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최종 21언더파로 메이저 대회 최소타, 최다 언더파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전인지가 20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인천공항=황진환 기자)
"꼭 올림픽 메달을 깨물어보고 싶어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후 첫 2승을 모두 메이저 대회에서 거뒀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는 메이저 대회 역대 최소타 기록과 최다 언더파 기록에도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흔히 말하는 '메이저 킬러'. 세계랭킹도 어느덧 3위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전인지(22, 하이트진로)의 진짜 골프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전인지는 2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지난해 US여자오픈 우승 후에도 바로 한국에 와서 축하를 받았다"면서 "이번에도 에비앙 챔피언십을 마치고 한국에 오는 일정이라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셨고, 공항에 오니까 실감이 난다. 프랑스에 있을 때는 내가 어떤 일을 했는지 잘 못느꼈는데 이렇게 많은 축하를 받다보니 다시 울컥해지는 것 같다"고 귀국 소감을 밝혔다.
올해 공식적으로 LPGA 투어에 데뷔했지만, 우승은 꽤 오래 걸렸다. 성적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준우승만 3번 차지했다.
전인지는 "올 시즌 굉장히 잘하고 있었다. 2등 3번, 3등 3번하면서 우승을 하기 위한 많은 발판을 만들어왔다"면서 "스스로도 우승이 언젠가는 나올 거라 믿어의심치 않았다. 우승 퍼트를 넣고 나서 그 순간들이 스쳐지나갔다. 도와준 팀원들 생각에 눈물도 났다"고 말했다.
이미 전인지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그리고 LPGA 투어에서 많은 업적을 이뤘다. 하지만 전인지라는 꽃은 이제 갓 봉우리를 맺은 상태다.
전인지는 "사람마다 꽃이 피는 시기도 다르고, 꽃이 피어서 유지되는 기간도 다르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일찍 피고, 누군가는 늦게 피기디 한다"면서 "내 인생의 꽃은 피지 않았다. 지난해 많은 성과를 거두면서 꽃이 피기 위한 봉우리를 맺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내 인생의 꽃을, 또 목표의 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올 시즌 목표는 소박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출전이 가장 큰 목표였다. 박인비(28, KB금융그룹)와 함께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다만 올림픽 성적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전인지의 성적은 공동 13위.
전인지는 "올림픽이 나에게 큰 터닝포인트가 됐다. 인비 언니의 흔들림 없는 플레이를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많이 느꼈다"면서 "올림픽이 가장 큰 목표였다. 굉장히 많은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성적을 보고 내 자신이 한심하기도, 실망스럽기도 했다. 그 마음을 다시 메이저 대회에서 해보자는 마음으로 모든 걸 쏟아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년 작은 목표를 세워나간다. 올 시즌은 올림픽 출전이 목표였는데 다녀오니까 금메달 욕심이 더 생기는 것 같다"면서 "4년 뒤 나에게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꼭 올림픽 메달을 깨물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제 전인지는 한국에서 휴식을 취한 뒤 J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일본여자오픈과 K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