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수도 없이 공연된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걸작 중의 걸작 ‘햄릿’(Hamlet)이 그동안 본 적 없는 버전으로 찾아온다.
LG아트센터는 "셰익스피어의 고향인 영국의 컬트 밴드와 ‘햄릿’ 이야기의 배경인 덴마크의 극단이 함께 만든 독보적인 개성의 음악극 ‘햄릿’을 공연한다"고 5일 밝혔다.
영국의 컬트 밴드 ‘타이거 릴리스(Tiger Lillies)’와 덴마크의 떠오르는 극단 ‘리퍼블리크(Republique)’가 합작했다.
전통적인 연극처럼 텍스트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 이미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햄릿’의 장대한 이야기 가운데 핵심 골격을 21개의 시퀀스로 압축하고, 각 시퀀스를 노래와 이미지로 이끌어가는 방식이다.
음악극 '햄릿' 중. (사진=LG아트센터 제공)
초고음의 카스트라토 창법을 구사하는 타이거 릴리스의 보컬 마틴 자크(Martyn Jacques)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19곡의 곡과 가사를 만들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해설자이자 전지전능한 인물로 무대 위에 등장한다.
그는 셰익스피어 작품 속 대사와 독백을 가사로 차용하기도 하고, 작품 속 캐릭터의 심리를 노래로 묘사했다.
햄릿 일가의 슬픈 자화상은 리퍼블리크 씨어터와 연출가 겸 무대 디자이너인 마틴 툴리니우스(Martin Tulinius)가 창조한 아름답고 시적인 이미지를 통해 무대 위에 명징하게 그려진다.
강렬한 비주얼과 현대적 감각이 돋보이는 무대로 주목 받고 있는 마틴은 2000년 덴마크 최고의 공연예술상인 라우머트상(Reumert) ‘베스트 뉴 드라마’ 부문 수상을 시작으로 이후 여러 차례 라우머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음악극 '햄릿' 중. (사진=LG아트센터 제공)
'햄릿'에서는 자신의 운명을 통제하지 못하는 왕족들을 인형처럼 줄에 매달린 것으로 묘사하고, ‘오필리아의 죽음’ 장면에서는 무대 위에 투사된 거대한 강물이 그녀를 통째로 집어삼키게 하여 “지금껏 본 가장 아름다운 오필리아의 죽음”(Teatralny)이라는 평을 받기도 하였다.
또한, 햄릿과 거트루드가 다투는 장면에서는 무대 세트가 90도로 완전히 넘어지면서 두 사람을 쓰러뜨리는데 운명의 무게에 짓눌리는 듯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2012년 덴마크에서 초연된 음악극 '햄릿'은 영국, 스웨덴, 캐나다, 네덜란드, 스위스, 폴란드, 터키, 호주, 멕시코, 콜롬비아 등 세계 유수의 극장과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며 관객과 평단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한편 음악극 '햄릿'은 오는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총 3회 공연한다. 영어로 공연되며, 한글 자막이 제공된다. 4만 원~8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