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방기(新技訪記)'는 새롭고 독특한 기술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goTenna
산이나 바다, 오지를 여행하다보면 휴대폰이 제대로 터지지 않아 무용지물이 되는 경험이 한 번 씩은 있을 겁니다. 국토가 작은 국내의 경우 웬만한 지형에서는 LTE든 3G든 둘 중 하나는 연결되지만 여전히 통신 음영지역이 있기 마련입니다. 사람들이 몰리는 행사장이나 해외 여행시에는 더 열악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지인들과 제대로 연락이 되지 않으면 아무래도 불안하기 마련입니다. 통신 네트워크를 찾기 위해 스마트폰이 바삐 움직이다보면 배터리 광탈은 감수해야만 합니다.
이런 불안한 네트워크 상황을 해결해줄 획기적인 제품이 출시됐습니다. 가입비도 사용료도 없는 제품 '고테나(goTenna)' 입니다.
고테나는 전용앱을 이용해 스마트폰과 블루투스LE로 연결하면 휴대폰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없는 특정 지역에서 무선 주파수를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고테나를 갖고 있는 다른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문자 메시지나 자신의 위치 정보인 GPS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워키토키 무전기처럼 최소 한 쌍(2개) 이상의 고테나를 이용해 서로 필요한 최소의 통신을 이어주는 기능입니다.
고테나는 지난 2014년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아웃도어 활동에 관심이 많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페어링이 되면 고테나 끼리 약속된 무선 주파수를 이용해 통신합니다. 이 때 사용하는 주파수는 30~300MHz의 VHF 전파를 사용합니다. 800/900MHz, 1.8GHz, 2.1GHz 등을 사용하는 이동통신사 주파수보다 매우 낮은 주파수입니다.
고테나 초기버전
goTenna
주파수는 높을수록 고속 대용량에 적합하고, 낮을수록 저속 저용량 데이터를 보내는데 적합한데요, 이 저주파수에서는 음성통신이나 사진, 동영상과 같은 데이터를 보내기 어렵지만 문자메시지와 같은 단순한 데이터나 위치정보를 주고받는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고테나는 '오프 그리드(off-grid)' 통신 방식으로 사용자간 촘촘한 연결을 통해 주고받는 무선통신 주파수로 음성없는 텍스트 무전기처럼 사용하게 됩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모두 지원하고 전세계 어떤 지역이든 상세한 오프라인 지도를 제공합니다.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면 전송확인을 체크하고 수신자가 수신할 때까지 자동 전송을 반복합니다.
최근 새롭게 출시한 '고테나 메쉬(mesh)'는 사이즈는 더 작아지고 성능이 향상됐습니다. 더 촘촘한 네트워크를 지향하는 메쉬 버전은 라우터도 위성도 필요 없이 사용자간 고테나를 갖고만 있어도 기존 버전의 문자메시지와 GPS 위치 전송은 물론 1:1 및 그룹대화가 가능해졌고, 통신타워나 위성, 라우터 없이 수킬로미터까지 메시지를 전송한다고 합니다.
저전력 블루투스LE 4.2 채용으로 배터리 소모를 크게 줄였고, 페어링으로 인한 배터리 소모를 줄이기 위해 '비행기모드' 전환도 가능합니다. 이전 버전과 달리 TV방송이나 이동전화에도 사용되는 300~3000MHz 대역의 UHF 전파를 통해 최대 5㎞ 지역까지 전송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 범위 안에 다른 고테나 사용자가 있다면 거리는 더 연장되는 식입니다.
여러가지 편리한 기능을 탑재한 전용 앱도 지원합니다만 연간 이용비가 있습니다. 연회비 9.99달러입니다.월 1000원이 안되는 가격입니다.
신형 goTenna Mesh
초기버전은 VHF 전파 대역이어서 최대 43㎞까지 전송한 기록이 있다고 고테나 개발팀은 밝혔는데요, 아무래도 이 업체는 더 많은 제품을 팔기 위해 데이터 전송능력이 향상된 UHF 방식의 안테나를 탑재하고, 거리는 더 짧아진 신제품을 내놓은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이런 방식과 비슷한 트래커(tracker) 제품이 많이 나왔죠. 통신사 이용비용 없이 자동차 키와 같은 소지품, 어린아이나 반려동물의 위치를 찾아주는 블루투스 연결형 그리드 네트워크 제품으로, 사용자가 많을수록 추적 범위가 넓어지는 '스마트 트래커'와 개념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제품의 단점은 사용자 네트워크에 의존하다보니 주변에 사용자가 많을수록 쓸모가 많은 법인데, 대세 제품이 아니라면 기대하기 어려운 결과에 그칠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고테나 초기버전처럼 먼 거리까지 송수신이 되는 버전을 내놓고 독립적인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소비자의 선택이 더 쉬울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웃도어 활동이 많은 분들이나 동호회 분들에게 교신거리가 짧은 생활 무전기 대용으로 '조심스럽게' 추천합니다. 요즘 경주지역에 발생한 지진으로 고민하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재난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이웃이나 지인들과 네트워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사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품은 현재 고테나 홈페이지와 크라우드 펀딩 킥스타터에서 사전주문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고테나 버전은 개당 149달러에 판매하고 있고, 신형 모델인 고테나 메쉬 버전은 129달러부터 시작하는데, 마감 됐네요. 149달러부터 주문이 가능하고 2개의 고테나 메쉬를 제공합니다. 2016년 12월부터 배송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