고 말해줬다. 왜 끝까지 스퍼트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그라세는 19초80을 기록, 19초78의 볼트에 이어 전체 2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그라세는 경기 후 "조금이라도 볼트를 압박해 힘을 빼놓으면 어린 내게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자신감이 넘쳤다.
그라세는 "만약 볼트가 세계신기록을 세운다면 나도 함께 할 것"이라면서 "200m 메달 시상대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나에게 집중될 것 같은 느낌이 온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그라세는 볼트를 넘어서지 못했다. 볼트는 19일 열린 2016년 리우 올림픽 육상 남자 200m 결승에서 19초78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신만만했던 그라세는 은메달을 땄지만, 기록은 20초02로 볼트에 0.24초나 뒤졌다.
그라세는 경기 후 캐나다 CBC와 인터뷰를 통해 "볼트에게 도전할 준비를 마쳤었다"면서 "그런데 볼트는 가볍게 나를 지나쳐 달아났다. 나는 볼트를 잡을 수 없었다"고 두 손을 들었다.
볼트를 막아서지 못했지만, 그라세는 단거리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