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피겨스케이팅 페어 렴대옥(오른쪽 밑)-김주식(오른쪽 위)이 25일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낸 뒤 기자회견을 마치고 중국의 메달리스트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삿포로=노컷뉴스)
북한이 '2017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첫 메달을 따냈다. 피겨스케이팅 페어에서 동메달을 따낸 선수들은 세계를 잡아보겠다는 패기를 드러냈다.
렴대옥-김주식(대성산 체육단) 조는 25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열린 대회 피겨 페어 프리스케이팅에서 112.18점을 얻었다. 쇼트프로그램 점수 65.22점을 합쳐 총점 177.40점을 얻은 북한은 장하오-위샤오위(223.08점), 펑청-진양(197.06점) 등 중국 선수들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북한의 첫 메달이자 역대 피겨 세 번째 메달이다. 북한은 1986년 삿포로 대회 때 금메달(남혜영-김혁),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 동메달(리지향-태원혁)을 따냈다. 모두 페어 종목으로 특히 북한의 동계아시안게임 유일한 금메달이다.
북한은 이번 대회 피겨에서 페어만 출전했다. 전체 7명 선수 중 5명이 쇼트트랙, 2명이 피겨 선수다. 북한은 경쟁이 남녀 싱글보다 경쟁이 덜 치열한 페어 종목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렴대옥-김주식 조가 우승한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메라노 컵 대회에는 페어에 2개 조만 출전했고, 그나마도 인도 선수들이 기권했다.
경기 후 렴대옥-김주식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일본 취재진을 상대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러나 한국 취재진이 질문을 하려 하자 북한 대표팀 관계자가 제지했다. 내년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한 질문에는 관계자가 "이번 대회와 관련된 질문만 하라"면서 답변을 피했다.
이들은 이후 기자실에서 진행된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도 나섰다. 김주식은 "3등 해서 기쁩니다"면서 "기대만큼 프리를 잘 하지 못했지만 열심히 응원해준 여러분께 감사합니다"고 소감을 밝혔다. 렴대옥도 "이번 대회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답했다.
오는 3월 말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 대한 각오도 드러냈다. 김주식은 "실패한 동작들을 보완하겠다"면서 "우리 목표는 세계선수권에서 더 높은 점수를 얻기 원한다"고 밝혔다. 렴대옥도 "이번 대회를 디딤돌 삼아 세계선수권에서 단단히 하겠다"고 거들었다.
훈련량에 대한 질문에도 답했다. 김주식은 "얼음에서 훈련은 하루 3시간이고, 육상 훈련은 4시간"이라면서 "한 주에 40시간을 훈련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선수권 목표에 대한 질문이 재차 나오자 김주식은 "꼭 운동 잘해서 세계를 한번 잡아보겠습니다"고 강조하고는 웃음을 지었다. 이후 이들은 기념촬영을 한 뒤 곧바로 대기실 안으로 들어갔다. 한국 취재진이 질문할 틈을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