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최종 21언더파로 메이저 대회 최소타, 최다 언더파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전인지가 20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공항=황진환 기자)
"압박 속에서 플레이하는 걸 즐기려고 해요."
전인지(22, 하이트진로)는 말 그대로 '메이저 퀸'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첫 우승부터 한국여자오픈이라는 메이저 대회였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첫 우승 역시 메이저 대회에서 차지했다.
특히 일본과 미국으로 활동 범위를 넓힌 지난해에는 3개 투어에서 메이저 대회만 5번 석권했다.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을 포함해 JLPGA 투어 살롱파스컵과 일본여자오픈 우승, 그리고 KLPGA 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과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우승을 거머쥐었다.
도대체 왜 전인지는 메이저 대회에서 유독 강할까.
전인지의 말로 전인지가 메이저 대회에 강한 이유를 풀어봤다. 해답은 간단하다. 흔히 말하는 멘탈이었다.
전인지는 2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메이저 대회에서 내가 가진 장점이 더 발휘되는 것 같다"면서 "압박 속에서 플레이하는 걸 즐기려고 한다. 그런 것들이 코스에서 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4라운드 18번홀이 전인지의 멘탈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3라운드까지 19언더파로 최다 언더파 타이 기록을 세운 전인지는 21언더파에서 마지막 18번홀에 들어섰다. 그런데 티샷이 왼쪽으로 흘러 러프로 향했다. 바로 앞에는 워터해저드가 자리했다. 하지만 전인지는 침착하게 파 세이브를 하며 기록을 만들었다.
전인지는 "마지막 날 시작 전에 19언더파 타이 기록이라 알고 시작해서 상대가 아닌, 또 우승을 떠나 코스와 나 자신의 게임에 집중했다"면서 "연습 라운드부터 18번홀에 굉장히 어렵게 느껴졌다. 마지막 티샷할 때 부담감이 가장 컸다. 왼쪽으로 가는 미스를 했지만, 파를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끝까지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전인지는 에비앙 챔피언십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궂은 날씨에도 표정을 구기는 일이 없었다. 전인지 스타일이다.
전인지는 "웃으면서 플레이하는 게 내 스타일"이라면서 "오랜동안 박원 원장에게 웃으면서 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배웠다. 웃으면서 플레이하니까 좋았다. 더 재미를 느끼고, 또 팬들과 호흡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마음에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궂은 날씨에 플레이가 쉽지 않은데 그린에 물이 찼을 때 자원봉사자 등 많은 사람들이 도와줬다. 덕분에 좋은 환경에서 플레이했다"고 긍정 에너지를 뽐냈다.
LPGA 투어는 가장 경쟁이 치열한 무대다. 결국 전인지의 승승장구 비법은 이 경쟁을 즐기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