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급식을 낙찰받기 위해 학교 관계자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급식업자들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입찰과정에서 이들은 다른 경쟁업체의 입찰정보까지 해킹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입찰방해 및 배임증재 등의 혐의로 급식납품업자 A(52) 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접대를 받은 학교 행정실장 B(57) 씨를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고, 나머지 학교관계자 16명의 비위사실을 서울시교육청에 통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중·고등학교 급식 '지명입찰'에서 낙찰률을 높이기 위해 9개 공급업체와 대리점 계약을 맺은 뒤 같은 학교에 입찰하게 했다.
지명입찰은 학교 측에서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급식업체 몇 곳을 골라 경쟁 입찰을 시키는 방식이다.
A 씨 등은 학교관계자들에게 향응을 제공하는 대가로 지명입찰에서 자신과 대리점 계약을 맺은 업체가 2~4개 선정되도록 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경쟁입찰을 할 급식업체들을 추려낼 권한이 있는 B 씨 등 각 학교 행정실장들을 평소 골프라운딩에 데려가는 등 접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국내외에서 행정실장들에게 제공한 골프 접대 비용은 모두 930만원 상당이다.
또, 이들은 경쟁업체의 전(前) 직원 등을 통해 상대 업체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 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입찰정보를 빼돌려 낙찰률을 높인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 등은 이와 같은 수법으로 2012년 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에 있는 37개 사립 중·고등학교 급식 입찰에 참여해 모두 75억6000만원 상당을 낙찰 받았다.
경찰은 납품업자 간 담합 및 교육청, 사립, 공립학교 관계자들과의 유착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