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를 다시 들춰내며 측근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검찰 소환을 앞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을 희석함과 동시에 유력주자인 문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이전투구식 전략이라는 평가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20일 비상대책회의에서 "문 전 대표는 적폐청산을 외치려면 지금이라도 떳떳하게 노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 달러 수수 혐의 사건을 다시 수사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며 포문을 열였다.
정 원내대표는 참여정부 민정수석을 지냈다는 점을 들어 문 전 대표를 우병우 전 수석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문 전 대표는 (참여정부 시절) 엄청난 부정부패를 막지 못했고, 우 전 수석에 대해 국민이 생각하는 것처럼 비리와 부패를 방조한 게 아닌가 하는 지적까지 받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한 번이라도 반성과 참회를 하고, 진실을 밝혔느냐"며 "본인은 역사상 가장 깨끗한 세력으로 가장하면서, 연일 적폐청산을 주장하는데 가당치 않은 일이며 최소한 문 전 대표는 그런 얘기를 할 자격조차 없다"고 깎아내렸다.
정 원내대표는 "2009년 검찰이 (노 전 대통령 사건을) 내사 종결한다고 하면서 역사적 진실은 수사기록에 남겨 영구 보존한다고 했다"며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 무리한 검찰 수사에 대해 무죄와 결백을 항변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가족의 비리를 덮어버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 건지 진실이 규명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조기대선과 박 전 대통령 소환을 앞두고 '노 전 대통령 사건 재수사' 카드를 꺼내며 맞불작전을 편 것이다. 그는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 본인이 일관되게 무죄와 결백을 주장해 온 사건"이라며 "어떤 주장이 옳은지는 박 전 대통령의 성실한 조사 협조와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통해 국민 앞에 진실이 밝혀져야 할 일"이라고 했다.
한국당 유력 대선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도 비슷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는 "민주당에서 1등하는 후보는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며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표를 싸잡아 비판하는가 하면, 본인의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와 관련해서는 "만일 유죄가 된다면 노 전 대통령처럼 자살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