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근(사진=CJ E&M 제공)
경남 함양에서 상경한 ‘지리산 소년’으로 주목 받은 김영근은 어려운 환경 속에도 가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소울 깊은 목소리로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다. “어차피 우승은 김영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방송 초반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 말은 현실이 됐다. 김영근은 지난 8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결승전에서 이지은과 접전을 벌인 끝에 우승을 차지해 총 상금 5억 원과 심사위원 전원이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앨범 발매 혜택의 주인공이 됐다.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센터 지하 1층에서 Mnet ‘슈퍼스타K 2016’ 우승자-준우승자 공동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김영근은 “아직 우승을 실감하지 못 한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허각의 행보를 따라가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편, ‘슈퍼스타K 2016’은 역대 시즌 중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사상 최대 규모인 7인의 심사위원 체제(거미, 김범수, 김연우, 길, 에일리, 용감한 형제, 한성호 FNC 대표)를 도입했으며, 상징이었던 ‘슈퍼위크’를 폐지하고 4개의 배틀 라운드를 도입해 서바이벌 구조를 강화했다.
명맥을 이어나가기 위한 대대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2~3%대에 머무는 등 흥행 성적은 저조했다. 자극적인 편집을 줄이고 참가자들의 실력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었다는 평가다.
다음은 우승자 김영근 일문일답.-‘슈퍼스타K’ 종영 소감은.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어제 무대 위에서도 그랬다. 일단 고마운 사람들이 너무 많다. 부모님을 비롯해 챙겨주신 분들이 생각난다.”
-결승에서 이지은을 만났을 때 소감은.
“마음이 편했다. 3라운드 때부터 같이 연습하면서 친해졌는데, 결승전에서 만나게 되어 편하게 연습할 수 있었다.”
-방송 초반부터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런 반응을 예상 못 했다. 합격 여부를 떠나 노래하는 것 자체가 좋았다. 그런데, 우승까지 하게 되니 멍했다. 응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우승을 하게 된 게 아닌가 싶다.”
-시청률이 아쉬웠다.
“시청률은 잘 몰랐다.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노래를 부른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다.”
-향후 ‘슈퍼스타K’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텐데.
“그렇게라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감사할 것 같다.”
-결승 상대 이지은의 스타성을 평가하자면.
“난 스타성이 없다. 말도 못 하고. (웃음). 지은 누나는 귀엽고 말도 잘 한다. 얼굴도 예쁘고. 그래서 스타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승을 했지만, 시기상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 무대에 서지 못했다.
“아쉬움은 없다. 오히려 갔다면 자신이 없었을 것 같다.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기억에 남는 심사평은.
“이번에 잘 안 되면 큰 형 일을 도우려고 했다. 그런데 용감한 형제님께서 ‘노래다운 노래를 들었다’고 해주셔서 힘을 얻었다.”
-음악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힘은.
“떨어지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슈퍼스타K’에서도, 중간 중간 나갔던 가요제에서도 항상 떨어졌다. 주변에서는 내가 음악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음악을 좋아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했던 것 같다.”
-향후 계획은.
“일단 친구들과 함께 하기로 한 공연이 두 개 정도 있다. 친형이 드럼을 치는데 같이 밴드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슈퍼스타K’가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는 뭘까.
“일반인들이 도전할 수 있는 무대다. 노래 잘 하는 사람은 많은데 기회를 잡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빛을 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슈퍼스타K’란.
“마음가짐을 다르게 만들어 준 프로그램이다.”
-기획사 러브콜은 없었나.
“숙소에 들어가자마자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전자기기를 빼앗겼다. 그래서 아직 잘 모르겠다. 기획사에 대해 잘 모른다. 진짜 노래만 했다. 이야기를 많이 해보고 나서 결정해야할 것 같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은.
“핸드폰을 너무 쓰고 싶었다. 전원을 켜보니 연락이 많이 와 있더라. 친구들과 쇼핑도 하고 싶다. PC방에서 게임도 하고 싶다.”
-서보고 싶은 꿈의 무대가 있다면.
“김범수 님을 존경했다. 같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슈퍼스타K’ 출신 중 닮고 싶은 사람이 있나.
“김필 님이다. ‘걱정 말아요 그대’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반했다. 또, 허각 님처럼 노래를 발표했을 때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행보를 따라가고 싶다.”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
“사람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곡을 부르고 싶다. 3~40년 후에도 인정받는 가수가 되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