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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뮤지션, 스텔라장 음악에 ‘귀 쫑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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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깔 있는 뮤지션, 스텔라장 음악에 ‘귀 쫑긋’

    [노컷 인터뷰]

    스텔라장(사진=그랜드라인엔터테인먼트 제공)

     

    귀를 쫑긋 세우게 만드는 음악을 들려주는 신예 싱어송라이터 등장은 언제나 반갑기 마련이다. 스텔라장(본명 장성은)은 지난달 발표한 데뷔 EP ‘컬러스(Colors)’를 통해 매력적인 음색과 센스 넘치는 가사가 돋보이는 다채로운 색깔의 일곱 트랙을 들려줬고, 음악 팬들의 마음을 단박에 훔쳤다.

    스텔라장은 작사, 작곡은 물론 기타, 건반, 플롯 등 여러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싱어송라이터다. 노래와 랩을 모두 소화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 ‘컬러스’는 그런 그의 남다른 재능과 잠재력을 엿볼 수 있는 앨범이다. 약 5년 전부터 만든 곡들을 차곡차곡 눌러 담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스텔라장이 아끼고 아끼던 ‘보석함’이 열린 셈이다.

    연인과 이별한 후 앞으로는 다른 모습의 사랑을 하겠다는 다짐을 지하철 환승에 비교한 타이틀곡 ‘환승입니다’, 태연, 윤아, 티파니 등 소녀시대 멤버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보통 사람들의 소녀시대를 노래한 ‘소녀시대’, 반하지는 않았지만 남에게 뺏기고 싶지 않은 사람과의 연애 이야기를 담은 ‘계륵’, 자신의 목소리와 주변 사물들의 소음으로만 완성한 인트로 곡 ‘컬러스’ 등 어느 하나 버릴 트랙이 없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한적한 카페에서 ‘힙스터’들이 애정하는 싱어송라이터로 떠오르고 있다는 스텔라장을 서둘러 만났다.

    '컬러스' 앨범 커버

     

    -소개를 부탁한다.
    “본명은 장성은, 나이는 스물여섯 살이다. 프랑스에서 11년 동안 유학 생활을 했고, 지난해 10월 한국으로 완전히 돌아왔다.”

    -프랑스에서 꽤 오래 머물렀다.
    “초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갔다. ‘해외 문물을 받아들여보자’ ‘중3까지만 다녀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오래 있게 될 줄은 몰랐다. 다시 한국에서 새로운 교육 시스템에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했고. 그냥 물 흐르듯 지냈다.”

    -프랑스 엘리트 고등교육기관 ‘그랑제콜’ 출신이라고.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프레빠(그랑제콜 입시 준비반)’에 들어갔다. 2년간 공부하고 시험을 치르는 방식인데, 만약 그랑제콜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일반 대학 학부 3학년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손해 볼 일이 없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속물 같지만, 그랑제콜에 들어가면 취업이 잘 된다. 출발선이 아예 다르다고 할까. 난 주로 생명공학 분야를 공부했고, 작년 10월에 졸업했다.”

    -음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빅뱅을 엄청 좋아했다. 특히 지디 오빠 팬이었다. 빅뱅 팬카페에 카피곡이나 자작곡을 올리곤 했는데, 그러다 힙합 커뮤니티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커뮤니티에서 같은 크루였던 긱스(릴보이, 루이)의 소개로 지금 회사 대표님을 알게 됐고, 정식으로 곡을 발표할 기회가 생겼다.”

    -어릴 적부터 음악 공부를 꾸준히 했던 건가.
    “작곡 공부는 따로 하지 않았다. 피아노, 플롯 등을 배운 정도다. 프랑스에서는 연주법뿐만 아니라 이론도 열심히 가르친다. 그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된 듯하다. 제대로 곡을 쓰기 시작했던 건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기타를 치기 시작한 건 ‘프레빠’ 다니면서 부터다.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을 것 같은데.
    “지금도 별로 안 좋아하신다. 내가 음악 하는 걸 완전히 반대하지는 않으셨고 할 거면 겸업을 하라고 하셨다. 실제로 겸업을 한 번 해봤다. 작년에 한국에 있는 프랑스 회사에서 6개월 동안 인턴 생활을 했다. 그런데, 음악도 회사 생활도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더라. 그래서 부모님에게 1년만 음악에 ‘올인’하겠다는 일종의 타협을 했다.

    사실 음악이 힘든 길인 것은 맞지 않나. 그렇다고 우리 집이 부자도 아니고. 부모님 입장에서는 유학까지 보냈는데, 걱정이 많으실 거다. 재협상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데, 다행히 아직 그런 이야기를 잘 안 하신다. 얼마 전 EBS ‘스페이스 공감’ 녹화도 보러 와주셨다. 이번 앨범 게시판에 ‘계속 음악 해주세요’ 같은 응원 글도 많이 달리고 나름 바쁘게 지내고 있어서 내버려 두시는 건지. (웃음).”

     

    -데뷔 EP ‘컬러스’는 어떤 앨범인가.
    “‘컬러스’는 애증의 앨범이다. 하나의 줄기를 잡고 만든 게 아니라 2011년부터 작업한 곡들을 모아서 발표한 소품집 같은 느낌이다. 나에겐 7곡 모두 소중하다.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움도 있다.”

    -‘소녀시대’란 곡을 재밌게 들었다.
    “그랑제콜 입시생일 때 감히 예능을 봤는데, TV엔 예쁘고 길고 날씬한 여자 연예인들만 나오더라. 그런데 난 며칠 동안 머리도 안 감고, 뿔테 안경 끼고 과자를 집어 먹고 있는 백수인 거다. 그런 상황을 웃프게 ‘셀프 디스’한 곡이다. 소녀시대 멤버들의 이름은 미(美)의 대명사처럼 사용한 건데, 해외 팬들에게 ‘소녀시대 안티’로 취급당해 욕도 많이 먹었다. (웃음).

    원래 ‘소녀시대’는 앨범에 넣지 않으려고 했다. 너무 옛날에 만든 곡이고, 스물여섯 살이 무슨 ‘소녀’냐는 반응이 나올 것 같았다. 그런데 곡을 듣고 위로를 받았다는 댓글이 많더라. ‘나도 너만큼 찌질하다’는 메시지가 위로가 된 것 같다.”

    -‘환승입니다’ 가사도 센스가 넘친다.
    “집에서 사무실로 갈 때 지하철을 이용한다. 교통카드를 찍을 때마다 나오는 ‘환승입니다’라는 이름 모를 여자 분의 목소리가 이별을 떠올리게 해 얄밉게 느껴지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았다. 그 환승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곡이다. 백만장자가 되길 원하는 건 아니고, 먹고 싶은 거 먹고, 가고 싶은 갈 수 있는 정도로.”

    -앨범에 대한 반응이 좋은 편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반응이 좋더라. 앨범을 발표한 이후 라디오 스케줄도 잡히고, EBS ‘스페이스 공감’도 출연하고 나름 바쁘게 지내고 있다. ‘어제 차이고’ 같은 경우 디지털 싱글로 먼저 발표했었는데, 기적처럼 잘 됐다. 생판 신인이고 아무도 내 이름을 몰랐을 텐데, 50위권으로 차트에 진입했었다. 물론, 잠깐 찍고 내려왔지만. (웃음). 그 이후 발표한 ‘잇츠 레이닝’과 ‘뒷모습’도 생각했던 것 보다 반응이 좋았다. 하루에 나오는 앨범이 얼마나 많은가. 유명한 사람도 많아서 묻힐 법한데, 그런 걸 보면서 신기했다.”

     

    -향후 함께 작업하고 싶은 가수가 있다면.
    “이적, 유희열, 윤상 님이다. 특히 이적 씨는 롤모델에 가깝다. 밴드, 듀오, 솔로 등 다양한 도전을 하셨고, 심지어 연기도 하고 책도 쓰시지 않았나. 나 역시 다양한 도전을 하고 싶고 유통 기한이 짧은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었으면 한다.”

    -곡을 쓸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은.
    “일단 느끼는 것 위주로 쓴다. 스스로 지극히 평범한 청춘이라고 생각한다. 입시생, 대학원 생활도 했고 나름 회사 생활도 해봤다. 취준생들의 애환을 담은 곡을 만들어볼 생각도 있다. ‘나도 너만큼 찌질하다’는 걸 보여주고 공감을 얻고 싶다. 찌질함을 굳이 멋지게 포장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언젠가 랩으로만 된 곡을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다. 이적 씨가 솔로일 때와 그룹으로 활동할 때의 음악 스타일이 달랐듯이.”

    -신곡은 언제쯤 들을 수 있나.
    “새 싱글을 작업 중이다. 아마 12월쯤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어제 차이고’ 편곡을 담당한 친구와 작업한 곡도 있는데, 프로젝트성으로 내년쯤 발표할 생각이다.”

    -어떤 가수를 꿈꾸나.
    “‘아는 언니가 대신 욕해주는 것 같아서 속 시원하다’는 댓글이 있더라. 그렇게 대중에게 친숙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유명해지고 싶은 욕심은 크게 없고, 음악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게 큰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생계를 근근이 유지하는 게 아니라 누릴 걸 누리면서 음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잘 안되면 어쩔 거냐고? 망하면 음악계를 떠나야겠지. 그런데 쿨하게는 못 떠날 것 같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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