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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병상련' 김기태 "임창용 마음 내가 알아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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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병상련' 김기태 "임창용 마음 내가 알아줘야죠"

    '창용아, 괜찮다' KIA 김기태 감독(오른쪽)은 최근 극심한 부진에 빠진 팀 마무리 임창용에게 당분간 클로저의 짐을 내리게 하고 부담이 덜한 상황에서 편하게 등판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자료사진=KIA)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KIA의 시즌 1차전이 열린 11일 서울 잠실구장. 경기 전 김기태 KIA 감독은 마무리 임창용(41)과 최근 면담한 내용에 대해 언급했다.

    임창용은 올해 4경기 등판에 벌써 블론세이브가 2개나 됐다. 3이닝 동안 8피안타로 피안타율이 무려 5할이다. 평균자책점(ERA)은 무려 9.00에 달한다. 시즌 성적은 1승1패 1세이브 1홀드.

    첫 등판이던 지난 1일 삼성전부터 꼬였다. 임창용은 7-4로 앞선 9회 아웃카운트 1개만 잡고 안타와 볼넷, 몸에 맞는 공 1개씩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다행히 연장 10회 팀이 이겨 승리 투수가 됐지만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6일 SK전 1이닝 무실점으로 첫 세이브를 따낸 임창용은 8일 한화전에서 다시 불을 질렀다. 1점 차를 지키지 못하고 1이닝 3피안타 1볼넷으로 2실점, 역전패를 안았다. 다음 날 다시 올랐지만 아웃카운트 2개만 잡고 2피안타 1볼넷 1실점한 뒤 강판했다. 심동섭이 1점 차를 지키면서 간신히 임창용은 홀드를 따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임창용과 면담을 했다. 김 감독은 "면담까지는 아니고 차 한 잔 마시면서 가볍게 얘기했다"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일단 부담을 내려놓으라는 것이었다. 김 감독은 "임창용에게 어깨에 놓인 짐들 중 하나만 내려놓으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임창용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오키나와 전지훈련 도중 일본 무면허 운전 등으로 마음고생이 있었다.

    몸 상태나 구위의 문제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김 감독은 "타구의 바운드나 스트라이크존 등 뭔가 요즘 임창용 주위의 기가 좋지 않았다"면서 "그럴 때는 피해가기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무리를 잠시 떠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7회나 8회도 승부처면 나갈 수 있다고 얘기해줬다"고 에둘러 얘기했다.

    베테랑에 대한 김 감독의 배려가 읽히는 대목이다. 김 감독은 "임창용이 20년 넘게 하면서 귿오안 마음고생이 많았을 것"이라면서 "나도 선수 생활 때 느껴봐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 생활 막판 번트 지시가 왔을 때 '아, 이제 나도 번트를 하게 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면서 "신인들이 1구, 2구를 몸쪽으로 넣는데 '이제 나를 무서워 하지 않는구나' 느꼈다"고 털어놨다. 90년대 쌍방울에서 최초의 좌타자 홈런왕 등 거포로 군림한 김 감독은 삼성을 거쳐 SK에서 2005년 은퇴했다.

    김 감독은 "임창용이 다시 마무리로 돌아올 수도 있다"면서 "그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과연 임창용이 김 감독의 신뢰와 배려에 보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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