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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iN] '지구촌이 일촌 되는 싸이월드' 다시 시작합니다



IT/과학

    [스타트업iN] '지구촌이 일촌 되는 싸이월드' 다시 시작합니다

    전제완 대표 "싸이월드, 한옥에 첨단기술 담아낼 것"

    [스타트업iN]은 벤처 정신으로 똘똘 뭉친 혁신과 기술, 아이디어를 가진 희망 스타트업과 당찬 모험가들을 찾아가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싸이월드 미니홈피

     

    1999년 등장
    2002년 싸이월드 인기폭발
    2003년 SK컴즈 인수
    2014년 싸이월드 분사
    2016년 크라우드 펀딩 실패
    회원수 3200만 명
    저장사진 140억 장
    다이어리 20억 건
    배경음악 5억3천만 건
    잃어버린 시간 6년
    휴면계정 500만 명
    그리고,
    추억의 사진을 찾는 월 200만 명의 방문자.

    싸이월드의 오늘을 말해주는 숫자다. 많은 기업들과 투자자들이 싸이월드의 가입회원수와 방대한 데이터에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SK컴즈의 운영실패 이후 늪에 빠진 싸이월드를 찾는 사람들은 과거의 추억을 더듬어보려는 하루 6만 여명의 회원들 뿐이었다.

    벤처 1세대로 불리며 커뮤니티 포털 프리챌 성공 신화를 썼던 전제완 대표가 지난 8월 싸이월드를 인수했다. 사실 2002년 프리챌 유료화 사태 이후 이용자들이 대거 싸이월드로 갈아타는 씁쓸한 경험을 하기도 했던 그였다.

    그동안 몇차례 사업에 실패하기도 했지만 미국에 법인을 세우고 총 250억 원을 투자받아 라이브 동영상 채팅·메신저 서비스인 에어라이브를 개발했다. 본격적인 서비스 확장을 고민하고 있던 그의 눈에 싸이월드가 들어왔다.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는 에어라이브가 싸이월드를 인수했다는 소식은 세간의 관심을 끌만 했다. 웬만한 인터넷 세대라면 싸이월드에 '지분' 하나씩은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잠실 올림픽공원이 내려다 보이는 몽촌토성역 인근 빌딩에 최근 새 통합 오피스를 마련한 싸이월드에서 전제완 대표를 만났다.


    싸이월드 전제완 대표 (사진=김민수 기자)

     

    ▶싸이월드를 스왑(주식교환) 형태로 인수한지 한달 여가 됐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 싸이월드 인수하고 시스템 파악하는데 한 달 정도 걸렸다. 잠실에 위치한 싸이월드와 에어라이브코리아 통합 오피스로 새롭게 이사하면서 아직 정신이 없다. 신규 인력 충원도 진행 중이고 전 직원이 싸이월드 리뉴얼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사무실도 좀 더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 대표를 이야기하면서 벤처 1세대로 프리챌 포털 신화를 만든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한 순간에 모래처럼 사라졌다. 어떤 일이 있었나?

    = 정확히 2000년 1월 1일 0시에 시작한 프리챌은 카페 형식의 동호회 커뮤니티로 시작해 동영상과 게임 포털로 확대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서비스 5개월 만에 회원이 100만명으로 늘어나고 한 때 회원이 천만 명에 이를 정도로 다음과 네이버에 이어 3대 포털로 승승장구를 하고 있었다.

    프리챌은 당시 인터넷 서비스의 4대 스펙트럼인 콘텐츠, 커뮤니티, 커뮤니케이션, 커머스라는 4C 전략 중에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았던 커뮤니티 전략을 취하고 있었다. 커뮤니티는 인터넷 동창회인 아이러브스쿨이 가장 큰 시장을 확보하고 있었는데, 게시판 수준의 베이스여서 제대로 된 프리챌 서비스가 나오자 이용자 600만 명이 프리챌로 갈아타는 등 경쟁에서 비교가 되지 않았다.

    네이버는 검색회사로 시작하다 한게임을 인수하면서 포털 주자가 됐고, 네이트는 메신저 강자, 다음은 커뮤니티로 출발해 2000년대부터 코스닥에 상장되면서 빠르게 포털 체제로 전환을 했다. 이 때까지는 프리챌이 포털 3위 주자를 유지하고 있었다. 유일한 순수 벤처였지만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상장도 되지 못했다. 포털게임 경쟁에서도 밀리면서 사실상 게임은 포기한 상태였다. 당시에 운영자금이 30억씩 들어갔는데, 미국에서 천만불 투자받았다가 인터넷 버블 붕괴에 9.11 사태가 터지면서 타격을 제대로 받았다.

    그러던 중 선택한 것이 소프트웨어 신디케이션을 통한 커뮤니티 기반의 그룹웨어 소프트웨어 회사로 체질을 바꾸면서 유료화 정책을 시도했지만 시장에서는 무료 콘텐츠라는 인식이 강한 포털 경쟁을 피하고 당시에는 생소한 유료화로 가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불법복제 소프트웨어가 판을 치고 있던 때라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봤는데, 지금은 모두들 유료로 사용하고 있지 않나. 더군다나 당시 인터넷 진출을 모색하던 거대 통신사 KT와 SK텔레콤에서 '잘 나가던' 프리챌 인수 논의 협상이 활발한 상황이었다.

    마침 인터넷 버블 붕괴와 9.11 사태 여파로 해외에서 투자받은 투자금을 해외 투자사가 회수하겠다고 해 이를 변제하는 과정에서 회사 자금으로 변제했는데 이것이 횡령·배임죄가 됐다. 대표였던 내가 구속되고 인수도 무산되고 회사는 공중분해되는 상황을 맞았다. 면밀히 얘기하면 회사돈을 개인적으로 쓴게 아니라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투자사에 투자금을 변제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이해가 없었던 것이 결국 문제가 된 거였다.


    (사진=김민수 기자)

     

    ▶동영상 소셜미디어 에어라이브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싸이월드를 인수하고 대표가 됐다. 이미 여러번 재기에 실패한 싸이월드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 지난해 SK텔레콤이 SK플래닛 자회사인 SK컴즈를 매각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여러 기업과 협의를 하고 있었다. SK그룹 관계자들이 내가 있던 미국으로 12월 2일 인터뷰를 왔다. SK그룹의 증손자 회사인 SK컴즈 매각을 위해서는 지분 100%를 처분해야 하는데 증손자 지분법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었다. 그래서 에어라이브를 처분하고 SK컴즈 CEO가 되어주기를 바랐지만 미국법인을 통해 에어라이브에 투자한 투자자들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 결국 삼고초려 끝에 반려했다.

    그러다 어느날 우연히 싸이월드 소식을 접했다. SK컴즈에서 종업원 지주회사로 싸이월드를 분사시켰다는 거였다. 그런 의문이 들었다. 왜 싸이월드를 죽이려는 걸까? 고민하다가 개발비 250억원이 투입된 우리의 뛰어난 에어라이브 동영상 플랫폼, 싸이월드의 방대한 사진 콘텐츠와 3천만 명에 달하는 가입회원수를 합치면 상당한 시너지가 되겠다 싶었다. 당시 싸이월드는 크라우드 펀딩에도 실패해 상당히 고전하고 있었는데, 이런 시너지 효과를 제안하면서 인수가 급물살을 타게 됐고 스왑(주식교환)으로 에어라이브와 싸이월드가 합병되고 현재 미국법인 에어의 자회사로 편입된 상태다.


    ▶다소 복잡한 과정을 거쳤는데, 통합된 싸이월드의 현황은 어떤가?

    = 현재 내부 통합인력이 30명 정도 된다. 9월까지 50명 규모로 늘릴 예정이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위해서는 최소 100명 이상의 전문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꾸준히 증원할 계획이다. 싸이월드 모바일의 월 방문자는 지난해 최고 300만명을 찍었고, 올해들어 다소 줄은 최고 250만명 수준(평균 170만 명)이지만 싸이월드 리뉴얼을 통해 평균 300만명의 월 방문자수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도토리는 사용할 수 없지만 별도의 사이버머니 상품을 고민하고 있고, 콘텐츠 서비스에는 광고 없이 이모티콘 판매 수익에만 우선 한정 시키려고 한다. 월순수방문자(MAU)가 300만명이 되면 미국 벤처 캐피탈을 통해 1천억대 대규모 투자유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가입자 1억 명을 목표로 싸이월드 글로벌 서비스 전략에 집중할 예정이다.


    잠실 새 통합 오피스에서 (사진=김민수 기자)

     

    ▶싸이월드는 과거 글로벌 진출을 했다가 미국시장에서 참패하고 후퇴한 경험이 있다. 어떻게 싸이월드를 글로벌 서비스로 만들 생각인가?

    = 싸이월드는 가입자 3200만명을 둔 지인 중심의 폐쇄형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는 태생이 본질적으로 다르다. 당시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는 이미 개방형인 웹2.0이 확산되고 있던 시기였다. 국내는 웹1.0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성공하기 힘든 구조였다. 하지만 개발비 250억원이 투입된 에어라이브는 4인 다중 영상통화 기능인 실시간 페이스채팅과 메신저, 영상 전송 등 다양한 영상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담겨 있다. 싸이월드는 친밀한 지인들과 수다를 떠는 수다방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는 다른 특성을 갖고 있고 에어라이브 플랫폼을 탑재해 단순히 사진만이 아닌 영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또다른 소셜미디어의 축을 형성할 수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개방성이 너무 커 근엄하고 정제된 내용만 올리게 된다. 인스타그램은 사진 중심으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기 어려운 구조다. 이들 서비스와 겹치지 않는 싸이월드만의 '일촌' 특성이 환영받는 시기에 있다. 에어라이브와 싸이월드의 통합 버전은 마치 전통 한옥에 현대의 수세식 화장실과 에어콘, 냉장고, 컴퓨터, TV, 침대 등 편리한 기능이 담긴 첨단기술로 무장된다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10월 1일 3200만 명의 회원과 미니홈피, 140억 장의 사진은 그대로 유지되고 새로운 영상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탑재된 전혀 새로운 싸이월드를 만나게 될 것이다. 친밀한 사이라는 의미의 '일촌' 개념도 유지된다. 글로벌 서비스에도 'ILCHON(일촌)' 명칭을 그대로 사용해 트렌드로 각인 시킬 생각이다.


    ▶싸이월드에 있는 사진DB가 140억 장이라고 하지만 어떻게 보면 수 년이 지나버린 과거 사진이 대부분이다. 서비스가 정체되면서 과거와 현재를 이어줄 연결고리가 부족하다고 보는데 어떻게 이 고리를 연결할 생각인가?

    = 대략 10년의 격차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오히려 10년이라는 세월이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연결고리를 에어라이브의 영상 플랫폼이 이어줄 수 있다고 본다. 동창이나 다양한 모임, 오래된 친구들, 회사 그룹, 가족들이 서로의 추억을 벗삼아 새로운 소통의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에어라이브의 기술은 페이스북 라이브나 페리스코프와 비교해도 기술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전세계 110개국에 다양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싸이월드에서 지인들과 라이브 영상과 채팅 기능을 이용해 실시간 언제 어디서나 모임을 가지면서 과거 추억의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며 수다를 떨 수 있다.

    중국에 유학을 간 아들이 있다. 보통은 1:1로 영상통화를 하지만 싸이월드에 탑재되는 에어라이브는 최대 4명이 동시에 영상채팅을 할 수 있다. 아들과 내가 영상채팅을 하고 손주의 소식이 궁금한 할아버지를 초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가족끼리 자주 만날 수 없지만 이 채팅을 이용해 수다도 떨고 문자 채팅도 덧붙이고 옛날 함께 찍었던 싸이월드 사진첩에 있는 사진이나 요즘 근황 사진과 동영상을 서로 공유하며 안부를 묻고 수다를 떨기도 한다. 친구나 동창들끼리도 마찬가지다. 오프라인에서 만난 친구나 동창들이 미처 함께하지 못한 친구를 라이브채팅으로 초대해 동시에 여럿이 함께 만날 수도 있고 이 모든 것을 사진처럼 보관할 수 있다. 싸이월드는 수다방이 되고 라이브 채팅은 연결고리가 된다.


    싸이월드 전제완 대표 (사진=김민수 기자)

     

    ▶싸이월드의 주요 타깃층은 어떻게 되는가?

    = 특정한 세그먼트(segment) 타깃층은 없다. 싸이월드의 3200만 회원수가 말하듯 별도의 타깃층이 있을 수 없다. 대한민국 국민의 대부분이 싸이월드의 주 고객이다. 순간순간 사라지던 소소한 이야기의 원천 소스가 저장되고 첨단 라이브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과거 소통에 한계를 보였던 싸이월드가 혁신적으로 변할 것이다. 젊은층에 한정됐던 공간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공유하고 만나고 소통하는 문화가 담길 것이다.


    ▶앞으로 싸이월드의 목표를 말해달라.

    = 10월 1일 싸이월드-라이브에어 통합 서비스가 오픈한다. 이후 연말까지 사용자 환경에 맞춰 지속적으로 보완하는 작업을 예정하고 있다.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네이버나 다음(카카오) 같은 포털과 경쟁할 생각은 없다. 국내에서 서비스하면서 O2O(Oline to Offline)로 확장할 계획도 없다. 국내용 서비스가 되는 것은 싸이월드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서비스 안정화 작업 이후에는 내년부터 싸이월드 수다방 문화를 글로벌 서비스로 확대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해외에 살고 있는 750만 명의 교민이 있고, 중국이나 미국 등 외국에서도 가족이나 지인들과 멀리 떨어져 지내는 경우가 많다. 지인들과의 늘 거리를 좁히고 싶어하는 니즈(Needs)가 충분히 있다. 싸이월드의 기본 플랫폼을 가져가면서 지구촌에 싸이월드의 '일촌 문화'를 퍼트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이 워킹(working)이 잘 되면 전에 없는 끈끈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될 것이다.

    해외에서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SNS)라는 말 자체가 없다. 소셜미디어(Social Media)라는 말로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표출하는 미디어의 하나로 본다. 싸이월드는 '무슨무슨 사이'라는 끈끈한 관계의 가치에 집중하는 우리들만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다. 앞으로 '지구촌이 일촌 되는 싸이월드'로 새로운 영역을 창출할 것이다. 싸이월드의 일촌이 되어 애정어린 시선으로 지켜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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