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황선홍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냉정하게 판단하려고 했습니다."
서울 황선홍 감독은 2일 전남전을 앞두고 6일 열리는 전북과 최종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전남과 비기기만 해도 최종전이 사실상 결승전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은 "오늘이 문제"라면서 말을 아꼈다.
그렇다고 전북전을 아예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체력적 부담을 안고 있는 오스마르와 데얀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물론 "안 되면 투입하겠다"는 단서는 달았다.
경기는 예상 외로 쉽게 풀렸다.
전반 10분 박용우가 중거리포로 선제골을 뽑았고, 전반 28분에는 윤일록의 논스톱 슈팅으로 추가골을 만들었다. 다소 여유가 생긴 상황.
황선홍 감독은 전반 44분 주세종을 빼고 이석현을 투입했다. 예상보다 이른 교체. 체력적인 문제도 있지만, 진짜 이유는 전북전 대비였다. 자칫 경고라도 받으면 전북전 출전이 불가능했기 때문.
황선홍 감독도 "사실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면서도 "경고 누적이라는 느낌이 와서 전북전에서 활용해야하기에 미리 교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반 2-1로 쫓기면서 다시 냉정해졌다.
후반 29분 박용우 대신 오스마르를 투입했고, 후반 37분에는 아드리아노를 빼고 데얀을 그라운드로 올려보냈다. 지지만 않으면 최종전 승리로 역전 우승이 가능했지만, 이왕이면 이기고 최종전을 치르겠다는 생각이었다. 아끼고 싶었던 카드였지만, 승리를 위해 냉정해졌다.
황선홍 감독은 "오늘 경기에만 집중했다. 두 번째 골을 내줬다면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 오스마르를 냈다. 2-1 상황에서 세 번째 골이 들어가기 전까지는 냉정하게 판단해야 했다"면서 "만약 교체 전 세 번째 골이 나왔다면 오스마르를 안 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얀의 투입 역시 마찬가지다.
전북전에 앞서 아드리아노의 기를 살려줄 필요도 있었지만, 승리가 우선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아드리아노의 능력은 존중한다"면서도 "하지만 팀이 위험에 처했는데 개인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냉정한 판단을 내린 끝에 전남의 후반 상승세를 누르고 2-1로 승리했다. 전북전에 앞서 거둔 승리라 더 값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