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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최준용? 강상재? SK, 2순위 궁합에 웃는다

    문경은 감독과 전희철 코치 등 SK 구단 관계자들은 3일 신인드래프트 지명권 후보 추첨 행사에서 2순위를 확보하자 새어나오는 웃음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진=KBL)

     

    "김포공항에 내렸다가 인천공항에 다시 내려본 사람이 몇명이나 되겠어요?"

    프로농구 서울 SK는 2일 오후 미국 얼바인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낯선 경험을 했다.

    인천공항 주변 날씨가 좋지 않아 비행기가 착륙을 하지 못하고 빙빙 돌다 김포공항으로 방향을 틀었다. 비행기는 김포공항에 착륙했다. 연착에 지친 SK 선수단은 내심 김포공항에 내려주기를 원했다. 그러나 비행기는 연료를 채우고 다시 이륙해 예정대로 인천공항을 향했다.

    천재지변으로 인해 예정보다 5시간 이상 지연된 착륙에 SK 관계자들은 짜증이 났을 법도 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보니 결코 나쁘지 않은 징조(?)였다고 받아들이는듯 했다.

    SK는 2016 프로농구 국내신인선수 신인드래프트 지명권 추첨 행사에서 2순위 지명권을 확보한 것이다. SK 관계자는 "하루에 2개 공항에 2번 착륙하더니 2순위가 된 것 같다"며 웃었다.

    구단의 10년 미래를 좌지우지할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는 이처럼 작은 일에도 의미를 부여하거나 징크스를 찾는 경우가 많다. SK는 하루만에 긴 비행의 피로가 싹 풀렸다.

    지명권 추첨 행사가 열린 지난 3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12.5%의 확률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뽑은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만큼이나 문경은 서울 SK 감독의 표정도 밝았다.

    문경은 감독은 "긴장을 안했다면 거짓말"이라며 웃었다.

    모비스가 1순위가 되자 한 SK 구단 관계자는 마음 속으로 "최부경, 최부경"을 외쳤다. 유재학 감독이 프로농구 무대에서 처음으로 1순위 지명권을 잡았던 2012년 신인드래프트 당시 바로 다음 지명권을 확보한 팀이 SK였다.

    모비스는 김시래를, SK는 최부경을 뽑았다. 최부경이 유력한 1순위 후보였지만 모비스는 필요한 포지션 보강을 위해 포인트가드를 선택했다. 덕분에 SK도 원하는 선수를 뽑을 수 있었다. 마치 1순위 지명을 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당시 유재학 감독은 김시래를 뽑겠다고 마음을 굳히고 문경은 감독에게 "우리 (최)부경이 뽑을거야"라는 농담을 했다. 깜짝 놀란 문경은 감독은 김시래의 이름이 불리기 전까지 적잖게 긴장했다고.

    오는 18일에 열리는 신인드래프트에서는 문경은 감독이 긴장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올해는 고려대의 국가대표 센터 이종현과 강상재 그리고 연세대의 다재다능한 포워드 최준용이 드래프트 '빅 쓰리'로 손꼽힌다. 그 중에서도 이종현이 유력한 전체 1순위 후보, 최준용은 2순위 후보다. 최준용과 강상재는 다른 해에 드래프트에 나왔다면 1순위로 뽑혀도 손색이 없는 유망주라는 평가다.

    2순위이기에 거는 기대도 크다. SK는 2순위 지명 선수와 궁합이 잘 맞았다.

    문경은 SK 감독은 "1순위로 뽑아 우리 팀에서 잘된 선수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주엽, 방성윤이 대표적이다. 현주엽은 리그 정상급 스타였지만 SK 유니폼을 입었던 초창기 시절에는 팀 성적이 좋지 않았다.

    반면, SK는 2순위로 지명한 선수들이 팀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김민수와 최부경 그리고 김선형이 있다. SK만의 징크스다.

    유재학 감독은 "구단과 상의해 둘 중 한명을 뽑겠다"고 말했다. 이종현과 최준용을 두고 한 말이다. 그러나 1순위 후보 이종현을 그냥 지나칠 확률은 거의 없다. 정통 빅맨의 가치는 리그를 막론하고 높은 법, 게다가 이종현은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군 면제 혜택까지 받았다.

    SK는 아직 2순위 지명자를 결정하지 않았다. 농구계는 SK가 최준용을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구단 내부에서는 강상재에 대한 평가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긴장감에서 벗어나 행복한 고민에 빠진 SK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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