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네이트 밀러 (사진 제공=KBL)
30일 오후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 원주 동부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의 승패를 결정지은 변수 중 하나는 리바운드였다.
리바운드 숫자에서 모비스가 앞섰다. 공격리바운드 14개를 포함해 총 36개를 기록했다. 동부는 총 32개를 잡았다. 공격리바운드는 18개로 모비스보다 많았다. 모비스의 야투성공률이 47%, 동부의 야투성공률은 41%였다.
동부가 더 많은 슛을 실패했고 모비스가 리바운드를 잡을 기회가 더 많았다. 4개 차이에 큰 의미는 없다.
양팀 다 공격리바운드가 많았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반대로 풀이하면 상대의 슛을 막은 뒤 공격권을 되찾는 마지막 과정, 수비의 마무리라고 할 수 있는 수비리바운드 장악력은 떨어졌다는 의미다.
동부의 공격리바운드가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모비스의 수비리바운드 점유율은 55%로 동부의 50%보다 높았다. 양팀의 기록 모두 리그 평균 수비리바운드 점유율 68%를 크게 밑돌았다.
그렇다면 모비스와 동부는 공격리바운드를 통해 되찾은 공격 기회를 얼마나 잘 살렸을까.
공격리바운드는 동부가 많았지만 공격리바운드 이후 득점(세컨드 찬스 포인트, second chance points)은 모비스가 더 많았다. 모비스가 21점을, 동부가 14점을 각각 기록했다.
1차전 스코어는 75-59. 모비스 득점의 약 28%가 공격리바운드 이후에 나왔다. 동부에게는 뼈아픈 실점이었다.
이는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됐다. 모비스의 네이트 밀러는 동부의 추격전이 거셌던 3쿼터 중반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4개의 공격리바운드를 잡았고 모두 득점과 연결됐다. 밀러가 직접 6점을 뽑았고 공격리바운드 이후 전준범의 3점슛으로 연결된 장면도 있었다.
밀러가 승부처에서 공격리바운드를 통해 9점을 만들어낸 것이다. 만약 동부가 수비리바운드 단속을 보다 철저히 했다면 주지 않아도 됐을 점수다. 공격리바운드 허용 이후 수비 재정비가 늦었다. 동부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뿌린 장면들이었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따라갔을 때 점수차를 유지하면서 고비를 넘기는 힘이 있어야 했다. 그때 실책이 나오거나 공격리바운드를 빼앗겨 점수차가 벌어졌다"며 아쉬워 했다.
실책 관리에서도 동부가 근소하게 손해를 봤다. 실책 개수는 16개를 기록한 모비스가 14개를 기록한 동부보다 많았다. 실책을 한 팀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수비 전환을 해야 한다. 수비가 정돈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면 상대의 득점 확률은 높아진다.
그런데 상대 실책으로 얻은 공격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한 경우는 모비스가 더 많았다. 모비스는 동부가 실수로 놓친 14번의 공격 기회에서 24점을 생산했고 동부는 16번의 기회에서 19득점에 머물렀다.
모비스는 전반에만 11개의 실책을 범했다. 동부에게는 기회였다. 동부는 모비스의 실책으로 얻은 공격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
동부의 과제는 명확해졌다. 모비스의 발빠른 수비에 막혀 외곽슛이 침묵했고 웬델 맥키네스와 로드 벤슨을 제외한 나머지 국내선수들의 득점은 부진했다. 그러나 리바운드 싸움에서 더 높은 효율성을 보였다면 더 나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었다.
리바운드 싸움은 박스아웃처럼 궂은 일을 하겠다는 의지와 열정에서 갈린다. 1차전을 내준 동부는 '기본'과 에너지에서 반격의 발판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