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이종현(등번호 32번)이 3일 울산에서 열린 프로농구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전자랜드 정영삼의 돌파를 저지하는 수비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 제공=KBL)
"아이고, 전자랜드 이기기 어렵네"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이 3일 오후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에서 65-63 팀 승리를 이끈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와 던진 첫마디다.
오랜만에 이겼고 어렵게 이겼다. 모비스는 올시즌 전자랜드에 전패를 당하다가 6번째 경기만에 첫 맞대결 승리를 챙겼다. 4쿼터 한때 10점차로 앞서나가다가 전자랜드의 추격에 고전했지만 경기 막판 양동근의 결정적인 자유투 4득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모비스의 승인 중 하나는 신인 이종현의 수비 존재감이었다.
이종현은 팀이 61-59로 앞선 4쿼터 막판 수비에서 미스매치 상황을 맞이했다. 전자랜드의 간판스타 정영삼을 외곽에서 막아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 것이다. 전자랜드는 정영삼에게 1대1 공격을 지시했다. 기회를 노리던 정영삼이 회심의 3점슛을 던졌으나 이종현의 높이를 의식했는지 공은 림에 맞지 않고 코트 밖으로 나갔다.
평소 유재학 감독으로부터 외곽 수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던 이종현이다. 그래서 더 의미있는 장면이다.
이종현은 "처음에는 손을 안들고 수비를 하다가 3점을 맞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손을 들었다. 돌파를 안하고 제자리에서 슛을 던졌는데 내게는 다행이었고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유재학 감독은 이종현의 수비를 칭찬했다. 골밑에서 존재감이 남달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종현이 가운데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빅터가 골밑에서 쉬운 슛 기회를 몇차례 놓쳤는데 높이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상대가 돌파해 레이업을 시도할 때도 예전에는 쉽게 슛을 쐈는데 오늘은 불안하게 던질 때가 많았다. 이종현이 그렇게 기록에 남지 않는 도움을 많이 줬다"고 말했다.
이종현은 이날 11점 9리바운드 2블록슛을 기록했다. 지난 서울 SK전이 끝나고 감기 증상이 악화돼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남다른 수비 존재감을 바탕으로 팀 승리에 공헌했다. 이종현은 올시즌 15경기밖에 뛰지 않았지만 평균 2.47개의 블록슛을 기록해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이종현은 "수비, 특히 블록슛은 자신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더 잘하고 싶다. 모비스가 수비가 좋은 팀이라 서로 유기적으로 움직이다 보면 블록슛 기회가 많이 생긴다.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