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배드민턴 사상 최초 올림픽 금메달을 선물한 박주봉 감독(왼쪽).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세계에서 이길 생각이 있습니까."
일본 배드민턴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단 1승에 그쳤다. 변화가 필요했고, 일본의 선택은 박주봉 감독이었다.
박주봉 감독은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이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복식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세계선수권에서 5번 우승했다. 국제배드민턴연맹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2004년 11월 처음 일본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박주봉 감독은 선수들의 의식 개조부터 시작했다. 일본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박주봉 감독은 첫 만남부터 선수들에게 "세계에서 이길 생각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주봉 감독은 자신의 경험을 일본 대표팀에 그대로 녹였다.
가장 먼저 합숙시스템과 대표팀 전담 코치제를 도입했다. 또 일본이 2008년 내셔널 트레이닝 센터를 만들면서 10개의 코트를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계속해서 세계의 문을 두드렸다. 박주봉 감독 이전에는 1년에 4~5개 해외 대회만 참가했지만, 이후 협회의 예산 대부분을 해외 훈련에 쏟아부었다.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1년에 240일 정도를 해외에서 보냈다.
현역 시절 부산 해변가에서 했던 모래사장 훈련 등도 일본 대표팀에도 도입했다. 올해부터는 유망주 강화 시스템도 도입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여자복식 조를 4강에 올려놓았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후지이 미즈키-가키이와 레이카 조가 여자복식에서 일본 배드민턴 최초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리고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금메달로 결실을 맺었다. 여자복식 마쓰모토 마시카-다카하시 아야카 조가 한국의 정경은-신승찬 조를 꺾은 뒤 결승에서 크리스티나 페데르센-카밀라 리터 율(덴마크) 조를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