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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巨人 캡틴'이 본 이대호 복귀 '성공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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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巨人 캡틴'이 본 이대호 복귀 '성공의 조건'

    전 롯데 주장 조성환 KBS N 해설위원 전망

    '저 돌아왔습니다' 24일 롯데와 4년 150억 원, 한국 프로야구 사상 역대 최고액에 계약하며 6년 만에 친정팀과 한국 무대로 복귀하는 이대호. 올해 롯데의 가을야구를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다.(자료사진=노컷뉴스)

     

    '빅 보이' 이대호(35)와 친정팀 롯데의 계약 소식이 전격 발표된 24일. 누구보다 이대호의 복귀를 반긴 사람이 있다. 바로 '전 거인군단의 캡틴' 조성환 KBS N 스포츠 해설위원(41)이다.

    조 위원은 이대호가 롯데에 입단한 2001년부터 해외 무대로 진출하기 마지막인 2011시즌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선배. 2000년대 초반 암흑기는 물론 화끈한 공격 야구로 플레이오프(PO)에 나섰던 2008년부터 4년 동안의 영광도 함께 했다.

    특히 이대호가 떠나기 전부터 롯데 주장을 맡아 거인군단을 이끌었다. 조 위원은 1999년 입단부터 2014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통산 1032경기를 한 팀에서만 뛴 '롯데맨'이다. 거인군단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조 위원이다.

    일각에서는 이대호의 복귀로 롯데가 단숨에 가을야구 후보로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0년 전인미답의 타격 7관왕에 올랐던 이대호인 만큼 엄청난 존재감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 위원도 이대호의 복귀에 대해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대호와 롯데가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있었다. 누구보다 롯데를 잘 아는 조 위원이기에 귀담아 들을 만한 조언이다.

    ▲"정신적 지주 역할…구도 부산 깨울 것"

    일단 조 위원은 이대호의 복귀에 대해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운을 뗐다. 롯데 구단의 성적은 물론 팬들의 호응까지 구도(球都) 부산 전체를 달굴 만한 영향력이 있다는 것이다. 조 위원은 "이대호의 복귀는 나도 고대하던 소식이었다"면서 "롯데 구단을 깨우고 팬들을 다시 불러모을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대호의 위력을 너무나 잘 아는 조 위원이다. 조 위원은 롯데가 암흑기를 끝내고 8년 만의 가을야구를 이룬 2008년부터 이대호와 중심 타선을 이뤘다. 특히 이대호는 2009년부터 홍성흔(은퇴), 카림 가르시아와 결성한 이른바 '홍대갈' 타선의 핵심이었다.

    2011년까지 4년 동안 이대호는 타율 3할3푼(1884타수 621안타) 117홈런 440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 155안타 29홈런 110타점 이상을 쓸어담은 셈이다. 타율 3할-30홈런-100타점 이상을 기록한 셈이다.

    '공포의 홍대환?' 롯데는 2000년대 후반부터 화끈한 공격야구로 프로야구의 인기를 끌어올렸다. 사진은 2009년부터 롯데 중심타선을 이뤘던 홍성흔(왼쪽부터), 이대호, 조성환의 모습.(자료사진=롯데)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한 황재균(샌프란시스코)이 지난해 롯데에서 거둔 성적은 타율 3할3푼5리 167안타 27홈런 113타점이었다. 이대호의 예전 성적과 비슷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이대호가 뛰던 당시보다 11경기에서 최대 18경기가 많았다. 이대호가 144경기 체제에서 뛴다면 홈런, 타점 등이 더 많아졌을 것이다.

    특히 이대호는 눈에 보이는 성적보다 팀에 미칠 무형의 효과가 기대된다. 팀의 중심을 꽉 잡아줄 정신적 지주 역할이다. 조 위원은 "이대호는 충분히 팀을 이끌어갈 리더 역할을 해줄 만한 선수"라면서 "4년 150억 원 몸값은 그런 부분도 포함된 액수일 것"이라고 짚었다.

    공교롭게도 롯데는 이대호가 해외 진출한 이후 다시 부진에 빠졌다. 2012년에는 그래도 홍성흔, 김주찬 등 베테랑들이 팀을 이끌었지만 이들이 각각 두산, KIA로 이적한 2013년부터는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조 위원은 "이대호는 팀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 구단이 바라는 이대호의 역할도 그것이다.

    ▲"2011년과 2017년의 롯데는 다르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롯데의 올해 가을야구는 쉽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이대호의 복귀 외에는 전력 보강 요인이 딱히 없다. 황재균의 공백이야 이대호가 차고 넘치게 메우겠지만 그뿐이다.

    전력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 선수 라인업이 신통치는 않다. 특히 1선발 요원이었던 조시 린드블럼이 빠진 공백을 메우기 쉽지 않다. 지난해 8승(10패)을 거두며 85만 달러(약 10억 원)에 재계약한 브룩스 레일리가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할 판이다. 52만5000 달러에 영입한 우완 파커 마켈까지 다른 팀들의 수두룩한 100만 달러 이상 외인들과 비교해 무게감이 떨어진다. 외인 내야수 앤디 번즈의 몸값도 65만 달러로 기대치가 높지는 않다.

    올 시즌은 디펜딩 챔피언 두산과 지난해 2위 NC를 비롯해 겨우내 전력을 크게 보강한 LG, KIA 등이 5강 후보로 꼽힌다. 여기에 '잇몸 야구'가 맹위를 떨치는 넥센과 재기를 노리는 SK, 한화 등도 만만한 전력이 아니다.

    롯데가 이들 한 팀을 잡아야 5년 만의 가을야구가 가능하다. 조 위원이 "롯데가 중상위권 이상의 성적을 내려면 이대호만이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실력을 100% 발휘한다는 조건이 충족돼야 가능하다"고 전망한 이유다.

    올해 프로야구는 스토브리그에서 최형우(왼쪽)를 영입하고 양현종(오른쪽)을 눌러앉힌 KIA와 차우찬을 데려온 LG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자료사진=KIA, LG)

     

    특히 롯데는 지난해의 뼈아픈 교훈이 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의욕적으로 뒷문을 강화했다. 마무리 손승락과 필승조 윤길현을 각각 4년 60억, 38억 원에 데려오며 가을야구의 꿈에 부풀었다. 그러나 윤길현이 블론세이브 8개, 손승락이 6개를 기록하는 등 난조에 빠지면서 힘을 잃었다.

    조 위원이 지적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조 위원은 "사실 지난해 롯데는 이 두 투수의 대안이 없었다"면서 "그저 잘 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었고, 그게 무너지자 걷잡을 수 없었다"고 짚었다. 롯데는 지난해 팀 블론세이브가 KIA(21개)에 이어 2위(18개)였고, 팀 ERA는 7위(5.63)였다.

    이대호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대호는 제 역할을 해줄 가능성이 높지만 반대의 경우에 대한 플랜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만 목을 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조 위원은 "이대호도 중요하지만 다른 선수들이 더 중요하다"면서 "특히 이대호가 뛰었던 롯데와 지금의 롯데가 다른 만큼 6년 만에 복귀하는 이대호가 낯설 수 있는 롯데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호는 올해 WBC에서도 4번 타자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사진은 '2015 서울 슈퍼시리즈' 대한민국과 쿠바의 경기 때 모습.(자료사진=박종민 기자)

     

    게다가 이대호는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으로 팀 훈련에 상당 기간 빠질 수밖에 없다. 조 위원은 "스프링캠프에서 롯데는 앞뒤 타순과 내야진 교통 정리 등 해야 할 일들이 적지 않다"면서 "때문에 롯데는 이대호가 들어와서 팀 전체가 바뀌는 게 아니라 이대호가 잘 안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제 팀의 주축이 된 강민호, 손아섭 등과 역할 분담도 필요하다. 조 위원은 "이대호가 뛰었을 당시 강민호, 손아섭 등은 아직 어렸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팀의 최중심이 된 만큼 목소리를 내야 하는 위치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호도 이를 인정하고 가야 하고, 기존 멤버들도 이대호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라진 거인군단에 이대호가 얼마나 잘 안착할 수 있을까. 이대호가 복귀한 거인군단이 올해 가을야구에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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