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찾기 위해 '갤럭시S8' 개발 인력이 투입되면서 조기 출시 기대를 모았던 차기작 출시 일정에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발화 원인 가능성도 배터리에서 노트7 설계상의 문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3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노트7 발화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기존 발화원인분석팀 외에 차기작 갤럭시S8을 개발하고 있던 인력을 투입하면서 갤럭시S8 개발이 2주간 지연됐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당초 노트7 발화원인이 자사 계열사인 삼성SDI가 공급한 배터리에 문제가 있다고 밝히고 새로운 배터리가 탑재된 신형 노트7을 출시했지만 여기서도 배터리 발화가 발생하면서 노트7 설계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은 구체적인 발화 원인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갤럭시노트7은 가장 강력한 성능으로 주목을 받았다. 아이폰7이 출시를 앞두고 있었지만 하반기 히트작은 노트7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커보였다. 하지만 연이은 발화 사건은 삼성의 입장을 옹색하게 만들었다.
WSJ는 한 외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배터리를 관리하는 회로와 소프트웨어가 상호작용하는 스마트폰 구성요소의 설계 과정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엔지니어는 일체형 배터리 케이스가 채용된 노트7의 배터리 대용량을 수용하기에 너무 작게 설계되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삼성은 최근 몇 년 동안 갤럭시 스마트 폰에 힘 입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를 주도하고 있다. (자료:IDC/WSJ)
삼성전자가 문제 원인 파악 전에도 빠르게 대규모 리콜을 단행하고 추가 피해가 없도록 하면서 인상적인 후속조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소비자 규제당국에 해당 내용을 충분히 공유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스튜어트 스태틀러 전 미국소비자안전위원회(CPSC) 위원이자 무어스빌 N.C. 제품안전 컨설턴트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이 초기에 먼저 리콜을 단행하기 전 미국 소비자 당국과 사전 논의하거나 예비조사 결과를 공유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삼성은 잃어버린 기업 신뢰를 되찾기 위해 차기작 갤럭시S8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기출시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최근 노트7 발화 원인 파악에 갤럭시S8 개발팀이 2주간이 투입되면서 내년 2월 바로셀로나에서 열리는 2017 MWC에 일정대로 공개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예정대로 공개되더라도 갤럭시S8 개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만큼 조기출시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애플이 2017년 아이폰 탄생 10주년을 앞두고 차기작 '아이폰8'에 대대적인 변화와 신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이 이보다 한 발 앞서 갤럭시S8에 상당한 변화를 주는 등 내년은 혁신적인 기술 경쟁이 과열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미 한차례 파동을 겪은 바 있어 분위기를 상쇄할 만한 '완벽한 제품'을 내놓아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고 하반기 출시되는 노트 시리즈도 현재로선 유지할 수 있을지 불분명해 상반기 갤럭시S8 출시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촉박한 개발 일정은 또다른 변수로 작용해 삼성이 갤럭시S8 조기 출시로 시장을 선점하고 싶어도 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4K와 VR을 지원하는 고성능의 5.1인치 '갤럭시S8'과 5.5인치 '갤럭시S8 플러스'로 출시되며 2종 모두 베젤리스 엣지 투 엣지(bezelless Edge-To-Edge) 디스플레이에 물리적 홈버튼이 사라진 디지털 지문인식 홈버튼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