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쇼인 'CES 2017'에 전 세계 3800여개 기업들이 참가하면서 현지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지난해 가장 주목받았던 무인항공기(UAV) 드론에 대한 관심이 다소 주춤해진 가운데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이 올해 CES에서 확실한 본색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 된다. 웨어러블 기기도 스마트워치를 중심으로 약진을 노리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영 신통치 않다.
◇ 첨단 기술의 격전장 'CES 2017'…클라우드 사물인터넷으로 '연결·연결·연결'사물인터넷(IoT)는 스마트 냉장고와 같은 가전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기반 IoT 제품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IoT 서비스 플랫폼은 인공지능(AI) 및 기계학습을 활용한 응용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등장할 예정이다.
웨어러블과 IoT의 결합으로 아마존이나 구글과 같은 인공지능 기술 기업의 가정용 음성 제어 플랫폼은 CES 2017에서 큰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력한 기계학습 기능을 갖춘 대기업의 지능형 소비자 가전의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새로운 방법들도 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기술로 연결된 소비자 가전제품의 확산과 함께 서비스 거부 공격(디도스 DDoS) 봇으로부터의 보안과 개인정보보호는 물론, 공유된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정보 보안 및 익명성 강화에도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TV 기술의 화질 경쟁도 본격화 된다. 이미 4K TV는 HDR 및 높은 해상도와 더 선명한 색상을 확보하며 잠재력 높은 표준을 갖추게 됐다. 또한 UHD 스트리밍 서비스는 블루레이 디스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스플레이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기술은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을 중심으로 이번 CES에서 가장 주목받는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상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가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다 애플 카플레이나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처럼 사용자의 웨어러블·모바일 기기와 연동되는 시스템도 더 강화될 예정이다.
1. 언제 어디서나 '음성 제어'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인 에코(Echo)는 지난 한 해 동안 구글의 어시스턴트 (Assistant)가 탑재된 구글 홈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애플은 최신 아이폰 OS에서 시리(Siri)를 개편했다. 알렉사(Alexa)가 탑재된 에코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Cortana)는 앞으로 더 다양한 써드파티 하드웨어에 등장할 것으로 기대 된다. 사용자들이 다른 모바일 앱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렉사의 등장은 IoT 기술이 담긴 스마트 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조명, 자동 온도 조절기, 자동차 및 도어락 제조업체 등은 이미 아마존 플랫폼의 에코를 사용하여 제어할 수 있고, 애플의 홈킷(Homekit)은 새로운 종류의 가전 제품을 통해 점차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레노버는 아마존 인공지능 알렉사를 탑재 홈스피커를 이번 CES에서 공개한다.
아마존은 일본의 세이키, 웨이스팅하우스, 엘리먼트 일렉트로닉스를 통해 Fire-powered 4K UHD 스마트 TV 세트를 생산하기 위해 중국 기반의 거대 전자 회사인 Tongfang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이 4K TV 세트는 43~65인치 크기로 TV 리모콘의 통합 마이크를 통해 Fire TV에 탑재된 인공지능 알렉사를 통해 음성 명령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Tongfang 글로벌 초이 성 마케팅 부사장은 "스마트TV는 사용하기 번거롭고 어려울 수 있지만 우리의 새로운 4K Ultra HD 스마트 TV 라인인 아마존 Fire TV Edition은 업계 최고 성능의 프로세서, 독특한 음성 제어 원격 제어 및 아마존 프라임의 영화 감상 경험을 바탕으로 높은 고객 만족도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리밍 미디어 플레이어 로쿠(Roku)와 구글도 이미 스마트TV 플랫폼에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통합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던 터라 이번 CES 2017에서 다양한 음성제어 플랫폼의 등장이 기대된다.
2. '인공지능' 소비자를 품다지난해 디지털 컴퓨팅 산업에 급격한 변화를 불러온 인공지능(AI) 기술은 올해 CES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사용자가 컴퓨터나 네트워크를 의식하지 않고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환경 속에서 AI의 컴퓨터 학습 기술의 적용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2016년 사람이 운전하던 자동차의 두뇌를 강화하고, 로봇과 무인항공기에서의 AI 기술 적용이 많았다면, 올해는 핵심 센서의 가격 하락과 함께 더 많은 소비자 제품으로 확대 되면서 일상 생활에 사용하는 스마트 가전 기기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칫솔질의 효율성을 파악해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칫솔 제품부터 소모품이 필요한 시점을 알려주는 냉장고나 세탁기에 이르기까지 AI는 일상 생활로 파고 들고 있다.
CES 2017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삼성전자의 청소로봇 '2017년형 파워봇' 등 인공지능 기반의 IoT 기술이 접목돼 앱을 통해 제어가 가능 한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선보인다. 삼성은 모든 가전에 AI를 탑재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스마트 플랫폼 구축을 강화 한다.
LG전자도 지능형 로봇 청소기를 개발하면서 쌓은 자율주행 기술과 로봇 플랫폼을 활용한 가정용 집사 로봇 등의 청사진을 마련했다. LG전자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딥 러닝 기술 '딥 씽큐'를 통해 스마트홈 제어 가전을 우선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ODG R-9
3. 홀로그램 & 증강현실지난해가 '가상현실의 해'였다면 2017년은 '증강현실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투명 바이저를 통해 착용자가 홀로그램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올인원 헤드셋 홀로렌즈(Hololens)가 AR 기기의 선두격이었다면, 올해 구글과 중국의 알리바바가 투자한 매직 립(Magic Leap)의 급부상도 기대된다.
이번 CES에서 매직 립을 만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21세기폭스로부터 5800만달러를 투자 받은 ODG는 퀄컴 스냅드래곤 835 칩이 들어간 AR 기기 R-8과 R-9을 공개한다. 메타(Meta)는 AR 단말기 '메타2'를 내놓고, 산업 현장에서 쓰이는 증강현실 기술이 접목된 첨단기술 안전모를 생산하는 다크리(Daqri) 등 신생 업체 제품들이 대거 출시된다.
증강 현실 디스플레이는 자동차 업계의 화두이기도 하다. 미래 자율주행차 기술 못지 않게 차량의 대시보드가 어떻게 변하게 될지도 이번 CES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은 콘셉트카를 중심으로 내비게이션과 알림 등을 증강현실로 투사하는 기술들이 새롭게 선보여질 예정이다.
4. 연결하라 5G아직 4G LTE 네트워크를 배치하는 국가들이 여전히 많지만 이미 첨단 무선 기술은 한 발 앞서가고 있다.
칩 제조사인 퀄컴의 스티브 몰렌코프 CEO가 CES 2017에서 5G가 이끄는 새로운 산업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서는 등 칩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5G 기술 차용에 적극 나선다.
에릭슨은 이번 CES에서 슈퍼세션을 통해 5G의 미래에 대해 제시하고, 5G 네트워크 기지국 모델과 단말기를 선보인다.
5G는 대기 시간을 줄이고 전력 소비를 낮추면서도 더 빠른 데이터 속도를 제공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자동차(커넥티드카)와 가상현실, 사물인터넷 네트워크에 효과적이다.
향후 연결성(Conectivity)이 화두가 될 네트워크 생태계에서는 5G의 도입으로 모바일과 가정, 공공, 교통 분야 등 일상생활 전반의 생태계 통합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5. 올해도 '초고화질 TV' 경쟁매년 2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스마트폰 회사들의 격전장이라면, CES는 TV와 가전제품의 격전장이라고 할 수 있다.
TV 시장의 양대 산맥인 삼성과 LG의 프리미엄 화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플렉서블 TV와 초대형 화면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이번 CES 2017에서는 삼성전자의 QLED TV와 LG전자의 올레드 TV가 화질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머리카락보다 수만 배 작은 퀀텀닷 입자에 메탈 소재를 더하는 새로운 기술로 만든 삼성전자의 QLED 초고화질 TV는 세계 최초로 컬러 볼륨을 100%까지 표현하면서도 최고 밝기가 1500~2000 니트(nits)까지 구현돼 자연에 보다 더 가까운 밝은 빛을 낸다. 지능형 음성 제어 기능도 적용돼 복잡한 스마트TV 조작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LG전자는 화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부수적인 요소를 과감하게 배제한 벽지처럼 벽에 붙일 수 있는 '시그니처 올레드 TV W' 신제품을 선보인다.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올레드는 정확한 색 표현과 자연색에 가까운 화질, 완벽한 블랙을 구현한다.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빛샘 현상까지 없애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색과 화면의 왜곡이 없다.
소니도 LG 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한 OLED TV를 내놓고,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TCL은 퀀텀닷 기술에 HDR 기능을 축한 프리미엄 TV를, 하이센스와 스카이워스 등도 ULED, OLED TV 제품을 선보인다. 특히 Tongfang이 출시하는 4K Ultra HD 스마트 TV 라인인 '아마존 Fire TV Edition'은 업계 최고 성능의 프로세서와 독특한 음성 제어 원격 제어 기술이 탑재되고 아마존 프라임의 영상 시청 환경을 분석한 설계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Crazybaby의 Air by Crazybaby
6. 공간 오디오 처리 헤드폰 그리고 무선 헤드폰최근 헤드폰의 기술이 상당히 좋아졌지만 '음질 향상' 그 이상을 뛰어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 가상현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돌비의 Atmos 및 젠하이저의 AMBEO와 같은 공간 오디오 기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기술들은 최적의 사운드를 찾기 위해 뇌에서 사용하는 신호를 모방할 수 있을 뿐더러 일반적인 서라운드 사운드 세팅보다 더 사실적으로 소리를 구현할 수 있다.
공간 오디오 처리를 위한 통합 디지털 신호 프로세서 및 사운드 카드의 기능이 개선된 제품들이 나오면서 AR과 VR기기는 물론 일반 헤드폰 시장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헤드폰 단자를 없앤 애플의 아이폰7이 수천만대 팔려나가면서 헤드폰 시장의 지각변동을 불러오고 있다. 애플이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출시하면서 더 강력한 무선 네트워크와 프리미엄 사운드 기술이 접목된 제품이들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게이밍 전용 헤드폰과 고음질 헤드폰이 무선 프리미엄 제품으로 대거 등장한다.
특히 최근 상용화된 블루투스 5 기술은 기존 대비 전송범위가 4배로 늘어나고 전송속도는 2배 빨라져 전송범위와 속도가 늘어난다. 기존 블루투스보다 유연성이 증강되고 블루투스의 단점으로 지적되어왔던 느린 속도, 배터리 소모량, 페어링을 위한 거리 등이 효과적으로 개선돼 무선 헤드폰의 제품 라인업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CES 2017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헤드폰을 살펴보자. 무선 헤드폰 제품들이 눈길을 끈다.
OSSIC의 OSSIC X는 최고의 3D 듣기 경험을 제공한다. 영화, 음악, 게임 및 가상현실에 최적화된 정확한 사운드 포지셔닝과 뛰어난 음질을 앞세웠다. Audio-Technica의 ATH-DSR9BT는 퓨어 디지털 드라이브 시스템을 채택한 최초의 무선 헤드폰이다. 고해상도 오디오를 제공하기 위해 Dnote® 기술 및 하이엔드 기술이 적용됐다.
Crazybaby의 Air by Crazybaby는 애플의 에어팟의 콘셉트가 떠오른다. 무선 Hi-Fi 스테레오 이어 버드인 크레이지 베이비는 CSR 고품질 디코딩 칩으로 설계돼 활동 시에도 안정적인 연결이 가능하다. 이미 전세계 화제가 된 LG전자의 목걸이형 블루투스 이어폰의 프리미엄 신제품이다. LG TONE Active+는 재생 목록의 베이스를 증폭하는 외장형 스테레오 스피커가 내장했고, 활동성이 뛰어난 디자인은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BMW HoloActive Touch
7. 꿈의 기술 '자율주행'을 위한 밑그림
CES 2017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는 첨단 기술은 역시 '자율주행'이다.
BMW, 폭스바겐, 포드, 혼다, 현대차 등 10여개 완성차 업체와 자율주행 반도체를 개발하는 엔비디아 등 미래 자동차 핵심 기술 업체들은 물론, 보쉬와 콘티넨탈 등 자동차 부품업체도 120여 곳이나 참여해 가전, 스마트 기기 중심이던 CES가 '연결성'이 강조된 융복합 기술 전시회로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주요 자동차 브랜드들은 전기차와 커넥티드 앱을, 반도체 기업들은 자율주행 칩과 센서, 부품업체들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을 위한 핵심 부품 등을 들고 나온다.
이번 전시회에서 BMW는 물리적 접촉 없이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홀로그램 기술인 '홀로액티브 터치 시스템'을 최초로 선보인다. BMW는 또, 반도체와 인공지능 기술 업체인 인텔과 자율주행 기술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한다.
폭스바겐과 혼다는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공개하고,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과 하이퍼 커넥티드 차량 플랫폼 등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