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슛을 던지는 빅맨 김주성. (사진=KBL 제공)
10경기 3점슛 24개. 성공률 57.1%.
그냥 보면 전문 3점 슈터를 떠올릴 만한 기록이다. 하지만 이 기록의 주인공은 프로농구 대표 빅맨 김주성(동부)이다. 각 팀 전문 슈터보다 나은 성적이다. 3점슛 성공은 이정현(KGC, 31개), 테리코 화이트(SK, 30개)에 이은 2위. 성공률은 전체 1위다. 내로라하는 슈터들이 김주성 밑에 자리하고 있다.
김주성은 지난 시즌에도 평균 1.2개의 3점슛을 넣었다. 올 시즌 역시 처음에만 해도 지난 시즌 정도의 공격 옵션으로 여겼다. 하지만 당당한 동부의 공격 옵션이 됐다.
동부 김영만 감독은 "김주성의 3점슛은 선수단 구성상 지난 시즌부터 던졌다"면서 "올 시즌 더 잘 들어가고 있다. 연습 때도 집중적으로 3점슛 연습을 했다. 이제는 김주성의 3점이 하나의 공격 옵션"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주성은 경기 전 연습 때도 남들보다 많은 3점을 던진다. 단순한 변신이 아니라 연습에서 나온 변신이다.
김주성은 18일 LG전에서 4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최근 5경기 연속 3점슛 3개 이상을 넣었다. 덕분에 동부도 3점슛 3위에 올라있다. 두경민의 부상과 함께 외곽 고민에 빠진 김영만 감독에게는 큰 힘이다.
김영만 감독도 "주성이가 그 역할을 해준다. 상대가 도움 수비에 들어가면 주성이에게 찬스가 많이 생긴다. 넣어주니까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3점슛 장착 후 기록도 좋아졌다. 출전 시간은 지난 시즌과 비슷한 25분 안팎이지만, 평균 1점 1리바운드를 더 올리고 있다. 3점이라는 옵션 때문에 김주성에 대한 수비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윤호영은 "주성이 형을 맡는 선수들이 대부분 센터다. 가운데로 공이 들어가면 그쪽으로 시선이 간다. 그걸 외국인 선수들과 맞췄다"면서 "그렇게 수비가 들어오면 빼준다. 주성이 형이 워낙 노련해 수비가 붙으면 패스하고, 떨어지면 쏜다. 상대가 막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3점만 노리는 것도 아니다. 미스매치가 될 경우에는 포스트업 공격을 한다. 3점을 장착하면서 오히려 골밑 공격이 더 효율적으로 변했다. 기록이 좋아진 비결이다.
김주성이 외곽에 서면서 상대 골밑이 비는 효과도 생겼다. 상대 센터들이 김주성의 3점에 대비하기 위해 골밑을 비우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파생되는 컷인 공격도 쏠쏠히 재미를 보고 있다. 또 로드 벤슨, 웬델 맥키네스, 윤호영까지 버틴 동부 골밑도 지난 시즌에 비해 교통정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