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려진 시간' 스틸컷.
껍데기는 성인이되 그 알맹이는 소년의 그것이다. 배우 강동원이 영화 '가려진 시간'을 통해 순수한 소년으로 돌아왔다.
그는 영화 속에서 아이에서 갑자기 어른으로 성장한 소년 성민 역을 맡았다.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배우 신은수가 그를 유일하게 믿어주는 소녀 수린 역을 연기해 강동원과 호흡을 맞춘다.
강동원은 지난 '검은 사제들'에 이어 또 한 번 신인 감독의 입봉작에 참여했다.
그는 11일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어떤 작품이든 시나리오가 가장 중요하다. 비슷한 걸 하면 흥미가 떨어지기도 하고, 힘들어도 재밌는 게 좋다"면서 "부산에서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거기까지 내려왔다. 그래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메가폰을 잡은 엄태화 감독에게도 성민 역에 강동원을 점찍은 이유가 있었다. '잉투기'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엄태화 감독은 이번 '가려진 시간'으로 첫 상업영화에 도전한다.
그는 "몸은 어른이지만 소년의 모습이 공존하는 캐릭터여야 했다. 강동원의 전작을 보면 서늘하다가도 서글퍼보이고, 또 풋풋하기도 하다. 그런 모습들이 성민 캐릭터를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신비하면서 거리감이 느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해보니 너무 편했다. 함께 영화를 잘 만들어 나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미 30대 중반의 나이. 어린 소년의 내면을 연기해야 했던 강동원의 고충도 있었다.
그는 "섬세한 감정이 많아서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썼다. 적정선을 찾아가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처음에는 대사 톤을 세 가지로 준비했고, 가장 타당한 톤을 골라 그것대로 밀어붙였다. 관객들에게는 의심과 믿음을 함께 줘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강동원에게 '순수함'이란 올바른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