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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찬일 "공개 암살, 제2의 태영호에 대한 경고장"

통일/북한

    안찬일 "공개 암살, 제2의 태영호에 대한 경고장"

    - 리정철, 고정간첩으로 추정돼
    - 평양행 4명이 지휘조, 연막작전
    - 北 통일전선부장 지시로 추정
    - 엘리트 탈북자 망명 막는 의도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변상욱 대기자(김현정 앵커 휴가로 대신 진행)
    ■ 대담 : 안찬일(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김정남을 암살한 남자는 5명, 모두 북한 국적자다. 리정철은 체포됐고 체포되지 않은 4명은 이미 평양에 도착했다. 말레이시아 경찰과 언론이 밝히고 있는 내용들입니다. 북한 배후설이 강하게 다가오는 대목들이기는 합니다만 아직도 궁금한 건 많습니다. 이들은 도대체 누굴까, 누가 지시를 했을까. 왜 김정남은 꼭 죽어야만 했을까.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탈북민 출신이자 북한 문제에 정통한 전문가시죠. 세계북한연구센터의 안찬일 소장이 연결돼 있습니다. 안 소장님, 나와 있습니까?

    ◆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 변상욱> 말레시이아 당국의 수사 발표 내용을 보시면서 드신 생각은 어떤 겁니까?

     

    ◆ 안찬일> 역시 암살사건은 배후에 또 현장에 직접 북한의 베테랑 공작원들이 파견돼서 직접 지휘한 북한 당국의 기획된 암살이었다, 이런 걸 확인하는 그런 결과였습니다.

    ◇ 변상욱> 북한 국적 용의자 중에 가장 먼저 체포됐다고 하는 리정철. 들려오는 얘기들을 보면 노동자 신분이라고 하는데 비자는 말레이시아 비자가 있고 북한의 외화벌이 노동자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대로 받아들여도 될 것 같습니까? 어떻습니까?

    ◆ 안찬일> 그럴 수 없습니다. 이 리정철은 말씀하신 대로 외국인 노동자라고 신분이 돼 있고 아마 노동자 비자로 말레이시아에 지난해 8월에 입국한 걸로 보이는데 제가 볼 때는 이 사람이 아마 현장에 모든 걸 정찰하고 보고하는 그런 일종의 북한의 고정간첩 비슷하지 않았나 이렇게 보입니다. 왜냐하면 리정철은 나이가 많지도 않지만 지금 17살난 아들, 10살난 딸, 40대 와이프까지 온 가족이 말레이시아에 나와 있었다는 겁니다. 원래 말레이시아에는 북한의 광부들이나 노동자들이 300에서 500명 정도 나와 있는데 그 사람들은 다 집단합숙 생활을 하면서 가족은 단 한 명도 데려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리정철은 가족을 다 데려왔고 중산층이 사는 아파트에 살았고 승용차도 좋은 걸 굴리고 이런 걸 보면 이미 이 암살 작전이 오래 전에 기획됐고 스탠딩오더라고 이미 5년 전에 명령이 떨어졌다고 합니다만 리정철이 말레이시아에 나와서 고정적으로 포진하고 이 작전을 완벽하게 준비해 온 사람이 아닌가 그렇게 봅니다.

    ◇ 변상욱> 리정철 본인은 나는 사건 당일 공항에 가지도 않았다, 공항 CCTV에 찍히지도 않았다 이러면서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는 모양입니다.

    ◆ 안찬일> 그러나 그 사람은 공항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공항에 간 사람들은 평양에서 나온 통전부나 정찰총국, 문화교류국, 이런 사람들이 하는 거고 이 사람은 이미 꼬리를 잡히지 않기 위해서 모든 상황을 다 보고한 상태기 때문에 이 사람이 공항에 나타난다는 것 자체는 체포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절대로 나타날 수가 없었을 겁니다.

    ◇ 변상욱> 자기는 그렇게 알리바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아마 버티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겠군요.

    ◆ 안찬일> 그렇죠.



    ◇ 변상욱> 그런데 이렇게 북한에서 해외에 나가 일하는 노동자들은 가족하고 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까?

    ◆ 안찬일> 그렇습니다. 노동자인 경우는 지금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의 시베리아라든지 중국이라든지 심지어 동남아, 쿠웨이트까지 나가 있지 않습니까? 이 사람들 치고 거기 책임자들마저도 가족은 한 명도 데리고 나갈 수 없습니다. 북한에서 가족을 데리고 나갈 수 있는 사람은 외교관 내지는 무역일꾼. 그 다음에 리정철은 제가 고정간첩으로 평가합니다만 이런 사람들이 가족을 데리고 나갈 수 있고, 노동자 비자로 나가는 사람이 가족을 데리고 나가는 경우는 저는 한 명도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변상욱> 본인의 SNS 계정을 뒤져보니까 김일성종합대학 졸업하고 미국에서도 유학한 걸로 돼 있고 한데. 상당히 엘리트인데 이런 엘리트면 말레이시아에서 그냥 노동자일 것 같지는 않고 말이죠.

    ◆ 안찬일> 당연합니다.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했다는데 그것도 2010년에 졸업했다고 하는데 이 사람 나이가 47세 아닙니까? 그러면 40세에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했다. 이것은 사실 북한에서 군대 갔다 와도 아무리 나이 먹어도 한 34에는 대학을 졸업해야 정상입니다. 따라서 제가 볼 때는 그 사람이 페이스북이나 자기 SNS에 미국 유학이나 이런 걸. 물론 미국 유학 북한에도 90년대부터 고위간부 자제들은 몰래 조선족 비자로 보내기는 했습니다만 이 사람의 경우 경력 자체가 조금 위조됐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 변상욱> 그런데 뭔가 그래도 수사에서 드러날 수도 있으니까 빨리 도망가버리면 되는데 왜 그냥 있다가 잡혔을까요?

    ◆ 안찬일> 제가 볼 때 아마 평양으로 이미 도착했다는 4명의 베테랑 공작원. 지휘조, 말하자면. 이 지휘조가 빠져 나가기 위해서는 여러 명의 희생양이 필요했는데 베트남 아가씨, 인도네시아 아가씨 그 다음에 리정철까지도 아마 철저하게 시간을 끌면서 그 사람들이 빨리 빠져나가는 작전에, 연막 작전에 동원됐기 때문에 이 사람은 체포당하리라 또 생각도 안 했고 아마 그러나 말레이시아 정보당국이 이미 이 사람이 지난해 8월 입국한 이후부터 어느 정도 의심을 해 왔기 때문에 이 사람은 아주 자기가 방관하다가 체포된 것으로 그렇게 보입니다.

    ◇ 변상욱> 리정철을 체포하는 현장에 강철 북한대사가 나와 있는 게 목격됐다 이런 소식도 들렸거든요.

    ◆ 안찬일> 그 대사가 그 자리에 나와 있었다는 것도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인데 아마 나와서 이 사람과 의논을 하다가 이 장면에 말레이시아 경찰이 급습을 한 걸로 그렇게 판단이 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자체도 역시 이 사람이 대사를 상대할 노동자 비자를 가지고 나온 사람이 대사를 상대해서 뭘 의논한다든지 하는 것 자체가 이 사람의 비중이 대단히 높다. 이런 걸 보여주는 거고 아마 대사도 타이밍을 잘못 맞춰서 그 사람을 만나러 갔다가 체포현장에서 카메라에 잡힌 것 같습니다.

    ◇ 변상욱> 공항 CCTV에 포착된 용의자들. 리지현, 리재남, 홍송학, 오종길,이미 이름이 나와 있습니다만 이미 북한에 입국했다. 그런데 북한 입국한 걸 보니까 자카르타, 다시 두바이로 갔다가 그러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해서. 이게 일반적인 경로입니까? 보시기에 어떻습니까?

    ◆ 안찬일> 아닙니다. 굳이 그런 경로를 거칠 필요 없이 인도네시아에서 바로 베이징으로 날아갈 수도 있고 상하이로 날아갈 수도 있고 빠른 루트가 있음에도 이렇게 여러 공항을 거쳤다는 것 자체가 그들의 꼬리 자르기 작전이 아닌가. 심지어 블라디보스톡까지 가는데 4개, 3개 공항을 거쳤다는 것은 그 경로를 노출시키지 않아서 결국 이 사람들이 도대체 어디로 갔는가. 물론 그것은 오랜 판단으로 다 들통이 납니다만 자신들이 평양에서 오지 않았다는 그런 루트 위장을 위해서 그렇게 뱅뱅 돌아서 간 걸로 보입니다.

    ◇ 변상욱> 그러면 그 4명 모두 북한의 공작원으로 보고 계시는 거군요.

    ◆ 안찬일> 저는 확신을 합니다. 그 사람들은 거기서 한 부서의 정찰총국의 부서가 아니라 노동당 통일전선도 거기서 또 문화교류국이라고 문화교류의 전통을 뿌리를 찾아가 보면 이게 97년에 이한영을 사살한 사회문화부. 그 소속의 뿌리가 바로 이 문화교류국 225국이라고 부릅니다만 이런 부서를 김영철이가 2009년에 정찰총국을 만들면서 데리고 갔었는데 다시 또 김양건 사망 이후에 김영철이 또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으로 오지 않았습니까? 그때 통합했던 일부 작전국이나 이런 문화교류국이나 베테랑 공작원들이 있는 부서를 다시 또 노동당 통일전선부로 데리고 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베테랑 공작원들이 동원됐다. 그래서 저는 이 작전의 최고 지시관은 결국 통일전선부장인 김영철이라고 판단합니다.

    공항 CCTV에 잡힌 김정남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 변상욱> 그래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베테랑 공작원들이 행적도 다 노출되고 바로 또 잡히고 여권도 북한 여권을 쓰고 뭐 이렇게 신분을 노출시켰을까 이런 의문들을 많이 갖는 것 같아요.

    ◆ 안찬일> 그렇죠. 그래서 아마 2월 15일 밤에 김정은이 주석단에 나오는데 얼굴이 상당히 벌레 씹은 얼굴이다, 이렇게들 말합니다만 저도 김정은 얼굴 표정을 보고 딱 느끼는 것은 야, 이놈들이 시키는 일도 못해 이렇게 상당히 분노해 있는 표정도 느꼈는데. 어쨌든 그래도 행동조가 레귤러 공작원들이 한 명도 잡히지 않고, 물론 리정철은 체포되고 시간을 벌기 위해서 잡혔습니다만 나머지 평양에서 나간 사람들이 한 명도 잡히지 않았다는 것은 북한으로서는 성과라고 볼 수 있고 또 인도네시아 여성, 베트남 여성 이런 여성들인 경우 뭔가 형을 짧게 살고 나올 수 있다는 나름대로 계산됐지만 북한으로서는 안면몰수하고 저들은 다 빠지고 행동대원들이 체포되게 만드는 그런 기만적인 작전을 벌인 겁니다.

    ◇ 변상욱> 북한이 이렇게 자국 특수요원들을 어디에 보내서 공작하다가 들키고 실패하고 한 예들이 있습니까?

    ◆ 안찬일> 많지 않습니까. 잘 아시는 87년 칼기 폭파 당시 김현희가 독약 램프를 깨물었는데 실패해서 그 당시 옆에 있던 김승일은 제대로 깨물어서 김현희는 약이 잘 깨물어지지 않아서 실패했고. 또 83년 버마 랑군 테러 때도 그때 바로 경찰총국에 그 당시에는 경찰국이었지만 베트남 공작원 3명이 파견됐는데 2명이 체포되는 바람에 그 역시 북한 노출이 다 돼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니까 이번에는 아주 체포되는 사람만은 절대로 북한 국적이 아닌 사람으로 하기 위해서 애를 써서 청부살인 형태의 모양새를 갖췄습니다만 결국 꼬리가 밟히고 말았습니다.

    ◇ 변상욱> 아무튼 북한과 관련해서 이렇게 전문적으로 연구를 하시거나 파고 드시는 입장에서는 안 소장님도 혹시 좀 신변에 위협이 있으실 것이 아닌가 걱정이 돼서 정부도 아마 신변안전주의 공지를 내보낸 것 같아요.

    ◆ 안찬일> 저도 5년 전부터 특별 신분보호대상자로 지금 협회의 보호를 받고 있는데 상당히 이번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돼서 여러 가지 경호상 문제들이 업그레이드 되고 있고 특히 한 가지 더 제가 언급드리는 바는 이번 김정남 암살은 최근에 태영호 공사가 망명해 오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거기에서 엄청난 자극을 받고 누군가 하나 시범을 보이겠다, 그래서 누구를 하느냐. 우리나라 대한민국에 침투해서 태영호 공사나 한다는 걸 우리 대한민국의 치안이 아주 잘 돼 있는 나라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꿩도 잡고 매 잡는 식으로.

    ◇ 변상욱> 외국에 나가 있는?

    ◆ 안찬일> 외국에 나가 있고 비교적 루트를 잘 알 수 있는 길목을 지키다가 김정남을 잡음으로써 나머지 엘리트 탈북자들 망명도 막아보자 그런 의도도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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