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22)이 8일 유튜브 영상을 통해 전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김한솔로 추정되는 한 인물은 'KHS Video'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유튜브 영상에서 "내 이름은 김한솔로, 북한 김씨 가문의 일원"이라며 "내 아버지는 며칠 전에 피살됐다"고 말했다.
김한솔이 등장한 영상을 게시한 '천리마 민방위'가 김정남 가족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며 네덜란드·중국·미국 및 무명의 한 정부에게 감사를 표한 것으로 볼 때 김한솔이 마카오를 벗어났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어 '천리마 민방위'가 특히 주한 네덜란드 대사에 특별한 감사를 표한다고 밝힌 점으로 미루어 김한솔이 네덜란드에 망명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주한 네덜란드 대사가 김한솔 등의 안전한 피신을 위해 주도적으로 나섰다면, 한국도 그 과정에서 정보 전달 또는 망명 중재 등 모종의 역할을 감당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단체가 감사를 표시한 무명의 한 정부가 바로 한국 정부가 아니냐는 추정이다.
천리마 민방위는 정체를 '탈북을 원하는 사람들을 돕고 정보를 나누는 단체'로 알렸다.
'천리마 민방위'는 홈페이지에서 "지난달 김정남 피살 이후 그 가족에게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이 왔다"면서 "급속히 그들을 만나 안전한 곳으로 직접 이동해 드렸다"고 주장했다.
(사진=천리마민방위 홈페이지 캡처)
이 단체는 홈페이지를 통해 "탈출을 원하시거나 정보를 나누고 싶은 분은 우리가 지켜 드리겠습니다. 어느 나라에 계시던지 가능합니다. 가시고 싶은 곳으로 안전히 보내드리겠습니다. 여러 북조선 사람을 벌써 도와온 우리는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활동으로 탈출에 성공했다는 한 북조선 인사의 감사 편지를 덧붙이기도 했다.
이 단체가 밝힌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면 '천리마 민방위'는 필요시 국가 기관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는 국제적인 조직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김한솔 유튜브 동영상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이것에 관련해서 아는 바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천리마민방위'라는 단체에 대해 정부가 파악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우리가 알고 있는 단체는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유튜브 동영상에 등장한 김한솔이 실제 김정남의 아들이 맞는지에 대해서도 정부의 한 당국자는 "확답을 줄 수 없다. 좀더 확인해 봐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