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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정국'에 뜬금없이 '여당 돌파구' 토론한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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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정국'에 뜬금없이 '여당 돌파구' 토론한 KBS

    새노조 "시청자들이 왜 국정농단 공범인 여당 내홍 걱정해야 하나"

    20일 방송된 KBS 생방송 일요토론 (사진='일요토론' 캡처)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로 정국이 어지러운 가운데, KBS가 여당인 새누리당의 내홍 출구를 고민하는 토론 프로그램을 선보여 내부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9시에 생방송된 KBS '일요토론'의 주제는 '최순실 난국 속 여당 내홍, 출구는 없나?'였다. '일요토론'은 이날 방송 기획의도를 "최순실 게이트로 여당의 지지율이 급락하는 가운데, 새누리당 내부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창당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며 "최순실 게이트가 초래한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해 필요한 집권여당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여당 내 양 진영 의원들과 함께 고민해 본다"고 소개했다.

    '여당 내홍 출구'를 찾기 위한 자리였던 만큼, 패널은 새누리당 일색이었다. 친박 진영에서는 홍문종 의원(4선)과 정태옥 의원(초선)이, 비박 진영에서는 김성태 의원(3선)과 김현아 의원(초선)이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노조)는 22일 '비상한 시국, 한가한 관영(官營) 토론'이라는 성명을 내어 20일 '일요토론' 방송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새노조는 "대통령이 피의자가 된 혼돈의 시국이다. 매주 백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다. 매일 엄청난 양의 뉴스가 쏟아지고 다양한 전망들이 난무하는 속에서 국민은 그나마 TV토론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시국의 흐름과 전망을 읽는 눈을 얻고자 한다"면서 "이처럼 비상한 시국도 정작 공영방송 KBS 방송과 편성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과 간부들에겐 남의 일인가 보다"라고 꼬집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김성태 의원, 김현아 의원, 정태옥 의원 (사진='일요토론' 캡처)

     

    새노조는 토론자 전원을 새누리당으로 하고, 주제도 '최순실 난국 속 여당 내홍, 출구는 없나?'를 한 것을 두고 "이 시국에 최순실 국정농단의 공범으로 비판받는 여당 내홍이 토론 주제라니"라고 개탄했다.

    새노조는 "주제가 매우 부적절하다. 일요일 아침부터 시청자들이 왜 국정농단의 공범인 여당의 내홍을 걱정해야 하는가?"라며 "전날 밤 전국의 백만 촛불이 전한 민심과 하야냐 탄핵이냐를 놓고 벌이는 논쟁, 당일 발표될 검찰의 수사 결과와 공소 사실에 대한 전망 등 이런 굵직굵직하고 중요한 이슈들은 외면한 채 고작 새누리당이 분열될지 말지를 놓고 왜 시청자들이 함께 생각해야 하는가? 새누리당의 생존이 지금 긴급 현안인가?"라고 반문했다.

    새노조는 "실제 토론 내용도 형편없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 자기들끼리 이뤄졌어야할 논의와 책임 공방만이 볼썽사납게 전파를 타고 전국의 시청자에게 반복되어 전해졌다. 심지어 토론자로 참여한 새누리당 의원조차 '국민들은 새누리당의 전당대회 같은 내부 대안엔 관심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러니 쓸데없는 멍석만 깔아준 KBS만 우스운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토론자 4명이 모두 새누리당 의원이다 보니 토론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모습도 자주 연출됐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번 사태에 책임 있는 당사자이자 공범임에도 자기들은 '최순실을 몰랐다'는 등 확인할 수 없는 변명들을 늘어놓았다. 심지어 새누리당 토론자들은 '야당이 자중지란에 빠져있다', '야당이 지나치다는 민심이 있다'는 등 '일요토론'을 야당을 공격하는 정쟁의 도구로 삼았다"고 평가했다.

    KBS 측은 향후 야당 인사들만 불러 토론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새노조는 이에 대해서도 "단순히 형식적인 안배만 했다고 돼서 KBS의 소중한 전파와 편성 시간이 정략의 도구로 전락된 것을 만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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