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식물계 황소개구리 가시박, 소도 뱉어내니 워쪄쥬"

사회 일반

    "식물계 황소개구리 가시박, 소도 뱉어내니 워쪄쥬"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선희(고려대 환경생태연구소 교수)

     

    어제 경기도에 있는 한 저수지 사진이 큰 화제였습니다. 마치 저수지 일대가 크고 작은 무덤으로 뒤덮인 듯한 아주 흉물스러운 모습이었는데요. 이 저수지를 덮고 있는 식물의 정체는 가시박이라는 식물입니다. 이름이 생소하시죠. 황소개구리가 물 속을 교란시키는 외래종이라면 이 가시박은 식물계의 황소개구리쯤 된다는군요. 도대체 외래식물들의 습격이 어느 정도인지 오늘 화제 인터뷰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고려대학교 환경생태연구소 홍선희 연구교수 연결을 해 보죠. 홍 교수님 안녕하세요.

    ◆ 홍선희>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이름이 가시박이네요. 잎에 가시가 박혀 있는 겁니까?

    ◆ 홍선희> 네. 이 식물은 원래 영어명으로는 BUR CUCUMBER이라고 해서 가시 달린 오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재배하고 있는 오이라든가 호박이라든가 이런 비슷한 박과 식물하고 비슷한 어떤 오각형의 잎을 가지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가 호박 넝쿨 생각하면, 넝쿨 하나 들어올리면 쫙 들어올려지듯이 그런 걸 생각하면 되는 건가요?

    (사진=홍선희 교수 제공)

     

    ◆ 홍선희> 맞습니다.

    ◇ 김현정> 가시가 어느 부위에 박혀 있어요?

    ◆ 홍선희> 가시는 열매에 특히 분포하고 있는데요. 이 열매가 별모양으로 생겼어요. 그 별모양으로 생긴 열매에 가시가 수십 개, 수백 개가 달려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원산지가 어디 있습니까?

    ◆ 홍선희> 이 식물은 원래 미국의 농경지에서 자라던 잡초예요. 그래서 이 농경지 잡초라서 미국에서는 실제로 자연생태계에는 흔하게 자라고 있지 않습니다.

    ◇ 김현정> 농경지의 잡초. 별명이 식물계의 황소개구리인데. 그런데 황소개구리 하면 다른 동물들을 잡아먹어서 생태계를 교란시키니까 문제인 걸 우리가 알거든요. 그런데 식물은 뭘 잡아먹는 것도 아닌데 어떤 식으로 문제를 일으킨다는 거죠?

    ◆ 홍선희> 잡아먹습니다.

    ◇ 김현정> 잡아먹어요?

    ◆ 홍선희> 먹는 건 아니지만요. 다른 식물들을 다 죽여요. 이게 1년에 한 25m까지도 자랍니다. 1년생 식물인데도요.

    ◇ 김현정> 1년생 식물인데 25m까지 자라요?

    ◆ 홍선희>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한여름에는 옆에서 가만히 보고 있으면 자라는 게 보일 정도로 하루에 30cm정도 생장을 해요.

    ◇ 김현정> 지금 듣고도 좀 이해가 안 될 정도, 상상이 안 될 정도네요. 옆에서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자라는 게 보여요?

    ◆ 홍선희> 그리고 덩굴손이 다른 걸 잡기 위해서 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 실제로 보이고.

    ◇ 김현정> 보일 정도로.

    ◆ 홍선희> 덩굴손에 손을 갖다 대면 1분 만에 덩굴이 손을 감아요. 그러면서 박과 식물의 특징인 덩굴손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 덩굴손을 이용해서 다른 식물을 붙잡아서 다른 식물의 광합성을 제한을 하고 타고 올라가요.

    ◇ 김현정> 뭐라고 해야 돼요? 포식자는 아니고. 뭐라고 하면 좋아요? 괴물 같은 존재?

    ◆ 홍선희> 맞습니다. 공룡이라고 얘기해도 될 것 같아요. 옛날 공룡시대가 있었듯이 이것도 그렇습니다. 이게 하나의 씨앗이 발아를 하게 되면 한 3만 개 정도의 씨앗을 만들어내고요.

    ◇ 김현정> 세상에.

    ◆ 홍선희> 그다음에 한 1제곱미터 정도되는 작은 땅 안에 1500개 정도의 종자가 매몰이 이미 돼 있어요.

    ◇ 김현정> 저는 사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저수지 일대를 완전히 이불 덮은 것처럼 뒤덮고 있는 이런 모습이었는데요. 교수님은 여기저기 현장 가보셨을 텐데 나가보면 어떤가요, 상황이?

    ◆ 홍선희> 하천 인근의 농경지까지 침투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양수리 쪽에 유기농을 하는 농가들이 많은데 그쪽 어떤 비닐하우스의 농민이 2주 정도 아프셔서 병원에 갔다 오셨대요. 그랬더니 비닐하우스 안이 온통 가시박으로 완전히 덮여서 그해 농사를 완전히 포기하셨습니다. 한 900평 정도 되는 곳인데요.

    ◇ 김현정> 세상에. 900평이 단 2주 만에. 이런 식의 피해군요.

    ◆ 홍선희> 그리고 그게 한 해만 그런 게 아니고요. 그 해에 떨어진 종자가 그 이후에 한 2, 3년 동안 계속 영향을 줘가지고 결국은 비닐하우스를 철거를 하시고 농사를 포기하셨어요.

    ◇ 김현정> 아니, 저는 그냥 생각할 때 황소개구리를 잡는 건 쉽지 않겠다, 막 도망다니니까. 그렇지만 가시박이라는 건 그냥 뽑아내면 되는데 뭘 이렇게 골머리를 앓을까라고 생각했거든요. 단순하지가 않습니까?

    ◆ 홍선희> 그렇습니다. 이게 원래 우리나라에 있던 토종이 아니고 외국에서 들어온 식물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추운데도 나가서 노는 꼬맹이들을 철부지라고 얘기하죠. 얘네들도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철을 잘 몰라요. 그래서 봄부터 가을까지 지속적으로 씨앗을 발아를 시킵니다. 토종들은 일반적으로 발아 시기가 딱 정해져 있는데. 얘네들은 그렇지 않아요.

    (사진=홍선희 교수 제공)

     

    ◇ 김현정> 진짜 철부지들이네요, 얘들. 해충이라든지 천적 없습니까?

    ◆ 홍선희> 해충이나 천적이. 소도 안 먹습니다, 이거는.

    ◇ 김현정> 소는 잡초들, 풀이면 다 먹어야 되는데 이거는 안 먹어요?

    ◆ 홍선희> 네, 가시박을 먹지 않더라고요.

    ◇ 김현정> 무슨 맛이길래 소까지도 싫어할까...

    ◆ 홍선희> 초식동물들이 외래식물들을 먹지 않는 것 때문에 이 외래식물들이 천적이 없으니까 더 번성을 할 수 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자연생태계가 너무 죽어가고 있기 때문에 뭔가 방법을 좀.

    ◆ 홍선희> 생장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 김현정> 그렇죠. 방법을 빨리 찾아야 할 텐데 추천해 주실 만한, 그래도 이게 낫겠다고 할 수 있는 것, 뭐가 있을까요.

    ◆ 홍선희> 가장 키는 토양 안의 종자의 개수를 자꾸 줄이는 쪽으로 가야 됩니다, 결국은.

    ◇ 김현정> 아까 한 번 터트리면 3만 개를 터트린다고 하셨는데 그 종자를 제거하는 방법.

    ◆ 홍선희> 그래서 이 종자가 저희가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로는 한 토양에서 짧게는 2년, 길게는 7년 정도의 수명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면 7년 동안 지속적으로 제거를 해야 된다는 얘기입니다.

    ◇ 김현정> 겉으로는 겨울에 죽어있더라도 땅 속으로 종자를 다 품고 있는 아이들.

    ◆ 홍선희> 살아 있는 종자가 토양 안에 있습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토양 안에 있는 종자를 저희가 관리를 해야 되고요. 그렇게 하고자 하려면 열매를 맺기 전에 한 8월 중순쯤에 일시적인 제거를 한 번 해 줘야 돼요. 봄에 하는 전시행정은 아무 소용이 없어요.

    ◇ 김현정> 아무 소용이. 겉에 있는 걸 뜯어내는 걸로는, 이 강한 질긴 생명력을 어떻게 할 수 없는 거군요.

    ◆ 홍선희> 실제로 예산집행 이런 것들도 8월달 중순쯤에 집중적으로 그때 예산이 집행되어야 할 것 같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가시박. 이 어마어마한 넝쿨이 우리 생태계를 이렇게 교란시키고 있답니다. 교수님 오늘 도움말씀 고맙습니다.

    ◆ 홍선희> 고맙습니다.

    ◇ 김현정> 가시박 이야기. 고려대 환경생태연구소 홍선희 연구교수였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