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최근 6년새 가장 어려웠던 '불수능'으로 확인됐다. 국영수는 물론 탐구영역까지 표준점수 최고점은 높아진 반면, 만점자 비율은 낮아졌기 때문이다.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17일 실시된 올해 수능 채점 결과를 7일 수험생들에게 통지했다. 성적통지표에는 유형 및 과목별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이 표기됐다.
1등급과 2등급을 구분하는 표준점수는 △국어 130점 △수학가형 124점 △수학나형 131점 △영어 133점이었다. 또 사회탐구 영역은 과목에 따라 63~66점, 과학탐구는 64~67점, 직업탐구는 66~73점, 제2외국어·한문은 63~75점이었다.
표준점수는 전체 평균 대비 해당 수험생의 위치를 알려주는 지표로, 최고점이 낮으면 수능이 쉬웠음을 보여준다. 반대로 높으면 수능이 어려웠다는 증거다.
올해 수능에서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으로, 지난해 문과 B형 136점이나 이과 A형 134점에 비해 높아졌다. 영어 역시 139점으로 지난해의 136점보다 높았다. 수학나는 137점으로 지난해의 139점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수학가는 130점으로 지난해의 127점보다 높아졌다.
이같은 표준점수를 원점수로 환산하면 1등급 커트라인은 국어 92점, 수학가 92점, 수학나 92점, 영어 94점으로 추정된다. 2등급컷은 국어 86점, 수학가 88점, 수학나 83점, 영어 87점으로 예측된다는 게 입시업계의 분석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국영수 만점자 비율이 2012학년도 이후 최근 6년간 가장 낮게 나타났다"며 "인문계의 경우 국영수 표준점수 최고점이 지난해보다 4점 올라 415점, 자연계는 11점 올라 408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이영덕 소장은 "국어와 수학은 어렵고 영어는 다소 쉬웠다"며 "전체적으로 변별력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국어A형 만점자 비율은 0.80%, 국어B형은 0.30%였는데 올해는 0.23%로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 1.66%였던 수학가형은 올해 0.07%로, 지난해 0.31%였던 수학나형은 0.15%로 각각 떨어졌다. 다만 지난해 0.48%이던 영어만 올해 0.72%로 만점자 비율이 다소 높아졌다.
국영수 모두 만점자 비율이 1% 이하로 떨어지긴 2012학년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이과 수학의 경우 지난 2005년 수능 도입 이후 2011학년도의 0.02%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낮은 만점자 비율을 나타냈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역시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된 가운데 과목별 편차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과탐의 경우 지난해 13점이던 과목간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는 올해엔 5점으로, 사탐은 6점에서 3점으로 감소했다.
사탐 만점자 비율은 '사회문화'와 '법과정치'가 각각 0.58%와 0.98%로 가장 낮은 반면, '세계지리'는 5.74%를 기록했다. 과탐의 경우 '생명과학2'가 0.26%로 가장 낮았고, '물리2'는 2.41%로 가장 높았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선 선택과목에 따라 난이도 격차가 여전했다. 아랍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3년 연속 100점을 기록했고, 베트남어는 79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낮은 과목은 66점의 독일어Ⅰ, 만점자 비율이 가장 낮은 과목은 0.08%의 프랑스어였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연구소장은 "상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하향지원보다 소신지원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하는 학생들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여, 3등급대 수험생들의 정시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시모집 원서접수는 오는 31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모집군별 전형은 1월 5일부터 진행된다. 합격자 발표는 2월 2일 이전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내년도 정시모집 인원은 전국 196개 4년제 대학에서 지난해보다 1만 3017명 줄어든 10만 3145명이다. 이 가운데 87.6%인 9만 370명은 '수능 위주'로 선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