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김장겸 보도본부장 (사진=MBC 제공)
언론계 안팎의 예상대로 김장겸 보도본부장이 MBC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는 "박근혜 체제를 3년 더 연장하려는 속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MBC본부는 23일 성명을 내어 "공영방송 MBC의 추락을 묵인하고 조장해온 ‘무자격 방문진’이 끝내 사장 선임을 밀어붙인 점을 강력히 비판한다"며 "김장겸 사장 선임은 몰락이 임박한 박근혜 체제를 3년 더 연장하려는 속셈이다. 탄핵이 인용되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MBC를 수구 친박세력의 마지막 저항기지로 삼겠다는 야욕"이라고 밝혔다.
MBC본부는 "김장겸 내정자는 김재철 사장 시절부터 정치부장과 보도국장, 보도본부장으로 재직하며 편파와 왜곡, 축소, 은폐를 통해 MBC뉴스의 신뢰도를 바닥으로 떨어뜨린 장본인이다. 국민으로부터 탄핵 당한 박근혜 정권의 호위하고, MBC 경영진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MBC뉴스와 전파를 사유화하는 데 앞장선 사람"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MBC본부는 "오늘 사장 선임 결과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김장겸 내정자를 MBC 구성원들의 수장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다. 복종하고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공영방송 MBC를 국민과 시청자들께 돌려드리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23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방문진 여권 추천 이사들의 '사장 선임 강행'에 반대하는 규탄 집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김연국 본부장, 도건협 수석부본부장 (사진=유연석 기자)
앞서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이하 방문진)는 2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방문진 사무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사장 후보 3명 중 1명을 압축했다.
MBC 권재홍 부사장, 김장겸 보도본부장, 부산MBC 문철호 사장 중 김장겸 보도본부장이 과반 이상 득표해 신임 사장으로 내정됐다. 이날 이사회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면접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는 야권 추천 이사들의 반발에도 모든 것을 '표결'에 부친 여권 추천 이사들 6명의 의지로 강행됐다. 야권 추천 이사 3명 중 1명은 아예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았고, 2명은 항의 후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김장겸 신임 사장 내정자는 1987년 MBC에 입사했고, '김재철 체제' 때부터 MBC 정치부장,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등 소위 '탄탄대로'를 걸어 오며 영전한 인물이다. MBC본부가 지난 2012년 공정방송 170일 파업 이후 발표한 '공정말살 7인'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나라가 혼란한 어려운 시기에 MBC를 흔들려는 세력이 많은 상황 속에서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해나갈 것이며 예능, 드라마 등 콘텐츠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존중하고 시사 보도부문에서는 저널리즘의 원칙에 맞게 중심을 잡고 경영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MBC본부는 내일(24일) 오전 8시 30분 상암 MBC 로비에서 '신임 사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피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