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변상욱 대기자 (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한준희 (축구 해설위원)
앞서 무겁고 안타까운 소식들이었습니다마는 조금 화제를 돌려볼까요. 요즘 우리나라 축구에 대해서 팬들이 불만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축구 하니까 너무 폭넓게 얘기한 것 같습니다마는 대표팀 축구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특히 월드컵 대표팀, 중국한테 0:1로 패했죠. 약체로 평가되던 시리아에게 가까스로 이겼습니다. 내용이 좋지 않으니까 불만이 있는 거겠죠. 이래가지고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감독 경질 얘기도 나오고 하는데 흔들린 한국 축구에 대해서 KBS의 한준희 축구해설위원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한 위원님 안녕하십니까?
◆ 한준희> 안녕하십니까?
◇ 변상욱> 저도 축구 담당기자를 지낸 적은 있습니다. 요새 축구계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전전긍긍, 뒤숭숭 그런 거 같은데.
◆ 한준희> A대표팀의 지금 현재 상황 역시도 무거운 것은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다른 무거운 사안들도 많이 있지만 매 경기, 매 경기 가슴 졸이는 시간들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변상욱> 가슴 졸이는 시간이다, 그 말씀이 와닿네요. 슈틸리케호 대표팀의 침몰 원인으로 꼽히는 것 중에 하나가 감독입니다. 팀이 부진하면 감독이 책임지는 거야 당연히 책임지는 거지만, 팀 부진에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감독이다라고 하면 얘기가 다른데요. 감독에게 정말 문제가 그렇게 클까요?
◆ 한준희> 최근 우리의 경기력들을 보면 선수들에게도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선수들의 기술적인 실수들이라든가 어떤 투지 부족 현상 같은 것도 보이고는 있는데요. 하지만 바로 그 선수들을 선발하고 구성하고 운용하는 것은 또 감독의 몫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선수들의 투혼이 좀 부족하다고 여겨질 때 그 투혼을 더욱 불러일으키는 것 또한 수장의 역할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슈틸리케 감독에게 책임이 없다고 이야기할 수는, 도저히 없는 것 같고요.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오랜 시간을 지금 충분히 부여받고 있는데 한 1년 전, 2년 전과 지금의 우리 대표팀 경기력을 비교를 해 볼 때 거의 발전이 없는 것 같은 모습, 이것이 또 가장 큰 문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자료사진)
◇ 변상욱> 새 감독이 들어섰으면 자기 방식대로 팀을 다시 재조련하려면 물론 시간이 필요하겠죠. 그러나 말씀하신 대로 2014년 가을에 부임했으까 2년하고도 한참 지났는데 지금에는 뭔가 나와야 되지 않느냐 그 말씀인 것 같습니다. 감독이 뭔가 좀 부족하고 힘들어 보인다라고 하면 감독을 뒷받침해 주기 위해서 협회에서, 예전에 경기위원회같이 지원을 한다든가 다른 노력을 해 줘야 될 것 같은데 옥상옥이라고 문제가 지적이 됐습니다마는 축구협회는 그런 것들을 해 온 건가요?
◆ 한준희> 사실상 지금의 슈틸리케호를 보면 가장 큰 문제가 여러 가지 있겠습니다마는 그중에 하나는 코치진 자체의 층이 상당히 엷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세 이하 대표팀, 물론 신태용 감독의 20세 이하 대표팀은 큰 대회를 앞두고 있기는 합니다마는, 20세 이하 대표팀의 코치진과 비교해서도 지금 A대표팀의 코치진이 오히려 엷은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이것은 슈틸리케 감독이 기본적으로 경험 많은 코치를 오히려 원치 않았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슈틸리케 감독의 의사를 존중하고 배려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마는 지금 우리가 직면해 있는 현실과 우리 대표팀의 경기력을 고려해 본다면 이제는 좀 더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적극적으로 슈틸리케 감독에게 개입을 해서라도 지금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더욱 경주해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 변상욱> 그냥 편하게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감독을 바꿔야 될 것 같습니까, 지금쯤이면? 어떻게 할까요?
◆ 한준희> 슈틸리케 감독이 지금까지 해 온 것을 종합적으로 비추어보면 사실은 경질을 한다고 해도 그렇게 이상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일단 경기력에 변화가 없다는 것은 우리 대표팀의 정확한 문제들에 대한 어떤 문제인식 그리고 그 문제를 또 인식하고서 대응이라든가 해결을 해 나가는 능력들, 이러한 부분들이 슈틸리케 감독이 분명히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고요.
(사진=자료사진)
또 보다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예를 들어 언론이 어떤 우리의 공격이라든가 중원이라든가 이런 문제점을 지적했을 때 슈틸리케 감독의 대답 자체가 다소간 논점 일탈하는 스타일의 대답으로 일관을 하면서 태도 문제도 많이 불거졌었는데요. 그러니까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경질을 할 만한 사유는 저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만약에 경질을 한다고 했을 때는 슈틸리케 감독보다도 더 큰 희망을 줄 수 있는 대안, 이것에 대한 명확한 플랜을 가지고서 경질이 돼야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면 오히려 슈틸리케 감독이 있을 때보다도 지금 중요한 시기에 더 혼란의 지경으로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요. 여론에 떠밀려서 주먹구구식이라든가 졸속으로 경질을 해서는 안 되고 그 이후에 대한 합리적인 일정, 플랜 이것에 대한 대안이 확실히 수립이 됐을 때 경질을 해도 해야 된다. 그러니까 사실은 지금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놓여 있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변상욱> 월드컵 대표팀은 답답한데 20세 이하 축구 대표팀은 잘하고 있단 말이죠. 두 대표팀 간에 뭔가 차이가 있거나, 아니면 거기서 뭔가를 갖다 찾아내서 이걸 월드컵 대표팀한테 적용시킬 게 있겠습니까?
◆ 한준희> 가장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20세 이하 대표팀은 물론 큰 대회를 목전에 두고 있기는 합니다마는 전체적으로 선수들 간의 호흡이 일단 굉장히 잘 맞습니다. 그리고 감독이 원하는 바와 선수들이 원하는 바가 정확히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감독이 보기에도 즐겁고 선수들 자신이 플레이하기에도 즐거운 축구를 하고 있다는 점이 성인 대표팀, A대표팀과 가장 대비되는 대목이라고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변상욱> 흔들리는 한국 축구, 히딩크 감독도 맨 처음에는 엉망으로 지지 않았냐, 기다려주면 되는 거 아니냐라고 하는데 그거랑은 상황이 다르다는 말씀이군요?
◆ 한준희> 히딩크 감독과는 상황이 좀 다르죠. 히딩크 감독은 비판을 받았던 그 시기조차도 좀 더 명확한 플랜을 보여주었고 기자들과의 소통도 상당히 잘했던 감독. 그리고 여기에 코치진의 역량도 히딩크 감독은 상당히 뛰어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봤을 때 슈틸리케 감독은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어떤 상황인식 능력이라든가 소통 능력이라든가 또 지금 구축하고 있는 코치진의 층이라든가 이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히딩크 감독과는 차이가 많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변상욱> 분명히 다르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한준희> 감사합니다.
◇ 변상욱> 한준희 축구해설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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