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치의도 모르는 진료? 비상식적
- 기록도 없는 진료는 의료법 위반
- DJ 때는 보약도 함부러 못 먹게 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허갑범(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전 대통령 주치의)
최순실 게이트 속에서 또 다른 시선이 쏠리고 있는 곳. 바로 청와대 의무실입니다. 차움병원에서 근무했던 의사 김상만 씨가 지난 2013년 8월부터 차움병원의 주사약물을 청와대로 가져가서 대통령에게 맞춰왔다는 거죠. 그런데 청와대 주치의도 의무실도 전혀 몰랐다는 겁니다. 특히 그 주사약 중에는 태반주사도 있었던 걸로 알려지면서 더 의문이 증폭되고 있는데요. 도대체 청와대 의료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의아한 게 너무 많습니다. 오늘 이분과 함께 짚어보죠. 과거 김대중 대통령의 주치의를 맡았던 분이세요. 연세대학교 허갑범 명예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허 교수님 안녕하세요.
◆ 허갑범>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 일단 청와대에 의무실이라는 게 존재하는 거죠?
◆ 허갑범> 의무실이 있죠. 청와대 내에 일종의 진료소죠.
◇ 김현정> 그렇죠. 청와대 안에 병원이 있는 거예요?
◆ 허갑범> 네. 여러 가지 외래진료소의 역할을 하죠.
◇ 김현정> 그런 간이 의료소 의무실이 있다? 구성은 어떻게 돼 있습니까?
◆ 허갑범> 그러니까 의무실에는 의무실장이 있고.
◇ 김현정> 의무실장? 이분은 의사예요?
◆ 허갑범> 물론이죠. 내과의사이시고 그리고 그 의무실. 민간인이죠, 의무실장은. 그다음에 의무대장이라고 있어요, 또.
◇ 김현정> 대장은 뭐예요?
◆ 허갑범> 군의...
◇ 김현정> 군에서?
◆ 허갑범> 군인도 있고 경찰도 있고 쭉 각 군의관들이 4, 5명이 각 영역 분야별로 있고 간호장교가 3명 있었고. 의무실에 인원 한 열댓 명.
◇ 김현정> 열댓 명 정도?
◆ 허갑범> 소속으로 돼 있죠, 의무실 소속으로.
◇ 김현정> 상주를 합니까, 의무실 사람들은?
◆ 허갑범> 그럼요. 그러니까 의무실장을 포함해서 거기에 상주하고 있죠.
◇ 김현정> 그러면 원장님께서는 대통령 주치의셨는데 주치의는 그러면 상주하지 않고 외부에 있으면서 대통령 진료에 관련된 것만 전담하시는 겁니까?
◆ 허갑범> 그렇죠. 지금 말씀대로 외부에 있고 대통령의 건강관리를, 어떻게 보면 총책임자죠.
◇ 김현정> 총책임자?
◆ 허갑범>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 계시면서 한방주치의도 생겨서 2명으로 됐어요. 그거는 알아요.
◇ 김현정> 그런데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그 차움병원의 김상만 의사는 대통령 자문의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었답니다.
◆ 허갑범> 글쎄, 자문의가 내가 주치의할 당시는 35명쯤 됐어요. 주치의가 내과의사지만 내가 알 수 있는 진료의 한계가 있잖아요. 소화기내과, 심장내과 그런 내과에 몇 명에 있고 또 가끔 이비인후과, 안과, 치과 여러 분야가 있잖아요.
◇ 김현정> 분야별로 자문의를 하나씩 더 두는군요?
◆ 허갑범> 분야별로 자문의들이 각각 있고.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신원조회도 하고 결정이 됐었죠.
◇ 김현정> 그러면 대통령이 어디가 아파요. 그러면 그때부터 진료는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집니까?
◆ 허갑범> 하나의 예를 들면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연세가 많았기 때문에 치과적인 문제가 많으셨어요. 그래서 의무실장이 나한테 연락이 와요.
(사진= 자료화면)
◇ 김현정> 의무실장을 통해서 주치의한테 연락이 온다고요?
◆ 허갑범> 그분은 거기에 상주하고 계시니까. 그래서 치아가 안 좋으신데 몇 시에 치과의사가 올 테니까 그 시간에 맞춰서 주치의가 좀 왔으면 좋겠다.
◇ 김현정> 와주십시오?
◆ 허갑범> 그러면 그 시간에 맞춰서 가죠.
◇ 김현정> 그러면 그러니까 자문의가 외부에서 와서 뭔가 진료를 받을 때는 무조건 주치의가 동반하고?
◆ 허갑범> 그럴 때는 주치의가 참여하는 거고 그런 시스템이죠. 그러나 소화가 안 되시거나 두통이 있거나 감기가 있을 때는 의무실장이 거기 상주하는 분이 내과의사이기 때문에 거기서 의무실장이 다 처방을 해서 나한테 사후든지 이렇게 얘기를 해 주도록 돼 있죠.
◇ 김현정> 사후에? 그러면 의무실장이나 주치의 둘 다 모르는 진료라는 건, 대통령 진료라는 건 있을 수 없네요?
◆ 허갑범> 시스템상 그게 있을 수가 없죠.
◇ 김현정> 그렇죠.
◆ 허갑범> 왜냐하면 다른 분들은 군에서 나와 있는 분들이거든요. 그분들이 대통령을 봐드리는 건 아니고 나나 의무실장이 모르는 일이 이루어질 수 없게 시스템이 돼 있었죠.
◇ 김현정> 그런데 지금 드러난 사실로만 봐도 자문의로 임명된 차움병원의 김상만 의사가 밤에 청와대에 들어가서 박근혜 대통령한테 각종 피로해소와 피부에 좋은 영양주사들을 놨었다는 거거든요. 그런데 주치의는 이 사실을 나는 전혀 몰랐다? 이럴 수가 있는 겁니까?
◆ 허갑범> 우리가 의료에 관여할 때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죠. 왜 그러냐면 먼저 말씀드린 대로 우리가 사전에 조직이나 운영의 방법이나 어떤 연락관계나 다 철저히 조율이 돼 있고 알려져 있었거든요.
◇ 김현정> 누가 어떻게 보고하고 어떻게 보고하고 루트가?
◆ 허갑범> 그렇죠. 이게 룰이 없다 보니 문제가 생기겠지만. 그때는 원칙 하에서 우리가 했기 때문에 그게 상식적으로 좀 이해하기가 어렵죠.
◇ 김현정> 이해가 어려운? 또 하나는요. 또 하나는 교수님. 이 과정에서 이 밤에 가져간 주사 약물들. 그거를 대통령 이름으로 가져간 게 아니라 대리처방을 받아서 가지고 나갔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최순실, 최순득이라는 이름으로 처방을 받은 후에 이걸 청와대에서 맞췄다는 겁니다, 대통령한테. 이건 또 왜 그랬을까요?
◆ 허갑범> 저는 왜 그랬을지에 대해서도 나는 이해가 잘 안 돼요. 왜냐하면 대통령의 위치라는 건 국가의 원수고 모든 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분 아니겠어요?
◇ 김현정> 당연하죠.
◆ 허갑범> 그래서 우리가 그런 시스템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은 상례로 생각했지 요새 그런 일이 있다는 건 잘 이해가 안 가는 일들이에요, 그건.
◇ 김현정> 도대체 이해가 안 간다? 지금 주치의가 난 전혀 몰랐다라고 이야기하는 걸 보면 결국 의무기록지도 전혀 남기지 않았다는 얘기거든요, 이 자문의가?
◆ 허갑범> 그러니까 반드시 우리가 의료행위라는 것은 기록을 남기게 돼 있어요. 가령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기록을 안 남기면 전적으로 그건 의사의 책임이에요. 그건 아주 의료법을 어기게 되는 거니까.
◇ 김현정> 기본이군요, 그건 의사의 기본?
◆ 허갑범> 이거는 누구한테 물어봐도 상식입니다.
◇ 김현정> 이 과정에서 간호장교도 등장을 하는데 외부의 간호장교가 와서 영양제를 놓고 가는 일이. 그러니까 그 자문의 대신해서 놓고 가는 일들도 있었답니다. 세월호 당일에 간호장교가 청와대에 드나들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만 청와대는 부인을 한 상태여서요.
◆ 허갑범> 간호장교는 간호장교의 소속이 있을 겁니다. 간호장교는 어디 소속이었는지 그게 다 있을 거거든요.
◇ 김현정> 그걸 조사해 보면 되겠군요.
◆ 허갑범> 자유인이 아니잖아요, 본인이 있는.
◇ 김현정> 그런데 청와대가 부인을 하기는 했습니다만 지금 김상만 의사도 기록 하나 없이 드나들었기 때문에 이 간호장교도 기록 없이 비서관 차타고 들어갔을 가능성이 아주 배제할 수 없어서 그 부분을 질문드렸습니다만.
◆ 허갑범> 그때 기록이 없고 누가 하지 않은 일을 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그게 잘 이해가 안 되네요.
◇ 김현정> 그래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연세대학교 허갑범 명예교수를 지금 만나고 있는데요. 교수님, 한 가지만 더 여쭐게요. 지금 박근혜 대통령에게 투여된 주사제가 태반주사라는 건데 이 태반주사가 뭡니까?
◆ 허갑범> 그거 쓰면 기운도 좀 나고 태반 성분에 호르몬이 들어있죠. 그러니까 그런 호르몬을 이용한, 추출해 가지고 활용하는 것 같은데 피부에도 좋다 이런 얘기는 귀동냥으로 들은 일이 있지만. 나는 그래서 대통령 주치의를 맡아서 시작할 때부터 몇 가지 말씀을 드렸어요.
◇ 김현정> 어떤 겁니까?
◆ 허갑범> 예를 들면 보약이랄지 어떤 좋다고 그런 거 대통령한테 그런 게 선물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거는 절대로 드시면 안 됩니다. 사전에 그런 걸 양해를 얻었어요.
◇ 김현정> 그 말씀은 다시 돌려서 말하자면 청와대라는 곳이 갖는 상징성. 중요성을 볼 때 어떤 룰이 깨지면 안 된다? 의료의 룰이 잘 지켜지면서 관리가 되어야 된다? 이런 말씀이실까요?
◆ 허갑범> 이건 꼭 청와대 대통령이라는 걸 떠나서 말할 것도 없고 의료의 원칙이 그거거든요. 정당하게 올바르게 효과나 부작용이나 이런 걸 감안해서 우리가 쓰는 거니까 좀 이해가 잘 안 가는 부분들이 있어요. 그건 확실히.
◇ 김현정> 그건 확실히? 참 의아하다는 부분을 밝힐 건 그건 검찰의 몫이 될 테니까요.
◆ 허갑범> 그렇죠. 그거는 거기서 아마 밝혀져야겠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도움말씀 듣도록 하죠. 교수님 고맙습니다.
◆ 허갑범>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과거 김대중 대통령의 주치의를 맡았던 연세대학교 허갑범 명예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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