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개막전 승리를 이끈 선발투수 제프 맨쉽 (자료사진 제공=NC 다이노스)
"감독은 기다려주면 된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은 31일 오후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시즌 첫 경기에 나란히 선발 출전하는 투수 제프 맨쉽과 1루수 재비어 스크럭스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맨쉽은 아직까지 본인이 만족스럽지 않을 것 같다. 메이저리그 경력자니까 기다려주면 된다"고 말했고 시범경기에서 타율 0.219로 부진했던 스크럭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자세를 높게 평가하며 "감독은 기다려주면 된다"고 재차 말했다.
기다림은 오래 가지 않았다.
맨쉽은 이날 7이닝동안 탈삼진 4개를 곁들이며 2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몸 맞은 공 1개를 내줬을 뿐 볼넷 허용은 없었다. 최고 구속 147km의 투심패스트볼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섞어 롯데 타선을 침묵에 빠뜨렸다.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뛰었고 몸쪽 공을 잘 던지고 변화구도 좋다"는 조원우 롯데 감독의 경기 전 평가가 그대로 현실로 나타났다.
4회초 2사 2루에서 이대호에게 선제 적시타를 허용한 장면이 맨쉽의 유일한 옥의 티였다. 이후 이렇다 할 위기없이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180만 달러 거액을 투자해 영입한 효과를 개막전부터 톡톡히 누렸다.
타선에서는 스크럭스의 활약이 눈부셨다.
1회 몸 맞은 공을 출루한 스크럭스는 선두타자로 나선 4회말 좌측 담장을 때리는 2루타를 터트려 KBO 리그 첫 안타를 신고했다.
NC는 0-1로 뒤진 6회말 모창민의 역전 2타점 2루타와 김태군의 적시타를 묶어 3-1로 앞서나갔다. 스크럭스는 쐐기포를 날렸다. 7회말 1사 2루에서는 롯데 투수 이정민이 던진 시속 129km짜리 슬라이더를 때려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쐐기 투런홈런으로 연결시켰다. NC는 계속된 7회말 모창민의 적시타로 6-1 리드를 잡았다.
스크럭스는 지난 시즌까지 NC의 간판타자로 활약한 에릭 테임즈의 후임자다. 시범경기에서는 다소 주춤했으나 시즌 첫 날부터 장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스크럭스는 6회말 볼넷을 포함해 이날 4차례 타석에서 100% 출루를 기록했다. 2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에 볼넷과 몸 맞은 공을 각각 1개씩 올렸다.
NC는 롯데를 6-5로 누르고 천적 관계를 이어나갔다. 지난해 롯데와의 상대전적 15승1패를 기록한 NC는 롯데전 15연승 행진을 질주했다. 또 롯데의 개막전 6연승 도전도 저지했다.
NC는 맨쉽이 마운드를 내려간 8회초 안타 3개를 얻어맞고 실책 2개를 범한 바람에 3점을 내줬다. 9회초에는 임창민이 이대호에게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6-1로 앞서가다 1점차로 쫓겼지만 끝내 역전을 허용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