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승점 9점 삭감으로 인해 끝내 우승을 놓쳤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선수들이 가장 힘들었겠죠."
전북 현대는 32라운드까지 18승14무 승점 68점을 기록했다. 무패행진 속에 2위 FC서울과 격차를 승점 14점 차까지 벌렸다. 남은 6경기에서 승점 5점만 추가하면 서울이 6경기를 다 이겨도 우승이었다.
그런 전북에게 승점 삭감이라는 날벼락이 떨어졌다.
지난 2013년 전북 스카우트가 심판에 500만원을 준 것에 대한 징계였다. 지난 5월 혐의가 나왔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사실 관계가 확인될 때까지 징계를 미뤘다. 그리고 9월28일 판결이 나오자 곧바로 승점 9점을 삭감했다.
전북의 승점은 68점에서 59점으로 깎였고, 서울과 격차도 5점까지 줄었다. 당연히 흔들렸다. 이후 3경기에서 2무1패를 기록했다. 34라운드 제주전에서는 시즌 첫 패배까지 당했다. 어느덧 서울과 승점 62점 동률이 됐고, 골득실에서 앞서 어렵게 선두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전북은 무너지지 않았다. 2연승을 거두면서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5-0, 4-1 대승을 거뒀다. 승점은 37라운드까지도 동점이었지만, 다득점에서도 5골을 앞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최강희 감독도 "아무래도 올 시즌은 나도 힘들었고, 무엇보다 선수들이 가장 힘들었다. 좌절하지 않고, 힘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 덕분"이라면서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선수들 스스로 똘똘 뭉쳤다. 많은 대화를 하지 않았지만, 더 끈끈하게 만들어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승점 9점 삭감의 여파로 결국 38라운드 전북-서울전이 결승전이 됐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전북의 편이 아니었다. 전북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38라운드 서울과 최종전 홈 경기에서 0-1로 지면서 우승을 놓쳤다. 승점 67점. 승리한 서울은 승점 70점을 기록하며 정상에 섰다.
후반 13분 박주영에게 내준 한 방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서울을 몰아치던 전북은 역습 상황에서 윤일록의 침투패스에 이은 박주영의 슈팅으로 결승골을 내줬다.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18분 레오나르도를 빼고 이동국을 투입했고, 후반 36분에는 수비수 조성환 대신 고무열을 투입해 동점골을 노렸다. 마지막 코너킥 상황에서는 골키퍼 권순태까지 공격에 가담했지만, 서울 골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최강희 감독은 "선수들은 올해 1년을 정말 어려운 가운데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경기 전에 여기까지 온 것만도 고맙다고 말했다. 오늘 패배는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마무리를 못했기에 우승을 못한 책임은 감독이 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