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자랜드의 해결사 정영삼 (사진 제공=KBL)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는 제임스 켈리 대신 아이반 아스카가 출전한 첫 10경기에서 6승4패를 기록했다. '아스카 효과'에 한껏 고무됐던 기간이다. 그러나 이후 10경기에서는 2승8패, 최근 6경기 1승5패의 부진에 빠지면서 오랫동안 지켰던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 6위 자리를 창원 LG에 빼앗기고 말았다.
전자랜드는 켈리의 재영입을 고려하고 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22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LG와의 6-7위 맞대결을 앞두고 "켈리가 23일 한국에 들어온다. 쉬는 동안 몸 상태를 잘 유지했는지 먼저 살펴보고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교체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자랜드가 켈리를 교체한 이유는 수비 강화를 위해서다. 켈리는 1대1 득점력을 뛰어나나 수비 공헌도가 낮은 선수다. 반면, 아스카는 득점력은 다소 떨어져도 수비와 궂은 일에 능하다.
아스카는 LG와의 경기 전까지 평균 15.7점, 52.6%의 야투 성공률을 올렸다. 평균 23.0점을 올렸던 켈리보다는 득점력이 확연히 떨어진다. 그러나 전자랜드가 아스카에게 기대한 평균 득점은 15~16점 수준이었다. 득점은 다소 떨어져도 유도훈 감독이 강조하는 '기본'에 충실해주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아스카 교체 카드가 빛을 발하지 못한 이유는 아스카를 영입한 시기가 국내 선수들의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시기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아스카가 뛰었던 지난 20경기에서 팀 자유투 성공률은 60.8%에 그쳤다. 아스카가 경기당 자유투 3개씩 던져 성공률 51.7%에 그쳤으니 팀 기록 하락에 차지하는 지분은 적잖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져있던 시기다. 이 기간 경기당 자유투 1개 이상을 던져 70% 이상의 성공률을 기록한 선수는 정영삼(77.5%) 뿐이었다.
또 이 기간 평균 두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는 아스카와 커스버트 빅터 등 2명 뿐이었다. 국내선수의 득점이 뒷받침되지 않다보니 켈리의 빈 자리가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전자랜드에게 LG와의 경기는 중요했다. 0.5경기차 열세를 뒤집어 단숨에 6위를 탈환할 수 있는 기회였다. 김시래와 조성민이 가세한 뒤 처음 맞붙는 경기였다. 긴장감은 고조됐다.
초반부터 경기가 잘 풀렸다. 국내선수들의 역할이 컸다. 아스카가 1쿼터 중반 파울트러블에 빠졌지만 정효근과 강상재가 1쿼터에만 나란히 6점을 올렸고 박찬희는 1쿼터에만 어시스트 7개를 기록하며 공격을 조율했다. 정효근과 LG 박인태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자랜드는 전반전을 41-31로 앞선 채 마무리했다. 3쿼터 들어 LG의 반격이 펼쳐졌지만 고비 때마다 나온 정영삼의 득점이 단비를 내렸다. 전자랜드는 3쿼터 10분동안 20점을 내줬고 21점을 올렸다. 21점 중 국내 선수가 11점을 해결했다.
62-51로 3쿼터를 마친 전자랜드는 4쿼터 들어 정영삼의 3점슛과 박찬희의 득점 가담에 힘입어 점수차는 20점 가까이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전자랜드는 LG를 82-70로 누르고 6위를 탈환했다. 시즌 전적 20승23패를 기록해 LG(19승23패)에 0.5경기차 앞선 6위로 도약했다.
무려 6명의 선수가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아마도 유도훈 감독이 켈리를 아스카로 교체한 뒤 희망한 득점 분포가 아니었을까. 정영삼은 자신이 올린 19점 중 14점을 후반에 몰아넣어 승리를 이끌었고 정효근과 강상재는 각각 12, 10점씩 보탰다.
박찬희는 10점 13어시스트 8리바운드로 트리플더블급 기록을 남겼다. 두 외국인선수도 나란히 두자릿수 득점을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