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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에 가을 이사철까지 겹치면서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값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 이후 공급 감소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거래는 오히려 줄고 있다.
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10월 1일~7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9월 24일~30일)에 비해 0.32% 상승했다. 이는 전주 상승률(0.35%)보다는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주전 주간 상승률은 2006년 12월 첫 주(0.35%) 이후 9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5차(한신5차)를 재건축하는 '아크로 리버뷰'는 지난 5일 평균 306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올해 서울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에서도, 지난 3일 기준 서울지역 주간 아파트값은 0.21% 오르면서 전주(0.16%)에 비해 오름폭이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19일(0.22%)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이같은 가격 상승세 속에서도 매매는 뜸하게 이뤄지고 있다. 집주인들이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속에 매물들을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D공인 대표는 "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상황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서 물건이 귀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949건으로 8월(1만2192건)에 비해 10.2% 감소했다. 강남4구 중 강남구만 639건에서 646건으로 소폭 늘었을 뿐 서초구가 19.4%(572건→461건), 송파구가 14.3%(831건→712건), 강동구가 1.5%(668건→658건)으로 줄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부동산 거래 비수기인 6월 1만1522건, 7월 1만4158건, 8월 1만2191건보다도 적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거래가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오른 호가에 거래되면 그가격이 실제 거래가로 고착이 돼서 가격상승을 이끄는 현상이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 상승세는 초저금리로 인한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주택공급량 감소에 대한 기대 심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국대 부동산학과 심교언 교수는 "서울 등 수도권은 계속 호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도권 중에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서 조금 외곽에 있는 지역은 다소 침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지방은 구조조정이나 산업재편을 겪는 지역은 침체를 보이는 양극화시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공급이 크게 늘어나는 내년부터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리얼투데이 김광석 센터장은 "월세로 들어가는 것보다 집을 사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다 보니 내집마련 수요들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분양시장이나 재건축시장에서 가격이 뛰는 부분들이 보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조바심을 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37만 4240가구)과 내후년(38만4787가구) 전국 입주물량은 총 75만9027가구로 지난해(26만7001가구)와 올해(28만1639가구) 총 입주물량 54만8640가구에 비해 38% 늘어난다.
서울은 내년(2만6543가구)과 내후년(3만759가구)에 총 5만7302가구가 입주해 지난해(2만1189가구)와 올해(2만3714가구) 총 입주물량 4만4903가구보다 1만 2399가구(28%)나 많다.
특히 경기도는 내년(12만2520가구)과 내후년(14만6523가구)에 총 26만9043가구가 입주하는데 이는 지난해(7만233가구)와 올해(8만5191가구) 15만5424가구보다 73%나 폭증한다.
함영진 센터장은 "앞으로도 가격이 조금은 더 오르겠지만 오름세가 장기적으로 고착화되지는 않을 수도 있는 만큼 수요자 입장에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김광석 센터장은 "분양 물량이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내년 하반기부터 물량효과로 인해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하락 압력이 올 경우, 돈을 빌려서 집을 살 경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