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숙 서울시향 상임작곡가. (사진=서울시향 제공)
진은숙 서울시립교향악단(대표이사 최흥식, 서울시향) 상임작곡가가 현재 공석인 서울시향 공연기획자문(Artistic Advisor) 역에 위촉됐다.
서울시향은 28일 열린 '2016 아르스노바 Ⅲ&Ⅳ' 기자간담회에서 "어깨가 무겁다. 10년간 동고동락했던 식구들과 더욱 깊숙히 일하게 된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공연기획자문 역은 국제적으로 폭넓은 네트워크와 세계 음악계 흐름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교향악단의 연간 프로그램 구성과 국내외 투어의 기획, 아티스트 섭외 등을 지원하는 자리다.
그동안은 마이클 파인(Michael Fine)이 맡았으나, 정명훈 전 예술감독이 사임하면서 함께 물러났다.
마이클 파인 후임 선정을 놓고 고심하던 최흥식 대표는 "지난 2월 진 작곡가가 있는 독일 베를린에 찾아가 공연기획자문 역을 맡아달라고 간곡히 요청했으나 부담된다며 거절당했다. 이후 3월에 아르스노바 때문에 한국에 온 진 작곡가에게 또다시 부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재단이사회에서도 진은숙 작곡가가 상임작곡가 역을 맡으면서 공연기획자문 역까지 해준다면 적극 환영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시 고사한 이유에 대해 진은숙 작곡가는 "최근 몇 년간 (서울시향 사태 등으로) 힘든 상황이었고, 누구보다 괴로워했던 사람 중 하나였다. 정명훈 전 예술감독이 서울시향을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제 거취 문제를 선뜻 결정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아르스노바'를 하면서 작곡가로서 작품에 집중해야 하는데, 공연기획자문 등으로 일이 많아질 경우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도 생각할 부분이었는데, 3월에 한국에 와서 서울시향 상황을 보니 물불 안 가리고 달려들어야 할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진 작곡가는 "제가 위촉되면서 대중들이 서울시향 레퍼토리에 현대음악이 많이 들어갈까 우려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지만, 저 역시 베토벤과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들으며, 음악을 하겠다고 생각한 사람이다. 고전과 낭만 클래식을 유지하면서, 조금씩 레퍼토리의 폭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제가 공연기획자문이라고 해도 독단적으로 하지 않는다. 팀이 함께 의견을 내고 결정할 것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시향은 마이클 파인 사임 이후 공연기획팀의 전문 인력을 증원하는 등 내부 역량 강화에 노력해왔다.
진 작곡가는 2~3년을 앞서 진행하는 교향악단 공연기획의 특성을 감안하여 올해 3월부터 공연기획자문역에 준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서울시향은 다음 달께 내년도 시즌 레퍼토리를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