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슈틸리케호에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려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다사다난했던 병신년(丙申年)이 가고 2017년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2016년 한국 체육은 어떤 다른 분야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러나 다시 힘차게 뜬 2017년의 태양처럼 한국 스포츠는 재도약을 노린다. 더욱이 올해는 초반부터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는 데다 내년 평창동계올림픽과 러시아월드컵을 위한 마지막 준비에 나서야 한다. CBS노컷뉴스 체육팀은 4회에 걸쳐 새해를 맞아 2017년 대한민국 스포츠의 현실과 과제를 조명해본다.[편집자주]
슈틸리케호의 2016년은 롤러코스터였다. 2015년 6월부터 시작된 2차예선을 8경기 27골 무실점이라는 압도적 성적으로 마쳤다. 이어진 유럽 원정에서 스페인에 대패했지만, 곧 체코를 잡았다.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16년 9월 시작된 최종예선에서는 고전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연이은 말실수로 곤욕을 치렀고, 경질설까지 나돌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마지막 경기였던 우즈베키스탄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 승리와 함께 힘겹게 살아남았다. 한국 축구도 일단 위기에서 벗어났다.
2017년에도 최종예선은 계속 된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여전히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상황. 슈틸리케 감독과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린 2017년이다.
◇너무나도 중요한 초반 3연전슈틸리케호의 최종예선 5경기 성적은 3승1무1패다. 승점 10점으로 이란(승점 11점)에 이은 A조 2위. 현재까지는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티켓이 보인다. 하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과 승점 차도 고작 1점에 불과하다. 남은 5경기에서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격차다.
만약 조 3위로 떨어질 경우 험난한 일정을 거쳐야 한다. B조 3위와 홈 앤드 어웨이로 플레이오프를 치러 이긴 뒤 북중미 예선 4위와 대륙별 플레이오프도 이겨야 러시아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다.
한국은 3월23일 중국(원정)을 시작으로 3월28일 시리아(홈), 6월13일 카타르(원정), 8월31일 이란(홈), 9월5일 우즈베키스탄(원정)과 차례로 만난다. 원정 3경기, 홈 2경기의 쉽지 않은 여정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월드컵 직행 예상 승점을 22점으로 내다보고 있다. 필요한 승점은 12점. 5경기에서 4승 이상을 거둬야 가능한 성적이다. 흔히 말하는 객관적인 전력이라면 4승도 가능하지만, 앞선 5경기에서 전력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초반 3경기인 중국, 시리아, 카타르전이 중요하다.
월드컵 티켓을 놓고 다투는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마지막에 만나는 상황. 결국 마지막 2경기에서 티켓의 향방이 결정된다. 즉 초반 3경기 중 한 경기라고 삐끗하면 사실상 월드컵 직행은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특히 출발을 알리는 중국 원정이 중요하다. 중국은 해발 1800m에 자리한 쿤밍에서 경기를 예정하고 있다. 고지대만 가면 작아졌던 한국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막판 2연전 일정도 버겁다. 홈에서 이란을 상대한 뒤 우즈베키스탄 원정을 떠나야 한다. 가장 중요한 두 경기에 피로가 최고조에 달하는 상황. 대한축구협회는 선수들의 피로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세기를 고려하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사진=박종민 기자)
◇입지 좁아진 유럽파·코칭스태프 선임 등 과제슈틸리케 감독은 최종예선에서 스스로 세운 원칙을 깼다. "소속팀에서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는 뽑지 않겠다"는 원칙이다.
바로 유럽파들 때문이다.
한 때 국가대표가 유럽파 주축일 때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유럽파들이 주춤하다. 기성용(스완지 시티), 손흥민(토트넘 훗스퍼), 구자철, 지동원(이상 아우크스부르크) 정도만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다.
반면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은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길다.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 부활한 석현준(FC포르투)은 트라브존스포르에서 임대계약이 해지됐다. 초창기 멤버인 박주호(도르트문트), 김진수(호펜하임), 윤석영(가시와 레이솔)은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보기 힘들다.
슈틸리케 감독이 최종예선에서도 베스트 11을 꾸리지 못하고 여러 선수들을 기용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일단 박주호는 새 소속팀을 알아보고 있다. 또 윤석영 역시 유럽을 떠나 일본에 새 둥지를 틀었다. 둘이 새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는다면 측면 수비수 문제로 애를 먹고 있는 슈틸리케호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코칭스태프 선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현재 슈틸리케호의 코칭스태프는 카를로스 알베르토 아르무아 코치, 차상광 골키퍼 코치까지 2명이다. 차두리 전력분석관까지 포함해도 3명이다. 신태용 코치가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으로 나간 자리를 메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