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문열(사진=자료사진)
소설가 이문열이 촛불 민심을 폄하하는 글로 인해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문열은 2일 조선일보에 기고한 글을 통해 "죽어라, 죽기 전에. 그래서 진정한 보수의 가치와 이상을 담보할 새로운 정신으로 태어나 힘들여 자라가기를"이라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궁지에 몰린 보수층의 자성과 결집을 촉구했다.
문제는 이문열이 자신의 이러한 논조를 강화할 목적으로 "추운 겨울밤에 밤새 몰려다녔다고 바로 탄핵이나 하야가 '국민의 뜻'이라고 대치할 수 있는가"라는 식으로 광장의 촛불 민심을 깎아내리면서 불거졌다.
"이제는 매스컴이 스스럼없이 '국민의 뜻'과 혼용하는 광장의 백만 촛불도 마찬가지다. 지난번에 문재인 후보를 찍은 적극적 반대표만도 1500만표에 가까웠고, 대통령 지지율 4%가 정확한 여론조사였다면 이 나라에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유권자만도 3000만이 훨씬 넘는다. 아니,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모든 사람을 친다면 4500만도 넘는다. 하지만 그중에 100만이 나왔다고, 4500만 중에 3%가 한군데 모여 있다고, 추운 겨울밤에 밤새 몰려다녔다고 바로 탄핵이나 하야가 '국민의 뜻'이라고 대치할 수 있는가. 그것도 1500단체가 불러내고, 매스컴이 일주일 내 목표 숫자까지 암시하며 바람을 잡아 불러 모은 숫자가, 초등학생 중학생에 유모차에 탄 아기며 들락날락한 사람까지 모두 헤아려 만든 주최 측 주장 인원수가."
이문열은 북한의 아리랑 축전을 언급하면서까지 촛불집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감추지 않았다.
"심하게는 그 촛불 시위의 정연한 질서와 일사불란한 통제 상태에서 '아리랑 축전'에서와 같은 거대한 집단 체조의 분위기까지 느껴지더라는 사람도 있었다. 특히 지난 주말 시위 마지막 순간의, 기계로 조작해도 어려울 만큼 정연한 촛불 끄기 장면과 그것을 시간 맞춰 잡은 화면에서는 으스스한 느낌마저 들었다고도 했다."
이문열은 "하지만 이 또한 어찌하랴. 그 촛불이 바로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성난 민심이며 또한 바로 '국민의 뜻'이라는 것은 지난 한 달 야당의 주장과 매스컴의 호들갑으로 이제 누구도 쉽게 부인할 수 없는 논리가 되었다"라고 주장했다.
이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SNS를 통해 '분서'(책을 불태워 버림)까지 언급하며 분노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이문열. 그의 책이면 무조건 사서 읽었는데. 한때 벌어진 그의 책 버리기에도 동참하지 않고 버텼는데. 이제 더 이상 미련을 버려야 하나"라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시골에 있는 책까지 포함하여 서재에 있는 이문열 책 뽑아 분서를 하겠다. 한반도 지식인이라면 우리 사회의 갈등해소, 인간성 복원에 힘써도 모자랄 판에 분열 조장"이라며 "내가 소유하고 있는 당신 책 불꽃과 같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시골에 땔감 필요한 곳 있으면 연락 주세요. 보내 드릴 수도 있습니다"라고 질타했다.
트위터 사용자 '@s*****'는 "이문열 씨의 소설도 20대 초반까지는 읽지 않은 작품이 없었다. 물론 그의 경우는 인간에 실망하기 전에 작품부터 실망하기 시작했다"라며 "오늘 그가 조선일보에 또 엉성한 글을 하나 썼다. 한숨이 난다. 자기 생각에만 갇혀 다른 사람의 마음은 보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