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번의 폭투가 한국시리즈 승부의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됐다.
3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한국시리즈 2차전.
4회말 양의지에 적시타를 내주고 0-1로 끌려가던 NC는 8회초 기사회생했다. 이때까지 병살타 3개를 치며 고개를 숙였던 NC, 김경문 감독의 대타 작전이 연이어 성공을 거뒀고 두산 출신 이종욱이 천금같은 적시타를 때려 1-1 동점을 만들었다.
김경문 감독은 1차전 패배가 아깝다고 말하면서도 "1승1패만 하면 좋은 분위기로 마산에 내려갈 수 있다"며 2차전 승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종욱은 NC의 희망을 깨웠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8회말 수비에 접어들었다. 마운드는 여전히 선발 해커가 지켰다. 선두타자 박건우가 몸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이후 희생번트와 내야땅볼로 2사 3루가 됐다. 타석에는 4번타자 김재환이 섰지만 투수전 양상 속에서 점수를 뽑는다는 보장은 없었다.
이때 아무도 예상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해커가 김재환에게 던진 초구가 포수 김태군의 머리 위로 날아간 것이다. NC가 재빠르게 후속 대처를 했지만 홈으로 쇄도한 박건우의 발이 더 빨랐다.
이 장면은 NC에게 결정타를 날렸다. '멘탈'이 흔들렸다. 이후 상황이 증명한다. 해커는 김재환에게 솔로홈런을 얻어맞고 강판됐다. 이후 에반스와 오재일, 양의지가 NC 불펜을 상대로 연속 안타를 날로 점수차를 4점으로 벌렸다.
결국 두산이 NC의 결정적인 폭투에 편승해 5-1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홈 2연전을 싹쓸이했다.
선발 장원준은 8⅔이닝동안 안타 10개를 맞았지만 수비의 도움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며 토종 에이스다운 면모를 자랑했다. 장원준에 이어 이현승이 등판해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은 니퍼트와 장원준을 앞세워 먼저 2승을 챙겼다. 이로써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적지에서 어떻게든 1승을 거두겠다는 NC의 꿈은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이제 방망이로 쳐서 이겨야 한다"던 김경문 NC 감독의 바람과는 달리 테임즈, 나성범, 박석민, 이호준 등 NC 중심타자들은 득점도, 타점도 올리지 못했다.
두산은 보우덴과 유희관으로 원정 3,4차전을 치른다. 5차전에는 에이스 니퍼트가 나선다. 원정 3연전이지만 선발 싸움에서만큼은 두산이 우위에 있는 것만큼은 틀림없어 보인다. NC의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