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성향 모바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문재인 내각 구성'이란 가짜뉴스가 여전히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재준 김진태 나랑 사랑'이란 네이버 밴드(BAND)에서 '문재인 미래정부의 각료명단'이란 글이 4일 포착됐다.
1154명이 가입돼 있는 이 밴드에 글을 올린 회원은 "미래에 희망이 안보인다. 널리 퍼올려야(전파해야) 한다"면서 "이런 자에게 정권을 맡길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게시된 명단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당선될 경우 헌법재판소가 해산한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이 교육부장관에 임명된다.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관계자인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직이 돌아간다.
또 방송인 김제동씨, 조국 서울대 교수도 각각 대변인, 외교부 장관으로 적혀 있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적시되는 등 진보성향 인사를 두루 거명하고 있다.
문재인 캠프는 이같은 내용이 유포되기 시작한 지난 2월 이미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문재인 캠프 김경수 대변인은 당시 "명단 내용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문 후보를 음해하려는 불순한 의도이며 당사자들에겐 심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최초 유포자 수사의뢰 등을 검토 중"이라고 경고했다.
그래픽 = 강인경 디자이너
유포된 명단 자체의 신빙성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고영태는 수사를 받고 있고, 이석기·한상균은 복역 중이어서 현실성이 없다.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는 '선출직'인 서울시장까지 포함돼 타당성도 결여돼 있다.
거론된 대로 박원순·이재명·안희정을 기용하는 경우 대규모 보궐선거가 불가피한 데다, 이석기·한상균·이정희 등 민주당과 무관한 인사 기용은 '책임정치' 원칙에 반한다. 이런 조각으로 '여소야대'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원만히 통과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글 게시자는 "왜 이런 각본이 떠돌아 다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면서 문 후보의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의심했다. 그러나 민주당 관계자는 "왜 이런 가짜뉴스가 떠도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는 동일 화법의 반박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