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고척돔에서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왼쪽부터 LG 김용의, 임정우, 양상문 감독, 넥센 염경엽 감독, 서건창, 김세현 (사진 제공=LG 트윈스)
"마지막까지 예상을 뒤엎는 넥센의 힘을 보여주겠습니다"" - 염경엽 넥센 감독"그동안 경험 못한 중압감을 이겨냈으리라 생각합니다" - 양상문 LG 감독
야구 팬들이 '엘넥라시코'라는 애칭을 붙일 정도로 매번 치열한 경기를 펼쳤던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가 플레이오프로 가는 길목에서 만났다.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넥센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힘겹게 KIA를 따돌린 4위 LG를 상대로 13일부터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꼴찌 후보로 여겨졌던 넥센이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넥센은 자부심을 느낀다. 그리고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2016년을 시작하면서 우리가 힘들 것이라고 다들 예상했는데 하나로 뭉쳐 이 자리에 왔다"며 "포스트시즌에서도 우리 예상이 그리 좋은 것 같지는 않다. 마지막까지 예상을 뒤엎는 넥센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주축타자 서건창 역시 "나는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지킨 것 같다. 지금도 가슴이 뛴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겠다. 다들 여기까지라고 생각할텐데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넥센은 2년 전 포스트시즌에서 LG를 3승1패로 누른 경험이 있다. LG는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2011년부터 계속된 넥센과의 상대전적 열세를 처음으로 뒤집었고(10승6패)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면서 팀 분위기도 상승 무드에 접어들었다.
양상문 LG 감독은 "KIA와 2경기를 하면서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중압감을 분명히 이겨냈으리라 생각한다. 선수들이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보다 편안하고 여유있는 경기를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2년 전 포스트시즌 패배를 언급하며 "그 당시 넥센이 상대 전적에서 좋았고 우위에 있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정규리그 기록이 무의미하다고 하지만 올시즌에는 아무래도 우리가 우위에 있기 때문에 다를 것이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2년 전과는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넥센과 LG는 기본에 충실한 팀이 결국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더불어 양팀 사령탑은 '엘넥라시코'의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경기 막판 집중력을 유독 강조하는 분위기였다.
염경엽 감독은 "우리가 올해 LG에 약했던 것은 경기 후반 작은 실수가 있었고 LG에 임정우라는 새로운 마무리가 오면서 마지막 아웃카운트 6개 싸움에서 약했기 때문"이라며 "아웃카운트 6개 싸움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막는 게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넥센의 마무리 김세현(사진 오른쪽)이 12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삭발한 머리를 보여주자 염경엽 감독(사진 왼쪽)과 서건창이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제공=넥센 히어로즈)
올해 36세이브로 구원 부문 1위를 차지한 넥센 마무리 김세현과 28세이브를 기록해 김세현의 뒤를 이은 LG 임정우의 어깨도 무겁다.
김세현은 자신의 장점을 어필해달라는 질문에 "내 무기는 타자를 압도하는 강한 속구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단련된 멘탈이 강하지 않나"라고 당당히 말했다. 각오를 묻는 질문에는 "말이 필요없다"며 모자를 벗고 삭발한 머리를 보여줬다.
임정우는 자신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나도 멘탈이 강해졌다"며 "내가 비록 속구 부분에서는 조금 밀리지만 변화구는 내가 더 강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