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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에 바친 20대 청춘, “설문조사가 함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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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천지에 바친 20대 청춘, “설문조사가 함정이다”

    사교집단 신천지가 예비 대학생들을 포교 대상으로 삼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수능이 끝난 뒤 신천지에 포섭돼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던 탈퇴자들은 예비 대학생들에게 수상한 설문조사에는 절대 응하지 말 것을 충고한다. [편집자 주]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이한형기자

     


    인천에 사는 27살 이 아무개 씨.

    이 씨는 한 달 전 신천지에서 빠져 나와 현재 경기도 일원의 한 이단상담소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이 씨는 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 거리에서 대학 생활과 관련된 설문조사에 응했다가 신천지에 포섭됐다. 그리고 7년 동안 신천지에 20대의 젊음을 맡겨야했다.

    이 씨를 더 괴롭게 하는 것은 신천지 때문에 부모를 속였다는 사실이다. 신천지 활동으로 청춘을 허비한 이 씨는 다시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신학교를 가기로 마음먹었다.

    청주에 사는 22살 김 아무개 씨.

    김 씨 역시 수능을 치른 직후 설문조사에 응했다가 신천지에 포섭됐다.

    김씨는 목회자 자녀로 누구보다 신천지에 대해 잘 알고 있었지만, 설문조사로 접근한 신천지의 모략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신천지 맛디아지파 구역장 까지 지냈던 김 씨는 두 달 전 부모에게 신천지 활동이 들통 나면서 이단 상담을 통해 비로소 신천지의 허구를 알게 됐다.

    자신은 이제라도 빠져 나왔지만 친구들을 신천지로 인도했다는 죄책감에 김씨는 괴롭기만하다.

    CBS 취재진이 1일 이단 상담교육을 받고 있는 김씨와 이씨를 만나 심정을 들어봤다.

    지난해 4월 CBS 목동 사옥 앞 시위에 동원된 신천지 청년들. 이씨와 김씨 모두 CBS 폐쇄를 주장하는 시위에 동원됐었다. 황진환 기자.

     


    Q. 신천지에서 빠져 나온 기분이 어떤가?

    이OO(27세, 신천지 탈퇴자)

    “고3 수능이 끝난 후 포섭돼 들어갔고 7년 정도 있었다. 나온 지는 한 달 정도 됐는데 그곳에서 보낸 젊음을 보상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많이 힘들었다. 마치 꿈에서 깬 느낌이랄 까. 인생을 걸었던 곳이었는데 그곳이 허구라는 사실을 알게 되니 어떻게 해야 하나 ..끔찍한 생각도 사실 가졌었다. 신천지 교리가 하늘의 계시로 된 것이 아니라 다른 이단들이 쓰던 수법이고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는 사실에 분하다. 무엇보다 가족을 속이면서까지 활동을 했다는 사실에 마음의 짐이 너무 크다. 이단상담소에서 후속 교육을 받으면서 바른 복음이 무엇인지, 어떻게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지 마음을 잡아가는 단계다.”

    김OO(22세, 신천지 탈퇴자)

    “수능이 끝나고 포섭돼 20살 때 들어가 2년 정도 신천지 신도로 있었다. 처음에는 학교를 다니면서 활동하다가 휴학했다. 하루 종일 신천지 포교 활동에 매달렸다. 그러다가 부모님께 신천지 구역장 활동 자료가 발각됐고, 이단 상담소 상담과정에서 신천지의 허구를 깨달아 탈퇴하게 됐다. 나 때문에 신천지에 빠진 친한 친구들, 동창들 생각에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Q. 신천지에서는 무슨 활동을 했나?

    이OO(27세, 신천지 탈퇴자)

    “집을 나와서 신천지 활동을 했다. 당시에는 신천지에 인생을 걸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주로 학생회 활동을 했는데 서기, 문화부 활동을 비롯해 이런 저런 일을 많이 했다. 신천지 부녀회 자녀들을 대상으로 신천지로 포섭하는 활동도 했는데 사리 분별 안 되는 아이들을 포섭했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많이 든다.”

    김OO(22세, 신천지 탈퇴자)

    “구역장으로 있었다. 신천지에서 빠져 나온 지는 두 달 정도 된다. 이제야 조금 신천지의 실체가 보인다. (신천지)안에 있을 때는 다 진리같고 인생을 걸어도 여한이 없다 할만큼 달콤했는데 나오고 보니까 속았다는 기분밖에 안 들고 화가 많이난다.”


    Q. 군 복무중에도 신천지 활동을 했나?

    이OO(27세, 신천지 탈퇴자)

    “군대에서 후임병을 데리고 복음방을 했다. 후임병이 성경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성경 공부를 같이하자고 해서 조금 씩 신천지 포섭 단계를 향상시켜 나갔다. 부대가 해체되면서 무산되긴 했지만, 휴가 때마다 인적사항이나 특이사항들을 신천지에 보고했다.”

    김OO(22세, 신천지 탈퇴자)

    “군대간 청년들을 구역에 몇 명씩 배정시키고 관리했다. 휴가 때마다 어떤 활동을 했는지 보고했고, 휴가 나와서 어떻게 지내는지 일거수 일투족을 관리했다.”


    Q. 지난 해 CBS 앞 대규모 시위에 참석했었나?

    이OO(27세, 신천지 탈퇴자)

    “총회 특별지시사항이 내려왔다. 이만희 총회장이 특별지시사항 내리면 신천지 신도들은 하늘의 법 같이 여긴다. 지파별로 CBS 앞에서 궐기대회를 하라고 공지가 내려왔었다. 인원이 부족하다고 학생회 부서들도 다 참석하라고 해서 참여했다.”

    김OO(22세, 신천지 탈퇴자)

    “청주지역에서는 지교회별로 나눠서 진행하도록 했다. 예배 때마다 공지를 내리고 훈련시키고 어디로 가야하는 지 알려주고, 시위 책자 같은 것도 만들었다. 신천지에서는 구역마다 무조건 참여하도록 지시 했다.”


    Q. 지난 달 신천지 총회 자료에 따르면 중도 탈락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신천지 중도 탈락자가 많은가 ?

    이OO(27세, 신천지 탈퇴자)

    “내부에서 감정 다툼이 많다. 신천지 안에서는 사랑이 넘칠 것 같지만 감정 충돌될 때가 있다. 신천지는 전도(열매) 실적을 중요시하는데 내 열매니 네 열매니 하면서 자주 싸운다. 그리고 신천지에서는 신천지 실체를 폭로하는 인터넷 자료를 ‘침 맞는다’고 하면서 못 보게 하는 데 중도 탈락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인터넷을 통해 신천지 실체를 접한 것으로 알고 있다.”

    김OO(22세, 신천지 탈퇴자)

    “신천지 포교 방법들이 굉장히 노출이 많이 됐다. 이것 때문에 신천지 내부에서는 대책회의를 할 정도다. 신천지 전도방법이 너무 많이 퍼져있어서 내부에서도 한계를 느끼고 있다. 인터넷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신천지 실체를 알게되면서 탈락한다. 또, 신천지 신도들 가운데는 생각보다 신천지 교리가 약한 사람들이 많아서 언제라도 탈퇴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

    신천지에 빠졌던 청년들은 수상한 설문조사에는 절대 응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Q. 신천지 주요 포교 대상이 되고 있는 예비 대학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이OO(27세, 신천지 탈퇴자)

    “대부분 예비 대학생들은 대학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과 함께 생활 적응을 잘 할 수 있을 까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한다. 신천지는 바로 이 부분을 파고 드는 포교방법을 사용한다. 신천지는 예비 대학생들에게 미리 대학교 동아리를 체험할 필요가 있다는 식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접근한다. 설문조사를 통해 접근할 때 정말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동아리가 맞는 지 설문지에 대해 최소한의 의심을 해봐야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러오면 추첨해서 선물을 보내준다고 하면서 인적정보를 수집한다. 그 다음에는 대학 선배라고하면서 예비 대학생들에게 접근해 신천지로 끌어들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김OO(22세, 신천지 탈퇴자)

    “일단 설문지에 답을 하면 절대 안 된다. 설문조사에 응했다하더라도 추가적인 만남을 갖자고 하면 무조건 나가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만 해도 신천지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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