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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 선 김제동 "일개 대통령이…권력자는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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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장에 선 김제동 "일개 대통령이…권력자는 시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린 12일 오후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청광장까지 가득 채우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물 샐 틈 없는 인파로 가득찬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의 한복판에서, 방송인 김제동이 "진짜 권력자는 시민"이라는 상식의 발언으로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날 김제동은 광장에 운집한 시민들과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콘서트 중 전동 휠체어를 탄 한 시민이 발언권을 얻어 온 힘을 다해 한마디 한마디를 뱉어냈다. 곁에서 경청하던 김제동은 이 시민의 발언이 끝나자 이를 간략하게 정리했다.

    "두선 씨는 '나에게도 실패할 권리를 달라. 나는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라고 하셨습니다. 맞습니까? 그런데 제가 두선 씨에게 하나 공감하지 못하겠는 것이 있어요. '나는 일개 시민'이라고 했는데, 시민인 두선 씨가 진짜 권력자라고 저는 생각해요. 대통령이 일개 권력자입니다."

    이어 "두선 씨도 역사를 공부한다고 하셨지만, 저도 역사를 조금 공부해서 함께 얘기하고 싶다"며 말을 이었다.

    "맹자께서는 '임금이라 할지라도 혼군이라면 몰아내는 것이 맞다'고 하셨어요. 맹자께서는 이렇게도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사람이 와서 묻습니다. '저기 어떤 나라를 보니까 백성이 임금을 끌어내렸다고 하는데, 그거 잘못 된 것 아닙니까?' 그러자 맹자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어떤 나라의 임금이 끌어내려졌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다만 백성을 어지럽게 하고 백성을 괴롭힌 어떤 일개 인간이 끌어내려졌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백성을 괴롭히면 더 이상 임금이 아닙니다."

    이날 오후 4시께 토크 콘서트를 마칠 즈음 김제동은 "여러분과 오늘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얻고 갑니다. 자랑스런 민주공화국의 시민으로서 여기 광장의 한복판에서 함께 서 있어 굉장히 영광입니다"라며 말을 이었다.

    "이곳에서 아이들을 보면서 든 생각은, 아이들 아르바이트 할 때 최소한 최저시급 1만 원 정도는 됐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그 다음에 아이들 영어 이렇게 안 가르쳤으면 좋겠어요."

    "영어 안 가르쳤으면 좋겠다"는 김제동의 말에 광장의 한 초등학생은 "맞아, 엄마"라며 투정을 부려 웃음을 자아냈다.

    김제동은 끝으로 "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반갑고 뭉클하고 되게 감동적이었다"며 시인 정현종의 '비스듬히'를 낭독한 뒤 자리를 떴다.

    "생명은 그래요/ 어디 기대지 안으면 살아갈 수 있나요?/ 공기에 기대고 서 있는 나무들 좀 보세요.// 우리는 기대는 데가 많은데/ 기대는 게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니/ 우리 또한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지요.// 비스듬히 다른 비스듬히를 받치고 있는 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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