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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박근혜 '입'과 '복심'의 엇갈린 증언

    이정현 대표 靑수석 시절 "대통령 밤낮없이 일" vs 전여옥 전 의원 "함량미달"

    전여옥 전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경험을 근거로 원래부터 대통령 자격이 없었다고 폭로하면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과거 '용비어천가'가 다시 주목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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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대표는 지난 2004년 7월부터 2년여간 당시 한나라당 수석 부대변인으로 박근혜 대표를 보필했고 박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차례로 맡아 누구보다 박 대통령에 대해 잘 아는 '복심'으로 불렸다.

    홍보수석이란 직책의 성격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당시 이 대표의 발언들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드러난 박 대통령의 민낯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13년 6월17일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감명깊게 읽은 책으로 펑유란(馮友蘭)의 '중국철학사'를 꼽을 정도로 중국 문화에 조예가 깊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중국 고서를 읽고 한참 뒤 어느 순간 그중에 어떤 내용을 자신이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얘기도 하신 적이 있다"며 "한번은 대구에 내려가는 KTX 안에서 순전히 한자로 된 책을 읽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러시아와 베트남 방문을 앞둔 같은 해 9월3일에는 "외교 나간다고 외교만 챙기는 게 아니고,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부분에서는 토, 일(요일) 없이 일하고 계신다"고 밝혔다.

    이어 "한 마디로 대통령의 철학은 50%의 정책, 50%의 실행이라고 보시기 때문에 말로 한번 끝나는 게 아니고 계속 점검하신다"면서 "한 시간을 쪼개서 쓰고 하루가 부족하다는 말이 굉장히 적절한 표현"이라고도 했다.

    같은 해 12월9일 박 대통령 당선 1주년을 앞두고 가진 춘추관 브리핑에선 집권 1년차의 성과 등을 자화자찬하며 40여분간 장광설을 이어갔다.

    여기에는 "그동안 가까이서 지켜본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애쓰시고 계시다"거나 "대통령으로부터 몇시간 밖에 못 잔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등의 발언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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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시절 당 대변인으로 '박근혜의 입' 역할을 했던 전여옥 전 의원의 증언에 따르면 이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전 전 의원은 29일자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박 대표가 "여당(열린우리당)과 전면전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폭탄성 발언을 하자 기자들이 긴급 타전을 하러 자리에서 빠져나가는 것에 대해 "그런데 왜 기자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뜨죠"라고 물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상황 판단을 저렇게 못 할 수 있을까? 그럼 '전면전'이란 단어는 무슨 생각으로 쓴 걸까"라며 "그때 누군가가 일러준 단어를 외워서 말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6년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세종시 수도 이전 문제를 국회에서 강행처리하려고 했는데 박 대통령이 결정을 못하고 어쩔 줄 몰라 하길래 '전화라도 해보라'고 권했는데 정말 전화를 했다. 힘이 쫙 빠지더라"라고 회고했다.

    전 전 의원은 "박 대표 주변 사람들은 무슨 종교집단 같다"면서 "대통령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되는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2007년 박 대통령과 결별했다.

    박 대통령의 '입'과 '복심'이 180도 서로 다른 주장을 한 셈인데 최순실 게이트로 드러난 사실로 볼 때 전여옥 전 의원의 말이 훨씬 더 진실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 등을 '첨삭지도' 한 때가 이정현 대표의 청와대 근무시였음을 감안하면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는 셈이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당 대표 취임 이후에도 당청간 건전한 긴장관계 회복을 통한 국정 운영이라는 바람을 외면하고 청와대 ‘해바라기’를 자처했다.

    그는 김재원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고 "대통령과 정부에 맞서는 것이 마치 정의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 여당 소속원으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취임 직후부터 논란을 불렀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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