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면접을 앞두고 잠자리에 들 때, 알 수 없는 통증으로 병원에서 검사를 받을 때, 밤늦게까지 딸아이가 연락도 없이 들어오지 않을 때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불안하고 두려운 생각들로 머릿속을 가득 채우게 된다. '또다시 최종 면접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이번에 떨어지면 과연 취업할 수 있을까?', '통증의 원인이 암이라면? 벌써 전이가 됐다면 과연 회복할 수 있을까?', '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혹시 묻지마 범죄에 휩쓸린 것은 아니겠지?'……. 이런 걱정과 두려움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밤이 지긋지긋한가? 이제 사소한 걱정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는 대신 과감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은가?
신간 '괜찮다고 말하면 달라지는 것들'은 우리에게 불안해하고 두려워해도 괜찮다고 위로하며 어깨를 토닥여준다. 그리고 우리가 불안과 걱정, 두려움으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내면의 평온함을 유지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조언한다. 괜히 두려움 앞에서 용감해지려 너무 애쓸 필요는 없으며, 단지 이 감정들을 제대로 마주하고 느낄 줄 알게 된다면 삶의 용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새벽 2시 마음을 달래줄 누군가가 필요할 때,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너무나 떨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사소한 걱정에 사로잡혀 머릿속이 복잡할 때, 이 책은 기꺼이 당신의 속 깊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파킨슨병에 용감히 맞서온 이 책의 저자 세라 퀴글리와 심리 치료사인 메릴린 시로여 박사는 때로는 두려움에 맞서는 한 개인으로서, 때로는 다른 이들의 두려움에 대해 들어주는 상담사로서 불안이나 두려움과 함께한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새벽 2시 마음을 달래줄 누군가가 필요할 때,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너무나 떨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사소한 걱정에 사로잡혀 머릿속이 복잡할 때, 이 책은 기꺼이 당신의 속 깊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은 두려움을 극복하고 정복하는 특별한 비법을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이 책의 저자들은 오히려 두려움과 불안을 정복하는 방법 따위는 없다고 말한다. 대신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며 불편한 감정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들을 권한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그리고 삶은 끊이지 않고 계속되기에, 이제 우리는 불안과 두려움을 대하는 자세를 변화시켜야 한다.
이 책은 불안하면 불안하다고, 두렵다면 두렵다고 인정하면서 그 감정들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느끼며 함께 사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차근히 알려준다. 예컨대 자신이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을 종이 위에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해보기, 모임이나 친한 사람에게 자신의 두려움 이야기하기, 자신이 의지할 수 있는 것 생각하기, 심호흡과 명상하기, 자신만의 안식처 만들기 등이 그렇다. 두려움이 닥친 순간 현실적으로 해볼 수 있는 이러한 방법들은 마치 내 이야기처럼 공감 가는 다양한 사례 속에서 현실감 있게 제시되고 있다.
우리가 불편한 감정들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 대응하는 연습을 계속한다면 이 감정들은 서서히 전과 다르게 보일 것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 두려움의 원인과 성격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마침내 삶의 변화가 시작되는 첫 번째 모퉁이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미덕 중 한 가지는 우리는 각자 다른 인생의 여정 위에서 홀로 걷고 있지만 결코 혼자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준다는 점이다. 주위를 잘 살펴본다면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으며, 견딜 수 없이 힘들 때면 얼마든지 그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 역시 깨닫게 된다. 이러한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두려움과 불안의 소용돌이가 몰아치는 인생의 여정을 떠나는 데 큰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필요로 한다면 언제든 이 책은 우리 인생 여정의 방향을 안내할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 책 속으로
소설 《모비 딕Moby Dick》에서 작가 허먼 멜빌Herman Melville은 이렇게 말했다. "가장 믿을 만하고 쓸모 있는 용기는 닥쳐오는 위협을 올바로 판단하는 순간에 솟구친다." 두려움이야말로 이를 가능하게 한다. 두려움은 마치 메시지 전달자처럼 우리에게 지시를 보낸다. 신중하게 움직여라. 미친 듯이 달려라, 멈춰라, 혹은 계속 가라. 새로운 도전을 하라. 적절한 두려움은 이처럼 자연스러우며 지극히 무해하다. (본문 24 페이지 중에서)
연습장과 펜 하나를 준비하자. 컴퓨터를 사용할 수도 있고, 크레용과 도화지 한 장도 좋다. 재료는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 이제 당신만의 단어 혹은 그림으로 두려움을 표현하고 길들여라. 심리학자들을 이런 과정을 '외재화externalization'라고 일컫는다. 내면을 외적으로 표현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두려움과 당신 사이에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것이다. 당신 자신과 두려움을 동일시하는 대신, 두려움을 종이 위에 쓰고 입 밖으로 이렇게 말해보면 어떨까. "지금 나에게는 이런 두려움이 있다." (본문 35페이지 중에서)
마침내 다가온 일주일간, 나는 약간 떨리고 삐걱거리는 상태였지만 메릴린과 함께 편안하고 알찬 시간을 보냈다. 이리저리 흩어져 있던 자료들을 정리하고 두려움과 불안에 대한 성찰과 지식을 더하여 전보다 풍부한 글을 써내려갔다. 그제야 지나칠 정도로 완벽해지고 싶었던 내 상태가 도리어 평정심을 앗아갔다는 사실을 알았다. 진심 어린 생각을 표현하고 고민하며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것만이 이에 대한 해결책이란 사실 역시 깨달았다. (본문 54~55페이지 중에서)
사람마다 발휘하는 용기는 다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각자의 내면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귀중한 부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이것만큼은 모두 똑같다. 세상이 정한 규칙 따위 신경 쓰지 말자. 칭찬받고 싶다는 허망한 욕심도 떨쳐버려라. 두려워하지 말고 당신만의 용기가 지닌 색깔을 선보이는 것이다. 그것은 제각기 어여쁜 색으로 빛날 것이다. (본문 185페이지 중에서){RELNEWS:right}
세라 퀴글리 , 메릴린 시로여 지음 | 이지혜 옮김 | 갈매나무 | 237쪽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