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사진=SBS 제공)
또 '메디컬 드라마'다.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젊은 의사들이 '스승'을 만나며 한 단계 성장하는 골격은 크게 새롭지 않다. 그런데 배우들이 함께 작업하고 싶어 하는 제작진으로 꼽히는 강은경 작가와 유인식 감독이 뭉쳤다. 올해 '또 오해영'으로 차세대 로코퀸의 가능성을 보여준 서현진의 SBS 입성작이면서, 한석규가 무려 21년 만에 출연하는 현대극 드라마이기도 하다. 도대체 이 드라마, 어떤 매력이 있기에 이런 '대단한 사람들'이 저절로 모이게 된 것일까?
2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 열린 새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글 강은경, 연출 유인식·박수진) 제작발표회에서 그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다. 제작진과 배우들은 서로의 장점을 진솔하게 칭찬하며 드라마의 성공을 기원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지방에 있는 조그마한 병원을 배경으로 괴짜 천재 의사 김사부(한석규 분)와 성공하고 싶은 야망이 큰 실력파 의사 강동주(유연석 분), 가슴이 따뜻한 열혈 의사 윤서정(서현진 분)이 만나며 펼쳐지는 메디컬 드라마다.
◇ '사람들의 조합'이 좋은 드라마일반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까지 트리플 보드를 달성한 실력 있는 의사였으나 한 생명의 죽음 이후 은둔생활을 하는 김사부 역을 맡은 한석규는 작품 선택의 이유로 작가가 쓴 '기획의도'를 들었다.
한석규는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지, 나는 지금 왜 이러고 살고 있는지… 길을 잃은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라는 문구를 직접 읽고는, "(연기를) 하면 할수록 제 직업(연기자)이 뭔가 질문하게 됐다. 다른 직업과 달리 답이 탁 안 튀어나오더라. 자기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근본적인 질문 던져볼 때가 아닌가 했는데 그때 마침 이런 작품 제의가 왔다. 적절한 시기에 스스로에게 맞는 작품이 온 것"이라고 밝혔다.
흙수저로 태어났으나 금수저의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야망 많은 의사 강동주 역을 맡은 유연석은 드라마 데뷔작이었던 '종합병원2'에서 남은 아쉬움을 풀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유연석은 "굉장한 열정을 갖고 레지던트 분들과 3박 4일 정도 의국(병원에서 의사들이 머무는 방)에서 지내며 실습도 하고 수술 참관도 많이 했었다. 그렇게 준비해서 드라마를 하는데 제가 공부했던 것을 보여드릴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 아쉬움이 조금 남아있었나 보다. 언제 한 번 제대로 된 의학드라마를 해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석규 선배님이 하신다는 걸 듣고 더 이상 고민할 게 없다고 생각했고, 상대 여배우가 서현진 씨라고 해 이건 무조건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죽어라 노력해야 겨우 남들만큼 따라가는 범재이지만 분명한 직업관을 가지고 있는 의사 윤서정 역의 서현진은 '전문직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서현진은 "전문직 드라마가 굉장히 하고 싶었다. 이렇게 힘들 줄 모르고"라며 웃었다. 이후 "촬영감독님, 감독님, 작가님 누구인지 들었을 때 다들 '이 판은 니가 뛰어들어야 하는 판이다'라고 말을 해 주셔서 하게 됐다. 또, 한석규 유연석 씨도 나오신다고 해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괴짜 김사부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유일한 존재이자 돌담병원의 간호부장을 맡은 진경 역시 제작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진경은 "유인식 감독님과 그 일당들은 배우들 사이에서도 칭찬이 자자하다. (좋은 제작진은) 꼭 서로 추천한다. 강은경 작가님도 그렇고 항상 마음속에 같이 작업해 보고 싶었다"며 "대본이 워낙 좋았고 대본에 앞서서 사람들의 조합이 좋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유혹에 약한 돌담병원 원무과장 장기태 역을 맡아 진경과 호흡을 맞추는 임원희도 "이런 배우들이 있는데 이 작품을 안하는 건 저(자신)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해 당연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 유인식 감독이 말하는 '김사부' 감상 포인트는?
2일 오후 열린 '낭만닥터 김사부'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SBS 제공)
배우들의 칭찬이 자자했던 '낭만닥터 김사부'의 제작진은 과연 누굴까. '미세스캅 1, 2', '너희들은 포위됐다', '돈의 화신', '샐러리맨 초한지', '자이언트' 등 수많은 히트작을 연출한 유인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별에서 온 그대'로 유명한 이길복 촬영감독이 합류했다. 이 촬영감독은 유 감독과 벌써 작품을 10편째 같이 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여기에 '가족끼리 왜 이래', '구가의 서', '제빵왕 김탁구' 등으로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린 강은경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배우들의 깊은 신뢰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유 감독은 "자기가 하는 일에 매진하는, (자신의 일이) 다른 것을 위한 수단이 아닌 그 자체로 목적인 사람들을 낭만적인 사람이라 생각했다. 뜨거운 가슴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자기 자리에서 치열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싶으실 거라고 생각한다. 고민과 사랑과 갈등이 고스란히 녹아 있고, 무엇보다 다 보고 나시면 가슴 따뜻해지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 감독은 '김사부'를 이끌어 갈 배우들의 매력을 자랑하는 데도 주저함이 없었다.
한석규에 대해서는 "영상 연출을 꿈꾸던 시절 열심히 보고 들었던 훌륭한 작품들에 항상 계셨던 분이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레전드이기 때문에 같이 작품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굉장히 행복하다"고 말했다.
유연석에 대해서는 "작가님이 강동주 역에서는 꼭 어떤 인생을 심하게 앓고 있는 청춘의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연석 씨는 실제로도 호기심 많고 건강한 청년이다. 그런 기운이 강동주라는 인물에 생생한 힘을 불어넣고 있다"고, 서현진에게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깨끗한 연기'를 하는 분이다. 테크닉이나 버릇에 기대지 않는다. 의사의 정의를 이야기하는 게 오글거릴 수 있는데도 (서현진 씨가 하면) 진정성이 보인다"고 전했다.
유 감독이 처음 캐스팅한 인물은 헤어진 부부 역할을 맡은 진경·임원희 두 사람이었다. "한석규, 유연석, 서현진 씨 전에 가장 먼저 캐스팅했다"고 강조한 그는 "대안이 없었다. 왜 대안이 없는지는 드라마를 보시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마취과 의사 남도일 역을 맡은 변우민을 두고는 "저희 드라마 안에서 항상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괴짜 의사 김사부에게 상처 받은 친구들을 다독이는 역할에 적역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각각 도인범, 우연화, 박은탁 역을 맡은 양세종, 서은수, 김민제에 대해서는 "이 무렵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재원들이다. 제가 복이 많다. 머지않아 (이들을) 주인공 자리에서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기운도 좋고 연기도 잘해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후속작인 SBS 새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는 오는 7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