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1200명 시대가 도래했다. 지난 22일 대전에서 하루 새 홀로 사는 노인 3명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노인들의 시신은 하나같이 심각하게 부패가 진행되거나 잘 먹지 못해 마른 상태로 발견됐다. 고독사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돼야 한다. 하지만 고독사에 대한 정의를 세우고, 대책을 마련하는 일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대전CBS는 늘어나는 고독사를 대비하기 위해 고독사의 문제와 고독생부터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4번에 걸쳐 짚어봤다. [편집자 주]글 싣는 순서 |
①고독사…그들은 어떻게 세상을 떠난 채 발견됐나 ②고독사 정의는커녕…현황 파악조차 안 돼 - 사회복지 시스템 한계 드러내 ③나이를 가리지 않는 고독사 - 50대 남성의 고독사 비율이 제일 높아 ④고독사 대책…지역 네트워크 만드는 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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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망자의 집 안에서 발견된 경구(사진=유품정리 특수청소 서비스 하드웍스 제공)
지난 22일 대전에서 하루 새 홀로 사는 노인 3명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노인들의 시신은 하나같이 심각하게 부패가 진행되거나 잘 먹지 못해 마른 상태로 발견돼 고독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CBS는 홀로 숨진 이들의 행적을 알아보기로 했다.
"김OO 씨? 그런 사람 여기 없는데?" 왁자지껄 활기찬 대전시 동구의 한 경로당.
삼삼오오 모인 노인들은 화투를 치거나 대화를 나누느라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이들 중 누구도 며칠 전 숨진 최모(72) 씨와 김모(78) 씨를 알지 못했다.
인근의 또 다른 경로당도 상황은 마찬가지.
8년째 경로당을 관리해왔다는 관계자는 "내가 모르면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소득층 독거노인들은 경로당에 잘 안 나온다"며 "여기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여유가 있어서 스스로 음식을 사 먹고 하지만 저소득층 노인들은 그러지 못하니 창피해하면서 아예 안 나온다"고 귀띔했다.
저소득층 독거노인을 관리하는 주민센터 직원 역시 "저소득층 독거노인은 폐지를 줍거나 집 안에서 가만히 누워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집에만 계시는 분들이 제일 걱정"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들을 본 적이 있다는 주민 역시 "술을 사러 슈퍼에 가는 것 외엔 거의 돌아다니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홀로 사는 노인들은 늘 고독사에 대한 걱정을 안고 있었다.
독거노인 최모(80·여) 씨는 "주변에서 고독사했다는 노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내 이야기 같고 슬프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늙어서 어떻게 될 줄 알겠냐"며 "자다가도 가는 거고, 자식 없이 혼자 살다 보면 그럴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춘진 최고위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2015 무연고자 사망자 현황'에 따르면 2015년 무연고 사망자는 1245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1년엔 682명, 2012년 719명, 2013년 878명, 2014년 1008명 순으로 꾸준히 증가한 것이다.
특히 충남 천안시는 지난해 무연고 사망자 발생 상위 30개 지역 중 8위에 올랐다.
대전시 중구는 무연고 사망자 발생 상위 30개 지역 중 30위로 지난 2014년과 달리 상위 30개 지역에 포함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앞서 지난 22일 오전 8시쯤 대전시 동구 삼성동에서 독거노인 최모(72) 씨가 숨져있는 것을 윗집 세입자가 발견했다.
이어 이날 오전 9시 44분쯤에도 동구 삼성동에서 혼자 살던 노인 김모(78) 씨가 숨진 채로 집주인에게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으며 매우 마르고 창백했던 김 씨의 모습과 위생 상태가 불량한 점 등으로 미뤄 기아사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8분쯤에는 서구 도마동에서 역시 혼자 살던 이모(61)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연락되지 않는 이 씨를 이상하게 여긴 지인이 119에 신고했고 현관문 안전고리를 부수고 들어갔을 때 이 씨는 침대에 누워 숨져 있었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