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e스포츠 시장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블리자드의 원판 스타크래프트가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돌아온다. 거의 20년 만이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일반인이 참가하는 대규모 기자회견을 열고 올 여름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마이크 모하임 CEO는 "한국 사용자 커뮤니티의 의견을 토대로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했고, 조작키와 적을 움직이는 인공지능(AI) 등 본질적 게임 구조는 최대한 보존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18:9 와이드 스크린이 가능한 4K UHD 지원, 기존 클래식 캠페인 게임모드 연동·호환, 한글패치 대신 정식 한국어 지원(13개국어), 음향 성능 향상으로 생생한 전투 몰입감을 느낄수 있게 된다. 게임 플레이 방식과 종족간 밸런스도 그대로 유지한다. 기존 오리지널 버전과 완벽히 연동되고 배틀넷 계정 기록도 유지된다.
모하임 CEO는 "앞으로 20년 이상 팬들이 스타크래프트를 계속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비주얼, 음향 및 온라인 지원 체제 등을 현대화했다"고 덧붙였다.
1.18패치 적용 후 1만5천원에 판매했던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를 누구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31일부터 무료 소프트웨어로 전환한다. 7월 리마스터 버전의 가격은 미정이고, 확장팩 형태로 제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아저씨', '삼촌'들이 환영하고 나섰다. 하이텔과 천리안 등 PC통신을 점유하고 IMF 외환위기를 온몸으로 맞으며 PC방 붐을 일으킨 40~50대 신흥 정보통신 세대, 1965년∼1976년 사이에 출생한 이들 X세대는 스타크래프트의 귀환에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
직장인 방오석(43)씨는 "군대에 다녀왔더니 당구장을 전전하던 친구들이 PC방에 몰려있었다"며 "PC방에서 10명 중 8명은 스타크래프트, 2명은 채팅을 하고 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방씨는 "스타크래프트를 안 한지 벌써 10년은 훨씬 넘은 것 같은데 아직도 손가락의 움직임은 여전히 그 때를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8년 출시된 스타크래프트는 첫해 150만장이 팔려나갔고 전체 누적 판매량의 거의 절반인 450만장이 한국에서 팔렸다. 해적판을 포함하면 10배인 1억장에 이를 것이라는 비공식 보고도 있다.
서울 시내 한 PC방 업주 강모(47)씨는 "요즘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사람은 보기 힘들다"면서도 "가끔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40대 손님이 보일때도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전설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링이 출시되면 꼭 소장하고 싶다", "나를 음지(지하 당구장)에서 양지(2층 단골 PC방)로 이끌어준 게임", "게임은 그대로 퀄리티는 더 좋아진다니 기대된다"는 등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