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서건창(사진 오른쪽)과 김세현 (사진=노컷뉴스)
땅볼을 잡지 못한 LG 유격수 오지환의 결정적인 실책, 평범한 뜬공을 놓친 KIA 유격수 김선빈, 견제에 걸린 주자를 잡지 못한 KIA 브렛 필 등 실수가 나올 때마다 승부의 흐름이 요동쳤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숨죽이며 지켜본 선수가 있었다.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정규리그를 3위로 마쳐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승자를 기다리며 TV를 시청한 넥센 히어로즈의 내야수 서건창이 그랬다.
서건창은 12일 서울 고척돔에서 진행된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사전 인터뷰에서 "손에 땀을 쥐고 봤다"며 웃었다.
넥센의 2루수를 맡고 있는 서건창에게 내야진의 실수가 유독 많았던 LG와 KIA와의 시리즈는 결코 남 일 같지 않았다.
서건창은 "나도 모르게 상황에 빠졌다. 내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내 상황이라 생각하고 몰입해서 봤다"며 "결국은 집중력 싸움이다. 남 일이 아닌 것 같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서건창은 야수의 실수가 승부의 흐름을 크게 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보며 새삼 느끼게 됐다. 경기를 지켜본 것에 그치지 않고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고 있다.
서건창은 1차전을 보면서 KIA를 응원했다고 말했다. 다른 뜻은 없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2차전까지 진행돼 누가 올라오든 최대한 힘을 빼고 올라오기를 바란 것이다.
서건창은 "우리는 어쩔 수 없었다. (1차전에서) KIA가 점수를 뽑으니까 나도 모르게 반응했다. 2차전은 편하게 봤다. 어디가 올라와도 괜찮다고 생각했다"며 말했다.
상대 전적에서 앞서는 KIA보다 밀리는 LG가 더 껄끄러운 상대가 아닐까. 서건창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누가 더 편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가 잘 준비하면 된다"고 말했다.
서건창은 상대 전적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넥센은 2년 전 가을 무대에서 LG를 이겼지만 이제 지난 일로 남겨두겠다는 생각이다.
서건창은 "5강에 올라온 팀은 다 껄끄러운 점이 있다. 지금 LG의 팀 컬러는 젊은 선수들이 많고 분위기를 탈 때 더 무서운 팀이 된 것 같다"며 "포스트시즌에서는 볼 배합, 투수교체 등 모든 게 신중해진다. 상대전적을 뒤집을 수도, 더 안좋아질 수도 있다. 정규리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